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꽃가루 알러지’ 대처요령
꿈과 희망과 기억과 산 것들의 모든 감정 따위를 봄은 연노랑 색으로 무자비하게 덧칠해 버리고 있다. 봄 들판이나 언덕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대자연의 한가운데에 유폐되고 싶어진다. 여름날 하나의 작은 불씨가 광야를 불태울 수 있다면 봄날 하나의 작은 씨앗이 언덕을 물들일 수도 있겠지. 이렇듯 봄은 환상적이지만 살아내야 하는 일상은 녹녹하지만은 않다. 그동안 멀쩡하던 아이들도 4세만 넘으면 이맘때부터 콧물 흘리고 기침하고 재채기하며 꽃가루 앨러지 반응을 나타내곤 한다. 남가주는 5월인데도 6월의 준 글룸(June Gloom)으로 낮게 가라앉아 있지만 이 구름이 걷히고 햇빛 나고 바람 부는 날이면 앨러지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봄날 아이들을 괴롭히는 꽃가루 앨러지 피하는 법과 다루는 법을 알아본다.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꽃가루 가장 많이 날려
외출은 가급적 흐린날로
귀 목 감염·천식 증상엔
항히스타민제 사용할만
아이들은 4세 전까지는 꽃가루 앨러지 반응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건 태어난 첫해엔 뱃속에서부터 가지고 나온 저항력이 살아있기 때문이고 모유는 이 기간을 연장시켜 준다. 그리고 그 이후 꽃가루에 노출되더라도 약한 반응만을 보이기 때문에 아이도 부모도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가다가 4세가 되면 아이에 따라 반응이 심각해지기도 한다.
꽃가루 앨러지는 감기를 닮기도 해서 언뜻 구분이 안가지만 4월초부터 시작해서 6월 중순까지 이어지다가 잠시 괜찮은 듯 싶다가 8월에 다시 시작해서 10월초까지 이어지면 일단 꽃가루 앨러지로 의심해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콧물이 짙거나 노란 색이 아니라 엷고 맑은 색이라면 이 또한 앨러지 증상이며 눈, 코, 목, 심지어 귀까지 가렵다면 화수분 앨러지가 분명하다.
꽃가루 앨러지는 나무나 풀들의 꽃가루가 주원인이지만 흙이나 나뭇잎, 풀들에 쌓여 있는 곰팡이가 원일 일수도 있다.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 소아과 부교수인 찰스 펠드만 MD로부터 앨러지 피하는 요령과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들어보자.
■꽃가루 앨러지를 피하는 방법
◆꽃가루는 상오 10시∼하오 5시 가장 많이 날린다.
이 기간 바깥 놀이를 피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바람 부는 봄날은 더욱 그렇다.
◆외출할 날씨를 잘 선택한다.
촉촉이 봄비가 내리는 날, 흐린 날,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한 날은 꽃가루가 덜 날리는 날이므로 아이와 외출해도 상관없겠다.
◆흙을 멀리한다.
곰팡이가 창궐하는 따뜻한 봄날, 아이에게 흙과 놀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앨러지 방지 요령이다.
◆씻어낸다.
봄날 아이가 바깥에서 놀았다면 들어오자마자 아래층이나 머드룸에서 아이의 옷을 갈아 입힌다. 꽃가루가 들러붙어 있을 수 있으므로 머리도 감기고 샤워도 시킨다.
◆창문과 현관문은 닫아 둔다.
공기 정화기 역할을 하는 에어컨디셔너의 팬을 틀어 둔다. 천장에 달린 팬이나 플로어 팬은 꽃가루가 온 집안에 돌아다니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오히려 방해가 된다.
■꽃가루 앨러지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
◆마켓 선반에서 구입 가능한 항히스타민제를 이용한다.
의약품이 앨러지 증상을 완전히 뚝 끊어지게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귀 감염이나 목 감염, 천식 등의 앨러지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를 완화시켜 준다. 클레리틴 같은 중독성이 없는 것을 권한다. 6세 이상은 입에서 녹는 알약을 사용할 수 있다. 식염수 코 스프레이나 드롭도 코 막힘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충혈제거제(decongestant) 비강 스프레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를 너무 오래 사용하면 코 안이 근질근질해지고 아이가 중독되기 쉽다.
◆더 강력한 비중독성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아 사용할 수 도 있다.
질텍, 클레리넥스, 알레그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스테로이드 코 스프레이(나소넥스, 플로나스 같은 것이지만 장기 사용은 금한다)를 처방하기도 한다. 6세 이상이면 앨러지 주사를 맞기도 한다. 이는 앨러지에 견디는 힘을 길러주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앨러지 증상이 뚝 그치기도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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