▶ 포토맥 칼럼
▶ 김필규 <메릴랜드대 정치학과장>
2006년 독일 월드컵이 가까워오며 2002년 4강 기적을 달성했던 한국은 이번에도 최소한 16강 진출을 막연하나마 기대하는 듯하다. 돌이켜보면 한일 월드컵 게임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고 사실 꿈같은 기적이었다. 그 당시 현지에서 발간되는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신문(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은 게임 예상 평가에서 한국축구팀의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 ①한국팀은 상대 유럽팀에 비해 키가 평균 7cm 작다 ②기술이 부족하다 ③월드컵 역사상 한번도 16강 진출한 기록이 없다 ④FIFA 랭킹 47위의 약한 팀이다 ⑤한국의 대진표가 불리하다. 한국은 이탈리아(FIFA 5위), 포르투갈 (6위), 스페인(7위)과 같은 강팀을 물리쳐야 8강까지 진출하게 되어있었다.
그후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실해지자 동 신문은 이 뉴스를 보도하면서 “월드컵 72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 서울에서 154km 떨어진 대전에서 일어났고 그것은 바로 FIFA 랭킹 47위의 약체 한국이 FIFA 5위(당시) 강호 이탈리아를 격파한 사실”이라고 논평하고 이탈리아팀에 0-1로 지고 있던 한국팀은 마치 히말라야 산정을 정복하는 끈기와 투쟁으로 동점골을 만회하고 연장전 25분만에 안정환 선수의 천금같은 골든골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 감독도 인터뷰에서 한국팀이 축구의 초강대국(superpower)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물리치고 승리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라고 평하였다.
이는 한마디로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친 성원과 조국의 명예를 걸고 초인간적으로 최후일각까지 경기를 이끌어간 선수들의 끈질긴 투혼과 피와 땀과 눈물의 결과였고 아울러 감독의 특출한 지도력과 뛰어난 용병술에 더하여 하나님이 함께 하신 기적이라 하겠다.
독일 월드컵 게임을 며칠 남겨두고 한국인에겐 2002년 그때의 감격이 새로울 줄 믿는다. 그러나 월드컵축구보다 더 자랑스럽고 위대한 한국인의 성취를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온 세계가 한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격찬한 ‘한강의 기적’, 눈부신 경제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1996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은 2020년에 영국을 제치고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선진 7강 경제대열에 합류한다는 청사진이다. 이것이 장기적 구상인 만큼 무리가 있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도 있지만 한국인은 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사실 한국의 경제는 해방 후 1인당 국민총생산이 700불 이하이었고 50년대는 북한보다 못한 세계 최하위 가난한 농업국의 하나였고 6.25 전쟁 후는 더욱 비참했다. 한국은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하고 일본과 미국이 공업화 단계에 진입, 국민소득 1,000불에 이르는데 50-100년을 결렸으나 한국은 20년 이내에 달성하였고 아시아에서는 신흥 공업국인 ‘4마리 용’의 하나로 등장하고 세계 11번째 무역 대국의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1996년에는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선진경제협력기구(OECD) 25개국 중의 하나로 가입하여 후진국 경제발전 의 선망의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1인당 국민 수득이 1만불에 진입한(1995년) 후 벌서 10년간 아직 2만 달라에 미달하고 있고 연평균 8%이상 국내 총생산(GDP) 증가율은 1980년대 말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최근 환율과 유가 등 예상치 못한 문제로 금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잠정적인 국민소득은 한국 정부가 당초 예산한 5% 성장도 힘들다는 분석이다.
물론 경제성장 지표가 곧 선진 자체는 아니더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 진입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7강(G-7)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선진국에 진입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에 걸맞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잠식하는 폭력적 노사분규, 과소비, 선심성 퍼주기 예산을 줄이고 정책기조를 성장 쪽으로 돌려야한다.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온 국민이 한 덩어리로 뭉쳐 월드컵4강 기적을 이루었듯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이미 선진 7강(G-7)에도 진입할 수 있는 저력을 세계에 각인시킨 한국은 정부, 기업, 온 국민이 하나가 되고 해외동포의 성원으로 선진7강 진입의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때 ‘동방의 빛’은 영원히 타오를 것이다.
김필규 <메릴랜드대 정치학과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