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강타를 날리고 있는 라파엘 나달. 그는 클레이코트에서 19세에 이미 비욘 보그의 연승 기록을 넘어섰다.
지금 세계 남자 테니스에서 관심을 집중시키는 인물은 두명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다. 페더러는 꺾을 자가 없는 제왕적 존재이고, 나달은 제왕 페더러가 유일하게 가끔 지는, 그래서 흥미를 고조시키는 앙팡 테러블이다. 다른 선수들은 관심을 끌지 못한다. 물론 우승도 하지만 단, 페더러가 참가하지 않는 대회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앤디 로딕이나 레이튼 휴잇은 이미 오래전에 완전히 꺾였고, 요즘 뜨는 신예들도 페더러만 만나면 반드시 패하고 만다. 세계 테니스를 재미없게 만들어 버리는 그런 페더러에게도 예외는 있다.
19세 젊은 파워 벌써 보그의 클레이코트 47연승 추월
페더러도 나달 앞에선 콤플렉스… 1승4패 한계 절감
이번 주 로마 대회 우승하면 빌라스 연승기록 경신
바로 나달이다. 페더러는 나달과 붙어 1승 4패로 뒤진다. 압도적인 세계 1위가 나달과 클레이코트서 붙으면 넘어서지를 못한다. 그래서 그 막강한 페더러에게도 나달은 두려운 존재가 됐다.
페더러에게 징크스를 안겨주는 아직 19세에 불과한 스페인의 왼손잡이 강타자가 또 하나 위업을 추가했다. 그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타미 보브레도를 6-4, 6-4, 6-0 로 꺾고 2연패하면서 전설적인 테니스 스타 비욘 보그의 클레이코트 47연승 기록을 넘었다.
보그가 누구인가. 프랑스 오픈을 6번 우승하고 윔블던도 5차례나 점령한 테니스사에 빛나는 위대한 스타가 보유한 기록을 19세 나이에 벌써 추월한 것이다. 아직 보그의 프랑스 오픈 우승 회수에는 근접 못했지만 번개처럼 빠르고 수퍼맨처럼 강해 훗날 그 기록 마저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보그는 테니스 사상 가장 위대한 챔피언중 하나다. 비디오를 통해서 그의 플레이를 봤을 뿐이지만 그는 프랑스 오픈을 여섯 번, 윔블던을 다섯 번이나 우승했는데 내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나달은 말한다.
그러나 윔블던은 몰라도 롤랑가로 6번 우승이 지금으로서는 멀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한달 후면 스무 살이 되는 그는 이미 스페인이 배출한 역대 최고 선수다. 마놀로 산타나, 마누엘 오란테스, 세르지 브루게라, 카를로스 모야, 후알 카를로스 페레로 등 명선수들이 있었지만 어린 나달은 이미 그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통산 15회 우승에 이중에는 지난해 프랑스 오픈 우승도 들어있고 비중있는 매스터 시리즈 대회 다섯 차례 우승도 포함돼있다.
우승 횟수가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더 값진 성과도 있다. 테니스 대회를 재미없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페더러에게 4승1패로 앞서 있다. 3주전 몬테칼로(클레이코트) 결승에서 페더러를 6-2, 6-7 (2), 6-3, 7-6 (5)로 꺾을 때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는 완벽한 지배자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페더러는 앞으로 다시 붙어도 어찌할 수가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왼손잡이가 헤비 탑 스핀으로 줄기차게 백핸드로 때려 넣는데야 만능의 페더러도 당할 재간이 없었다. 심리적으로도 고갈돼 버렸다.
부담스런 헤비 탑 스핀이 백핸드로 줄기차게 들어오니 페더러로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를 상대하면 위너를 노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게 만든다. 프레셔를 가해야 하는 사람은 나니까.”라고 페더러는 말한다. 위너를 너무 자주 노리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함으로써 상대를 고갈 시켜 버린다.
페더러는 “그와 자꾸 붙다가 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너무 낙관적인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와 자주 붙을수록 그를 잡기가 쉬워질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현재로서는 말 일 뿐이다. 몬테칼로에서처럼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지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붙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안이 없다. 페더러에게 나달은 강적이 아니라 무서운 도깨비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나달은 클레이코트 47연승을 거두는 동안 35명의 다른 선수를 상대했다. 이중에는 클레이코트 엘리트 선수인 2004년 프랑스 오픈 우승자 가스톤 가우디오와 준우승자인 기에르모 코리아도 들어있다.
그는 확실히 클레이코트에서는 죽인다. 지난 11번의 매치에서 3세트밖에 잃지 않았다. “지는 것이 정상이다. 어찌 계속 이기기만 하겠는가. 몬테칼로, 바르셀로나, 로마, 롤랑가로를 줄줄이 이기는 것이 정상이라 할 수 있는가. 노.” 라고 말하지만 나달이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바로 롤랑가로까지 패 없는 승리, 바로 그것이다. 아마 그는 그렇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클레이코트 스페셜리스트로 전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토머스 머스터는 나달의 강점을 테니스에 대한 집중이라고 말한다. “나달은 예리한 마음의 소유자다. 그는 온통 테니스에 집중해 있다. 열렬하게 승리를 바라며, 먹고 자고 사는 것이 모두 테니스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테니스와 연관돼 있다.”
기예르모 빌라스의 클레이코트 최장 연승 기록 53승도 이젠 나달의 사정권이다. 이번주 로마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나달과 빌라스는 둘다 왼손잡이고 발이 빠르고 지칠줄 모르며 강한 포핸드와 창조적인 플레이들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그의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나와는 한 세대나 차이가 나는 일이다. 그 때 테니스와 지금 테니스를 비교하기도 어렵고 나로서는 사실 그 기록의 의미를 잘 모른다. 그의 위대한 기록을 나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빌라스의 기록보다는 프랑스 오픈이 더 큰 기쁨일 것이다. 빌라스의 기록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우승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터이니. “로마에서 빌라스의 기록을 넘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목표는 롤랑가로에 맞춰져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