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할 시간이 지났는데 얘가 어딜 갔을까? 동네 피자집에 있나? 아니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나? 이는 전 세대 부모들의 걱정거리였다. 하이텍 시대인 요즘엔 셀폰을 걸면 아이의 소재를 즉각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이가 게임방에 있으면서도 부모에게 셀폰으로 도서관에 있다고 말한다면 부모는 때로는 알고도 속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또한 좀 전까지의 상황이었다. 이젠 원-터치 폰 하나로 혹은 전자 태그 하나만 아이의 백팩에 붙여놓거나 팔찌에 꿰매어 놓으면 꼼짝 없이 아이의 소재가 파악된다. 부모들은 하이텍 시대의 덕을 톡톡히 보아 속이 다 후련한데 민권운동가들은 자녀들의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어떤 장치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지 알아봤다.
있는곳 주소·대형지물도 파악
폰값·서비스료 큰 부담 안돼
일부 “프라이버시 침해” 비난
전에도 이런 비슷한 장치는 있었다.
아이가 운전하고 다니는 자동차의 데시보드 밑에 칩을 붙여두면 이 아이가 몇 마일로 자동차를 몰고 어디까지 다녀왔는지, 지금은 어디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지 추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모든 장치들이 부모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스크린을 들여다 보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하이텍에서도 무선시대. 부모가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셀폰의 단추 하나만 누르면 아이의 소재가 파악된다. 화면에 아이가 있는 곳의 지도와 대형지물까지 뜨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쏜살 같이 달려가 도서관이나 아이 방에 앉혀 놓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장치의 내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패밀리 로케이터(Family Locator)
스프린트 넥스텔사가 최근 런칭했다. 아이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스프린트사에서 부모의 셀폰으로 아이의 소재를 알려 줄 수 있다. 1년 계약의 핸드셋이 85달러이고 매달 9달러99센트의 서비스 비용이 부과되며 소재파악 요청건수에는 제한이 없다. 부모가‘locate’를 클릭하면 아이가 있는 장소의 거리 주소와 대형지물이 뜬다.‘safety checks’서비스도 하고 있다. 부모가 셋업해 놓으면 아이가 몇 시에 학교에 도착하고 몇 시에 집에 와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이에게 전달된다.
■웨리폰(Wherifone)
웨리파이 와이어리스사에서 오는 8월부터 모빌폰을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가 자신의 전화기로 ‘find me’ 버튼을 누르면 인스턴트 메시지가 즉각 부모의 셀폰으로 전달된다. 전화기는 1년 계약에 99달러95센트이고 한 달간 100건을 요청할 수 있는 조건으로 사용료는 19달러99센트이다.
■라디오 프리컨시 아이덴티피케이션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샌디에고의 스마트웨어 테크놀러지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아이의 옷이나 손목 밴드 등에 태그를 꿰매어 놓으면 아이의 소재파악이 가능하다. 단 거리제한은 600피트 이내이다. 총 가격은 260달러. 중앙장치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여러 보안장치를 거쳐서 허락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논란에 이 회사 대변인 이반 제닝스는 “지역 옐로우 페이지에 노출된 개인정보가 칩에 들어있는 정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 가장 큰 위락공원인 덴마크의 레고랜드에서는 공원 안에서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소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이 스마트웨어 태그를 이용하고 있다. 아이에게 손목 밴드를 착용시켜 놓고 아이를 잃어버렸을 경우 부모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면 셀폰에 즉각 아이의 소재지가 뜬다. 디즈니랜드도 오는 6월부터 이와 비슷한 디즈니 브랜드의 ‘패밀리 로케이터’를 런칭할 계획이다.
한편 이와 같은 자녀소재 파악 기구와 서비스가 속출함에 따라 민권운동가들은 “자녀와 대화를 하는 것과 자녀의 소재파악을 위해 냄새를 맡는 것은 엄밀히 다르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한편 부모들이나 서비스 제공회사들은 “부모와 자녀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전보다 더 넓게 열리고 있는 반가운 신호탄이라고 맞받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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