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한국교육은 과외(tutoring)가 성공을 향한 지름길이자 학생들 삶의 한 방식이 되어버렸다. 교실은 이미 과외에서 익힌 지식의 경연 무대에 불과하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무도 이 뜨거운 과외열풍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미국도 과외 하면 전 세대들은 학습이 부진한 학생이나 특별 도움이 필요한 학생, 혹은 특수 부유층 학생만 받는 것으로 인식됐었으나 요즘은 이 엑스트라(extra)가 점차 일반화(norm)되고 있는 추세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과외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서 과외선생을 선정해야 하는지 scholastic.com을 통해 알아본다.
‘과외 열풍’초등생까지 일반화
학습 부진 학생에겐 도움되지만
과잉 의존땐 학습열 되레 저하
지난 10년간 교육은 미 전국 아젠다의 탑을 차지했고 과외 비즈니스는 돈이 모이는 큰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을 정도로 미국도 이젠 과외가 일반화되고 있다.
가장 큰 학원체인인 ‘실반 리딩 시스템’은 미국과 캐나다에 950개의 지점을 두고 있고 대입준비반인 더 프린스턴 리뷰 와 카플란도 11개 주에 150개의 지부를 두고 있는데 예전에는 학원생의 주류가 고교생이었으나 요즘은 초등학교 학생 숫자가 부쩍 늘고 있다.
이에는 성공, 인기, 부, 미모, 연계망을 구성하는 수많은 친분관계 등으로 쉽게 평가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으며 눈에 보여 더 늘려갈 수 있는 세계에 중점을 두는 미국의 얄팍한 문화가 한몫을 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의 낙오자 없는 교육정책으로 점수에만 교육의 성공 여부를 저울질하는 경쟁문화가 또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유년시절은 달리기 경주가 아닌 여행이며 더 빠른 것이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너무 바쁜 아이들: 과잉 부모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Overscheduled Child: Avoiding the Hyper-Parenting Trap)의 저자이자 아동심리학자인 알빈 로젠필드 MD는 “아이들이 모든 면에서 우수할 필요는 없다”며 자녀를 돕는 것과 밀어붙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독서 장애라던가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는 과외가 도움이 되지만 혼자 학습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더 잘하기 위해 너무 쉽게 과외선생을 붙이는 것에 대해 교육자들은 장기적으로 자신감과 인내력 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 교육학자들은 또 아이들은 구구단을 외우면서 배우는 것보다는 빵을 구우면서 머핀 통에 얼마만큼의 밀가루가 들어가는지 재보면서 더 많이, 더 빨리 산수를 배운다고 일러주고 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운동, 음악, 친구와 놀기, 아무 것도 안하고 빈둥대기 등도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하며 공을 굴리면서 물리학을 터득하고 비온 후 디딤돌을 들어내어 지렁이를 보면서 생물을 익힌다는 것이다.
아플 때는 아스피린을 먹으면 효과가 있지만 아프지도 않은데 아스피린을 먹으면 아무 효력이 없는 것처럼 과외도 필요한 아이가 있고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는 경우도 있으니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학습부진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을
동기부여 해줄 수 있는 선생 바람직
■과외선생 선정 앞서 체크할 사항
경우에 따라서는 과외가 아이에게 디딤돌이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과외선생만 구할 것이 아니라 다음 8단계를 짚어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1. 현실 파악
원인 파악이 돼야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우선은 뒤로 물러나 아이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원인 파악에 들어가야 한다. 일단 마음이 투영되고 있는 거울인 얼굴 표정은 어떤가? 우울, 권태, 종잡을 수 없는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있어 삶에 아무런 의미도 못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는지 혹은 기쁨과 활기가 없어지고 머릿속마저 텅 비어 어떤 사고도 진전되지 않는 상태인지를 살펴야 한다. 이유는 수면부족, 과지방 간식, 지나친 패스트푸드 섭취, 신학기, 이사로 인한 전학, 새 동생, 부모의 실직, 부모의 이혼,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 등 여러 요소가 등장할 수 있다. 이런 원인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면 아이의 성적이 원위치로 돌아 갈 수도 있다.
2. 전체적으로 본다
숙제는 제때에 제출하는지, 수업시간에 집중은 잘 하는지, 교사의 설명을 못 알아듣는지 전체적으로 학교생활에 만족하는지를 점검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리만 앞줄 교사 근처로 바꿔주거나 매일 온 가족이 독서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기만 해도 성적이 올라가는 수가 있다.
3. 내 아이에 맞는 형태를 취한다
과외선생이 집으로 와서 혼자서만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될지 혹은 학원에 가서 소그룹으로 또래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것이 학습 효과가 더 좋은지 고려해 봐야 한다. 여선생이 좋은지 남선생이 더 효과적인지 까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또 은퇴교사, 현직교사, 대학생, 고교생 중 어떤 부류를 택할 것인가도.
4. 주위에서 소개를 받는다
학부모, 학교, 교육구, 학원, 도서관 등에서 리스트를 구하고 소개받을 수도 있지만 저학년을 위해 고학년생이 가르치는 멘토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고 보이즈 앤드 걸즈 클럽이나 YMCA 같은 자원봉사 그룹을 활용할 수도 있다.
5. 사전에 미리 만나보거나 방문해 본다
학원이라면 아이와 함께 한두 번 세션에 참가해 보고 개인 튜더라면 자격증 여부도 확인한다. 화려한 학벌이 꼭 좋은 튜더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좋은 인간관계는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게 되므로 자녀에게 배움에 대한 동기 부여를 주고 학구열을 자극할 수 있는 과외선생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껄일 뿐 의사소통이 없는 대화’는 시간 낭비다. 튜더의 말이 아이의 머리와 가슴을 돌고 나와 작용을 해야 튜더링의 효과가 있다. 같은 학령기의 학생을 많이 가르쳐 본 경험도 빼놓을 수 없는 체크 사항이다.
6. 계획을 의논한다
튜더에게 학생의 진보상황 체크는 어떻게 얼마만에 할 것인지 장점은 어떻게 키우고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지 문의해 본다.
7. 효과에 대해 상의한다
진척 상황이 금방 눈에 띄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시험성적이 올라갔는지, 아이가 그 유닛이나 과목에 대해 자신감은 회복했는지 부모 스스로 평가하고 튜더에게 피드 백을 해야 한다.
전혀 효과가 없거나 튜더가 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바꿔야 한다.
8. 과외선생의 참여를 독려한다
과외선생에게 학교 교사의 전화번호, 전자 메일을 주고 교과서와 교과과정을 가정교사나 과외선생이 알고 있어야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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