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일종의 거울이다. 사회, 사람, 라이프 스타일, 유행, 기술, 미래, 꿈… 우리의 매일매일 생활이 보여지는 거울이다.
하지만 이 거울은 있는 그대로 사진 찍듯 보여주지는 않는다. 좋은 것은 더욱 그럴듯하게 확대하기도 하고 나쁜 것은 안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바람이나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현실에 없는 것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광고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보다 긍정적인 삶의 단면들을 보여주며 그로 인해 특정 제품과 서비스 판매와 더불어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소비자의 반응을 보면 이러한 거울로서의 광고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일반적인 반응은 광고 때문에 제품의 값이 올라가고 광고가 사람들을 현혹한다는 전통적인 비판인데, 이러한 시각은 요즘 많이 수그러진 듯 하다. 광고를 하지 않고도 엄청난 판매실적을 가진 제품들이 많은 것과 그것들이 광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값이 싼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많이 알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반응은 광고자체를 놓고 잘 만들었네, 이상하네, 하는 류의 평가이다. 이러한 평가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광고를 제품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 준다. 광고는 순수예술이 아니면서도 예술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은 광고를 보며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며, 좋고 싫은 감정을 느낀다.
광고 속에서 나의 모습, 이웃의 모습, 내가 갖고 싶은 무엇, 내가 원하던 무엇을 발견하면 그 광고에 대한 감정의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바로 광고가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광고는 유머광고가 유난히 많다. 제품을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재치와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거나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는 바로 유머가 풍부하고 재치 있는 유럽사람들의 모습과 사회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광고는 대체로 정직하지만 너무 경직되어 있지도 않다. 사람들의 모습을 편안하게 담으면서도 작은 웃음이 녹아 있다. 광고를 통해 사회와 사람을 완전히 평할 수 없겠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나 성향 등은 대변된다고 볼 수 있다.
유머와 웃음이 통하는 광고는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열려 있으며 삶을 즐길 줄 아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광고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말할 때 얼마나 광고의 양이 많으냐 보다는 질적인 수준,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기분 좋게 하는 광고가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요즘 한인타운의 광고를 보면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내 할 말만 하는 광고, 제품에만 집중한 광고들 속에서 내 가까운 이웃이나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이민생활을 열심히 사는 부부를 훈훈한 시각으로 보여주는 영양제 광고는 주변에 흔히 보이는 이웃을 생각하게 하고 제품의 이미지까지 따뜻하게 남긴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달라지게 할지 보여주는 광고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를 심어준다.
이렇게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오늘을 사는 한인들의 모습과 생각을 보다 더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광고를 보고 즐기는 일반 사람들은 보다 넉넉한 웃음과 여유를 지니면 좋겠다. 그래서 한인타운에서도 좀 더 유머 있고 재치 있는 광고들, 바로 우리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유정민
텐 커뮤니케이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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