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BS ‘사랑과 야망’ 태수역 이훈 김수현 작가의 회초리는 맞아야 할 매
김수현 선생님에게 회초리를 맞는 것은 맞아야 할 매이자 고마운 매라고 생각해요.
한창 주인공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중인 가운데 극전개의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SBS 리메이크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태수 이훈은 김수현 작가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을 나타냈다. 연기생활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이훈이지만 그는 최근 머리에 원형 탈모를 겪을 만큼 극심한 태수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김 작가는 태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답답함이 느껴질때마다 이훈에게 태수를 그렇게 모르겠니?라며 지적한다고 한다. 태수가 가진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뜨거운 가슴과 성공을 향한 기관차 같은 질주를 담아내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지만 종종 이훈 역시 감정이 완연히 살아나지 않는 답답함 때문에 곤혹스러움을 느낀다고.
대한민국 어떤 배우도 선생님한테 반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겁니다. 배우로서 뭔가 질책을 받았을때 정말 그 이유와 까닭을 잘 몰라 여쭤보면 또 ‘야 이놈아’하면서도 깨우치게 해주세요. 그런 가르침 자체가 제게는 큰 자산이 되고 밑거름이 되죠. 김 선생님은 태수라는 캐릭터에 저를 가둬두지 않고 이훈이라는 배우의 개성에 맞게 충분히 살려줍니다. 전 이 작품으로 선생님으로부터 더없는 깨우침을 얻고 있어요.
20년만에 다시 리메이크 된 ‘사랑과 야망’의 열정적 남자의 표상 ‘태수’역을 소화하고 있는 이훈은 노컷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김수현 작가에 대한 절대적 신망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훈은 시작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연기를 새로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사랑과 야망 통해서 연기에 비로소 눈뜨는 있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사랑과 야망’은 교향곡
드라마 시작 초반, 김수현 작가와 곽영범 PD 그리고 주요 출연진은 대본을 두차례 리딩하는데만 무려 11시간을 소진할 정도로 심화학습(?)에 몰입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사랑과 야망’은 마치 교향곡 같아요. 여러 악기 중에서 한쪽에서 조율안된 이상한 소리가 화음을 성기게 하면 전체가 이상해지는 것처럼 연기자 한명 한명이 치밀하게 드라마속에서 하모니를 이루지 않으면 전체가 어색해져 버리고 말죠.
배우들은 비단 김수현 작가의 완벽주의에 가까운 지휘뿐만아니라 스스로 전체 조화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다고 이훈은 전했다. 본인이 아무리 연기를 잘했어도 진심이 아닌 가짜 연기를 했다면 그것은 올바른 연기가 아니라는 스스로의 채찍질을 하는 것이 모든 출연진들에게 일깨워져 있다고.
이번 태수 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훈의 변화모습은 목소리에서 확연히 찾을 수 있다. 그의 씩씩하고 남성다운 목소리는 걸쭉하고 툭툭 내뱉는 듯한 걸걸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시청자들의 원조 태수 이덕화와의 어쩔수 없는 비교도 신경쓰지 않는다. 2006년도 이훈만의 태수를 새롭게 창조하는 고민과 캐릭터 분석만으로도 머리는 이미 꽉차있다.
맹상훈 선배가 해준 말, 박태수를 이겨라, 그리고 이훈을 이겨라 두가지는 처음부터 머릿속에 남겨진 숙제다. 이훈은 이제 곧 성공시대를 그려나갈 앞으로의 태수를 준비하며 자신이 넘어야 할 두가지 벽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연기, 사업, 가정은 하나다
’사랑과 야망’ 리메이크 작의 주인공 태수로서 그는 연기 인생의 중요한 고비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영화계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에 헬스장 ‘더블 H짐’을 열고 운영중이다. 최근 태어난 아이까지 두아이의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총각시절과는 다르게 이훈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세가지를 이끌어 가고 있다.
저는 제삶을 단순화 하면서 살고 있어요.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전화통화 못하고 술마시면서 이야기를 잘 못해요. 한번에 두가지를 못해요. 하나에 집중하죠. 그런데 제 인생에서 중요한 이 세가지를 전 하나라고 생각해요. 평생 연기자로 살 각오인데, 전 지금 ‘사랑과 야망’이라는 중요한 작품에 올인하고 있어요. 촬영을 마치면 가정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죠. 내게 소중한 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노라 생각하면서... 그리고 감량을 했지만 계속 운동을 통해 작품속에서 내 자신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땀흘리고 회원분들과 허물없이 만나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모니터링이 되죠.
이훈이 생각하는 세가지 소중한 것에 대한 ‘한가지 통일론’은 일면 일리가 있었다.
1986년과 시대상이 많이 달라진 20년 지난 현재의 ‘사랑과 야망’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온도차가 날 것 같다. 이훈은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끔 연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갈수록 우러나는 ‘진국’같은 음식처럼 만드느냐의 문제라면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익스피어, 톨스토이가 오래전 쓴 명작들은 지금도 여전히 그 감동 그대로 읽히잖아요. 우리는 트렌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지난 원작과 비교해 만일 별로라고 여기신다면 그건 전적으로 연기하는 배우 제 자신의 부족함이겠지요. 이 드라마를 통해 저는 진심이 담긴 연기가 진정 시청자들에게 울림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1/3 지점을 넘어서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있는 지금, 이훈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었다면서 끝날때쯤 내 자신의 그동안 부족했던 점들이 어느 정도 차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훈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연기에 대한 차오르는 야망을 드라마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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