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신데렐라 시즌’끝
챔프 스퍼스 2연패 꿈 좌절
자정의 종이 울렸다. LA 클리퍼스의 ‘신데렐라 시즌’이 막을 내렸다. 결국에는 쓸만한 ‘빅맨’ 하나 없는 피닉스 선스가 ‘LA의 농구형제’를 둘 다 처치했다.
‘만년꼴찌’ 명성의 클리퍼스는 올 시즌 구단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30년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2회전에 올라 상위시드 피닉스 선스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22일 피닉스의 US에어웨이스센터서 벌어진 7전4선승제 시리즈의 피날레에서 107-127로 완패, 구단 사상 첫 컨퍼런스 결승 진출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대신 선스가 2년 연속 서부 결승에 올라 달라스 매브릭스와 ‘NBA 파이널스’ 진출권을 다툰다.
선스 대 매브릭스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7전4선승제) 24일 달라스에서 막을 올린다.
3일 동안의 휴식이 선스에 훨씬 큰 도움이 됐다. 22일 동안 12경기를 치르느라 다리에 진이 빠졌던 선스 선수들은 3일 동안 ‘재충전’을 하고 나와 클리퍼스 디펜스를 자유자재로 뚫었다. 숀 매리언이 30점(9리바운드), 스티브 내쉬가 29점(11어시스트), 린드로 바르보사가 16점을 올리는 등 7명 로테이션이 고루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한 포스트시즌 2번째로 최종 7차전의 진검승부에서 승리를 뽑아냈다.
클리퍼스 파워포워드 엘튼 브랜드는 이날 역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야투 24개 중 16개를 성공시키며 36점에 9리바운드를 쏟아냈다. 그러나 재계약을 앞둔 노장 포인트가드 샘 카셀(11점), 슛은 좋지만 두뇌회전이 느린 블라드미어 라드마나비치(0점), 센터 크리스 케이먼(10점 3리바운드) 등이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코리 머케티(17점 9리바운드)도 전반에는 잘했지만 후반에는 ‘본헤드’ 플레이를 연발하는 등 도움이 못됐다.
27개 중 15개나 성공(55%)시킨 선스의 3점 슈팅이 워낙 뜨거웠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경기마다 보통 20개 이상으로 앞서던 리바운드 대결에서 32-33으로 오히려 밀린 게 패인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이’의 우위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며 실망만 안겨준 피날레였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샘 카셀(앞), 숀 리빙스턴(가운데), 크리스 케이먼 등 선스에 패한 클리퍼스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채 코트를 떠나고 있다.
달라스 매브릭스에 패해 서부 컨퍼런스 결승 진출이 좌절된 샌안토니오 스퍼스 포워드 팀 덩컨(21번)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챔피언이 쓰러졌다. 달라스 매브릭스가 텍사스의 라이벌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2연패 꿈을 막았다.
NBA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 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3승1패로 앞섰다가 최종 7차전까지 끌려간 매브릭스는 22일 적지에서 벌어진 시리즈 피날레에서도 20점차 리드를 날렸다. 그러나 연장전에서 119-111 승리를 끄집어내며 4강에 올랐다.
‘독일병정’ 더크 노비츠키가 37점(15리바운드), 1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고 돌아온 포인트가드 제이슨 테리가 27점을 올리며 매브릭스를 서부결승으로 끌어올렸다. 매브릭스가 서부결승에 오른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2003년 서부결승에서 스퍼스에 패해 탈락한 팀에서 남은 선수는 노비츠키 하나로 올해 매브릭스는 감독 에이브리 잔슨까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매브릭스는 올해 사상 첫 ‘NBA 파이널스’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올 정규시즌 구단 사상 최다 63승을 거둔 스퍼스는 파워포워드 팀 덩컨이 41점(15리바운드)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8강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작년 우승팀에 지난시즌 매브릭스에서 뛰었던 마이클 핀리를 더하며 최다승 시즌을 작성해 1999년, 2003년, 2005년에 이어 4번째 타이틀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스테이트 라이벌에 덜미를 잡혀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2쿼터에 일찌감치 20점차로 뒤져 경기 내내 추격전을 벌여야 했던 스퍼스는 경기 종료 32초 전 마누 지노빌리(23점)의 3점포로 104-101로 역전, 딱 한 번의 리드로 승리를 뽑아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노비츠키가 힘으로 레이업을 밀어 넣으며 자유투까지 얻어낸 3점 플레이로 받아쳐 104-104 동점을 이뤘다.
스퍼스는 마지막 찬스가 있었지만 지노빌리와 덩컨의 슛이 연달아 골대를 외면,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홈팀에 유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자쉬 하워드(18점), 제리 스택하우스(13점)의 골에 이어 테리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매브릭스가 승리의 실마리를 잡았다. 스퍼스는 덩컨의 짧은 슛이 연거푸 림 앞에 맞고 떨어지며 시즌을 접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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