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지난 2월2일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이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미 무역대표는 연방 상하원에 한국과 FTA 체결에 필요한 협상 시작을 통고하였다. 이 날로부터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제1차 회의를 6월5일 워싱턴에서, 그리고 제2차회의는 7월10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되어있다. 90일간의 유예기간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협상준비를 하는 단계이다.
FTA는 협정 당사국이 서로 상대국의 상품, 서비스와 투자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여 저 관세로 시작해서 궁극에는 무관세로 수출입을 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FTA 발효와 동시에 모든 관세가 철폐되는 것이 아니고 통상 10년의 경과기간을 두어 매년 점차로 관세를 낮추어 10년이 되면 무관세가 된다.
예외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멕시코가 후진국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여 15년의 경과기간을 두었다.
미국은 이스라엘(1985), 캐나다(1989), 멕시코(1994), 요르단(2001), 싱가폴과 칠레(2004), 호주(2005), 모로코(2006)와 FTA를 체결하여 실행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것은 미국이 이미 아시아에서 싱가폴과 FTA를 실행하고 있어 미국에서 한국상품이 싱가폴 상품과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국민 총생산으로 볼 때 한국은 세계 10번째 나라이고 미국 수출의 7번째 큰 시장이다. 반면 미국은 세계 제일의 큰 나라이고, 한국에게는 중국 다음으로 2번째 큰 수출시장이다. 그리고 미국의 평균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3.7%인데 비하여 한국의 평균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3배인 11.2%이다. 농산물의 경우 한국 수입관세는 54%로 미국의 12%의 4배가 넘는다. 그러므로 두 나라가 관세를 철폐했을 때 미국이 더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특히 민주 노동당과 진보성향의 시민 단체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이는 무지한 논리이다. 무역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이 오직 미국 국내 상품과만 경쟁한다면 관세 철폐가 한국에 불리하고 미국에 유리하다는 논리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상품이 미국시장에서 경쟁하는 상대는 대부분 다른 나라 상품들이다. FTA 결과 한국산 수입품의 관세가 철폐되면 당연히 한국 상품은 관세를 내는 다른 국가의 상품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유리하게 된다.
한미 FTA가 체결되었을 때 가장 피해를 보는 분야는 농업이다. 미국의 기계화 된 거대 농장에서 나오는 농산물과 주로 손으로 재배하는 영세한 한국 농민들의 농산물과는 가격경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농업은 한국인구의 오직 7.5%만이 종사하고 있고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70%가 국제무역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단지 농업분야의 보호를 위하여 공산품 수출에 도움이 되는 한미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6.25 전쟁 때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한 경험이 있는 만큼 식량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민주국가에서 다수가 좋다고 소수의 이익을 몰라라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러므로 농산품의 다양화나 미국과 경쟁이 별로없는 농작물로 전환을 독려하여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한미 FTA로 미국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면 고용도 늘 뿐 아니라 한국기업도 더 강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경영 합리화를 도입, 기업의 능률이 올라가 결국은 미국과 같은 큰 시장에서 경쟁력이 더 강하여 질 것으로 본다.
미국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일본상품과 중국상품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속히 한미 FTA가 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산업연구원이 한국 내 1,19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FTA 관련 설문 조사를 한 바에 의하면 12.5%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52.1%는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관세가 철폐되면 미주한인들도 더 싼 한국상품을 살수 있어 생활비를 줄이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위 윈-윈이 되는 한미 FTA에 미국에 사는 모든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
이청광
교수·칼스테이트
LA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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