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수퍼 히어로 군단. 아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울버린, 스톰,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인비저블 우먼.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스톰…
20세기 미국영웅 한자리에
아이스맨은 악당을 어떻게 얼음으로?
투명인간의 비밀·초능력 돌연변이 등
수퍼 파워 과학적 입증과 체험도 즐겨
초인적 만화영웅과 과학의 만남이 요즘 어린이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가 처음으로 선보인 박람회‘마블 수퍼 히어로’(Marvel Super Heroes)가 바로 그 곳이다.
수퍼 히어로들을 키워낸 만화출판사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기획전으로, 엑스맨과 스파이더맨, 아이스맨, 헐크, 스톰, 인비저블 우먼 등 힘깨나 쓰는 12인의 만화영웅들이 모여 있다.
수퍼 히어로의 대명사는 역시 1938년 등장한 ‘수퍼맨’이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수퍼맨이나 배트맨을 찾아볼 수 없다. 수퍼맨과 배트맨은 마블 코믹스와 영원한 라이벌인 DC 코믹스에 의해 탄생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만화출판업계의 양대 산맥인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의 만화 영웅들을 한꺼번에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해도 이번 박람회는 20세기 미국문화의 한 흐름을 지배한 ‘수퍼 히어로 신드롬’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전시회다.
만화영화 ‘스파이더맨’이 개봉되는 순간 자녀와 함께 극장으로 달려가는 어른이라면 이번 전시회는 ‘강추’ 리스트에 넣어도 좋다. 막상 전시실로 들어서면 ‘이게 전부야’ 하는 실망이 앞서지만, 부스마다 설치된 인터액티브 체험을 즐기다보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단, 만화에 등장하는 수퍼 히어로들의 파워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전시이므로 기초과학 지식이 필수. 이를테면, 아이스맨이 악당을 어떻게 얼음으로 변화시키는가, 엑스맨에 등장하는 울버린의 신체는 어느 부분에 조직 이식이 가능한가, 그리고, 엑스맨을 만든 프로페서 X와 함께 배우는 초능력 돌연변이, 어린 시절 시력을 잃은 데어데블의 오감 활용법, 투명인간 ‘인비저블 우먼’의 비밀 등을 제대로 설명해 주어야 어린이 관람객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쭦마블 수퍼 히어로 박람회 안내
9,000스퀘어피트의 전시장에 만화 주인공들과 인터액티브 체험을 가능하도록 수퍼 히어로별 부스가 설치돼 있다. 출구로 향하는 별도 전시실에 만화출판사 마블 타임라인과 만화가 스탠 리와 잭 커비, 스티브 디코, 길 케인 등의 작품 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관람 추천 시간은 주중 혹은 주말 오후 1시30분 이후. 주중 오전 10시∼오후 1시30분은 학생 단체관람이 실시되므로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오늘 5월6일은 만화업계가 정한 ‘만화책 무료배부의 날’(Free Comic Book Day)이어서 마블 만화책을 공짜로 받는 보너스도 누릴 수 있다. 단, 만화책이 탐난다면 개관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을 듯.
▲전시장소: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California Science Center, 700 State Dr.)
▲전시일정: 9월 4일까지.
▲관람시간: 매일 오전 9시45분∼오후 5시(마지막 입장 오후 4시)
▲입 장 료: 성인 9.75달러, 4~12세 어린이 7.75달러,
노인 및 학생 8.75달러. 예매 권장.
▲주차안내: 피게로아 앤 콜러시엄/39 스트릿의 주차장. 주차비 6달러.
▲문 의: (323)724-3623 혹은 www.californiasciencecenter.org
쭦만화출판사 ‘마블’의 변천사
‘TV가 등장하기 전 우리는 만화를 보고 자랐다. TV 채널을 돌리는 대신 만화책장을 넘겼다’는 설명으로 시작되는 마블 타임라인은 만화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준다. 특히, 시대별로 등장하는 만화영웅의 변천사는 영웅도, 악당도 나름대로 인간다운 자기고뇌를 가지고 있으며, 악당이라고 무조건 미워할 수만은 없음을 보여준다.
먼저, 만화의 황금기(1939~50)와 위기(1950~51). 2차 대전 이전까지 수퍼 히어로는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거나 도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악당과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전쟁이 터지면서 수퍼퍼 히어로는 독일군이나 일본군을 물리치는 애국주의적 영웅으로 전화했다.
다음은 마블 혁명기(1961~70)와 재창조기(1971~80). 50년대까지 단순 명쾌하고, 현실사회를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권선징악의 세계였던 만화가 점차로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세대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베트남전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60년대 마블 코믹스는 초능력을 지닌 영웅 ‘스파이더맨’과 ‘헐크’를 등장시켰고, ‘엑스맨’ 역시 돌연변이의 정체성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만화업계는 젊은 세대를 독자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면서 쇠퇴기를 맞았다.
이어 만화산업 번영기(1980~92), 그리고 9.11 그 이후. 악몽 같은 70년대를 보내면서 만화업계는 만화의 고급화를 꾀해 만화책 자체를 일종의 컬렉터 아이템으로 상품화시켰고 스크린을 통해 만화를 산업화시켰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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