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으면 아픈 사람의 심정을 모르고, 아기를 낳아 보지 않고서는 여자의 산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아픔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치료해 줄 수 있고, 지난 날 고독의 경험은 홀로 있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갖게 한다. 그래서 동병상련이란 말이 있는 것이다. 안도현 님의 ‘바람이 부는 까닭’에서 바람이 부는 까닭은 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 줄 알아야 하는 비결을 가르치기 위해 미루나무에 붙어 있는 이파리에 바람이 분다고 하였다. 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당해보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을 흔들 수 없으며, 흔들리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얼마 전 이동국 선수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월드컵 출전 기회를 잃어버린 아쉬운 소식이 알려졌다.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관계로 이번 2006년 월드컵에는 반드시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하는 와신상담의 굳은 각오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자신을 단련시켰다. 설마 자신도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그런 일을 당할 때마다 좌절과 실망이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이동국 선수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동국 선수는 “저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더 크게 쓰이기 위해 잠시 한 걸음 멈추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심정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이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대통령이 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여러 번의 선거에서 실패를 했다. 무려 8번씩이나 선거에서 패배를 했다. 이럴 때마다 링컨은 곧바로 음식점에 가서 배가 부를 정도로 많이 먹고, 이발소에서 머리를 곱게 다듬고, 기름을 바르고 실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기를 단장했다. 그것은 실패자로서 우울한 기분이 아니라 새로운 기분으로 자기를 채찍질한 것이다. 그러면서 혼자서 결심을 했다.“이제 나는 또 시작한다. 다시 힘을 내자. 에이브 러햄 링컨! 다시 한 번 힘을 내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여러 가지의 실험 실패를 통해서 얻은 교훈을 이렇게 말했다. “시련이란 우리의 우아하고 현명한 의사가 처방해주는 약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 의사는 경우에 따라 약의 용량과 빈도를 조절한다. 우리는 그의 능력을 믿고 처방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류시화 시인의 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서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만일 날아가면서 고개를 꺾고 뒤를 돌아다보면 그 새는 죽은 새라고 했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 ‘라이언 킹’에서 어린 사자 심바가 나온다. 동물의 왕이 되기까지는 너무나 유약했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동물의 왕이 되기 위해서 넘어가야 할 무서운 세력에 힘이 눌려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냥 아무렇게나 사는 거야!’의 뜻을 가진 “하쿠나 마타나”의 노래를 부르며, 자기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깨닫고 다시 일어나 드디어 라이언 킹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동국 선수를 ‘심바’라고 별명을 불러 주었다. 이번 2006 월드컵에서 라이언 킹이 될 심바였는데 기회를 잃어버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정말 심바라면 언젠가는 분명히 라이언 킹이 될 것이다. 단지 이동국 선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라이언 킹이 될 어린 심바이다. 다시 다가올 우리들의 땅, 라이언 킹이 다스릴 ‘Pride Land’를 위해 오늘의 아픔과 시련을 이겨야 한다. 그것이 약이고, 유익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
이동국 선수를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린 심바여, 당신은 라이언 킹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여러분 모두가 다 라이언 킹입니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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