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극단의 셰익스피어 공연에서부터 떠오르는 젊은 아티스트의 비주얼 아트 작품 전시까지 남가주의 언더그라운드 예술 세계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공연 및 시각미술 페스티벌이 노스 할리웃 아트 지역 노호(NoHo)에서 열린다. 노호 디어터 앤드 아츠 페스티벌(NoHo Theatre and Arts Festival)로 불리는 이 행사는 남가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 페스티벌로서 연극, 뮤지컬, 퍼포먼스, 무용, 라이브 밴드 등 다양한 공연과 미술 작품 전시 및 매매가 이루어지는 축제다.
연극·콘서트·전시회는 물론
어린이 놀이공간·세계 푸드코트까지
작가와 즉석 현장토론 재미 더해
회째를 맞이하는 올해에는 50여개의 스테이지 쇼 (연극, 뮤지컬 포함), 세계 각국의 음악을 선보이는 라이브 공연, 화가 30여명의 작품 전시, 탱고와 발레 시범, 아츠 및 크래프츠 부스, 인터내셔널 푸드 코트 등이 마련된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 공간(Fun Zone)과 예년보다 넓어진 키츠 코트(Kids Kourt)에 페이스페인팅, 소극장 프로덕션, 미술품 만들기 등 여러 가지 놀거리가 준비되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온 가족이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이나 연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미 한번쯤 가봤거나 소문을 들어 알고 있는 노호 페스티벌. 해를 더해 갈수록 규모나 조직에 있어서 전문성을 띠면서, 이제는 단순한 스트릿 문화, 또는 언더그라운드 문화 잔치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수준을 갖추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장 뚜렷이 부각되는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 노호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이다. 전시되는 작품과 공연의 추세만 보더라도 여러 기법과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절충하여 지극히 실험적이고 모험성 넘치는 전위예술의 진가를 보여주며, 기성세대나 주류 세력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은 신인 예술가 및 연극인들의 신선한 개성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직된 미술관이나 대형 극장과 달리 열린 공간에서 편안하게 길거리 공연이나 전시를 보듯 구경할 수 있다는 점도 노호가 가진 특별한 매력. 아트라는 다소 피상적일 수 있는 매체에서 모든 방어막을 제거하고 가공하지 않은 본질 그대로 개방함으로서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도 볼 수 있다.
올해 눈에 띄는 공연으로는 2004년과 2005년에 이어 3년째 노호를 찾아오는 ‘칼로스 가르델 탱고 댄스 페스티벌’(Carlos Gardel Tango Dance Festival). 전세계에서 모인 40명의 캐스트가 화려한 탱고와 아르헨티나 음악에 맞춰 댄스 향연을 벌이게 된다. 행사장 내 설치된 무대 3개 중 가장 큰 중앙 무대에서 일요일에 공연된다.
한편, 미술 쪽에서는 색분필로 보도에 그림을 그리는 초크 아트(Chalk Art)가 행사장 곳곳에서 토요일 오전부터 일요일 낮까지 계속될 예정. 무려 24명의 초크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노호 디스트릭 내 보도 전체를 캔버스로 이용, 자신들만의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이외에 전시 부문에서는 대부분 남가주 로컬 화가들의 현대 미술이 소개되는데, 행사 기간 내내 다수의 작가가 현장을 지키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작품 해석 및 예술에 대한 토론을 나눌 수도 있다.
극단 공연은 예년과 다름없이 드라마부터 코미디 즉흥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가 오픈 스테이지와 소극장에서 각각 펼쳐진다. 노호의 연극이나 쇼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다양한 층의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데, 할리웃에서 영화, TV, 광고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연예인과 무명 예술인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볼거리가 기대된다.
<고은주 객원기자>
소극장 22·갤러리 14·각종 강좌 등
지역자체가 종합 문화예술 무대
최근 뉴욕 SoHo에 버금가는 인기
예전부터 유니버설 시티와 노스 할리웃은 소수의 소극장 및 작은 아트 갤러리를 중심으로 소위 언더그라운드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무명 배우, 작가, 화가 및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이 모여들던 지역.
90년대 초, 지역 상가와 소극장 주인들이 모여 이 곳을 예술 타운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고, LA문화국(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에서 마침내 1992년, 정식 아트 지구로 지정했다.
동부나, 심지어 북가주와 비교해서도 늘 비하되는 대우를 받아온 남가주에 소규모이긴 하지만 예술 지구가 탄생한다는 것은 획기적이고 주목받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영화 산업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움츠러드는 연극, 미술, 음악, 무용 등의 분야에서 오히려 할리웃의 특징을 내세워 하나의 커뮤니티로 뭉친다는 개념은 예술인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환영할 수밖에 없는 반가운 소식이었던 것.
92년 당시 불과 10여개 갤러리와 소극장으로 출발한 예술 지구는 10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고, 14년이 지난 이제는 1스퀘어마일의 좁은 지역 안에 무려 22개의 소극장과 14개의 갤러리, 7개의 댄스스쿨 및 스튜디오, 10개의 뮤직 스튜디오 겸 녹음실, 문화 센터 등을 갖추었다.
일년 열두달 소극장 공연과 갤러리 구경이 가능하고, 이와 더불어 연기, 연출, 극본 등 각종 연극에 관련된 수업과 무용, 음악, 문학 클래스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노호(NoHo)는 단어 그대로 노스 할리웃(North Hollywood)을 줄인 것이며, 뉴욕의 소호(So Ho: South of Houston St.)와 같이 예술과 문화의 최첨단 이미지를 망라한 특정 지역의 느낌을 풍기려는 의도에서 정해진 이름이다.
아직은 소호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 못했지만 앤젤리노들에게 노호는 소중한 문화 공간이자 휴식처로 오래오래 사랑 받을 것이다.
주소: 노스 할리웃, 랭커심(Lankershim Bl.)과 매그놀리아(Magnolia Bl.)가 만나는 지점
문의: www.nohoartsdistrict.com
<고은주 객원기자>
쪾노호 아츠센터(NoHo Arts Center): 캐나다 스트래트 포드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뒤 2000년 가버너 제너럴 상을 수상했던 작품 ‘엘리자베스 렉스’(Elizabeth Rex).
쪾엘 포탈 디어터(El Portal Theatre): 엘도라도 오페라 극단에서 처음 공연하는 오페라 ‘팔리아치’(I Pagliacci)를 특별히 페스티벌 기간에 볼 수 있다.
쪾로니 채프만 그룹 레퍼터리 디어터(Lonny Chapman Group Repertory Theatre): 코미디 머더 미스터리 ‘아티피셜 정글’(The Artificial Jungle) 공연
쪾노호 액터스 스튜디오(NoHo Actors Studio): 스탠드업 코미디 스케치를 모은 버라이어티 쇼 ‘튜스데이 나이트 라이브’(Tuesday Night Live)
쪾쉐리 디어터(The Sherry Theatre): 미스터리 드라마 ‘데블스 나이트’(Devil’s Night). 주목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 스캇 헤이즈가 마샬 올맨과 공동 집필한 창작극. 20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쪾투 로즈 디어터(Two Roads Theatre): 동양계 배우들로 구성된 즉흥 인터액티브 쇼 ‘룸 투 임프라브’(Room to Improv).
쪾액터스 워크아웃 디어터(Actors Workout Theatre): 연기학원 겸 극장으로, 페스티벌 양일간 오후 5시, 45분짜리 무료공연을 한다. ‘러브 인 피시즈’(Love in Pieces)는 9명의 다른 배우가 1막씩 등장하여 사랑과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형식의 연극.
쪾래이븐 플레이하우스 (The Raven Playhouse): 세 개의 각기 다른 코미디극을 볼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이야기 ‘기글 개글’(Giggle Gaggle), ‘디텐션 스팬’(Detention Span), 그리고 1인 코미디 ‘내이키드 인 아이다호’(Naked in Idaho).
쪾위트모어-린들리 디어터 센터(Whitmore-Lindley Theatre Center): 머더 미스터리 다크 코미디극 ‘LA 위클리 러브즈 어스’(The LA Weekly Loves Us)와 대기업을 둘러싼 드라마 ‘빌로 더 벨트’(Below the Belt)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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