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을 보라’
(Look Both Ways)
★★★★(5개 만점)
남녀 7인 ‘고뇌의 삶’ 긍정적 묘사
인간은 모두 대재난과 직면한 상황하에서 산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한 사람의 죽음을 중심으로 7인의 고뇌하는 남녀의 삶을 상상력 있고 진실하며 아름답고 유머와 페이소스를 고루 가미해 만든 상쾌한 미풍 같은 호주영화다.
중간 중간 만화를 삽입해 주인공의 상상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죽음과 불치의 병과 고독과 불안의 영화인데도 생을 긍정하는 낙천적 결말을 짓는다.
무더운 여름 주말 일어난 열차 인명사고를 목격한 땅딸막한 노처녀 화가로 재난 공포증에 걸린 메릴과 사고현장 사진을 찍은 신문사 사진기자로 암에 걸린 닉 그리고 다른 5명의 일상을 교차시켜 가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통찰을 그렸다. 매우 진실한 삶에 대한 묘사이다.
성인용. 로열(310-477-5581)
‘물’(Water) ★★★½
인도의 디파 메이타 감독의 ‘불’과 ‘흙’에 이은 자연요소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1938년.
어린 소녀의 힌두교도 미망인들의 암자에서의 삶을 그렸다. 소녀의 눈으로 본 온갖 연령층으로 구성된 각양각색의 미망인들의 삶이 관조하듯이 화면 위에 묘사된다.
8세난 추이아는 결혼이 뭔지도 모르고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병사하면서 엄격한 힌두교 교리에 따라 14명의 미망인들이 함께 사는 암자로 보내진다. 감옥 같은 곳에서도 추이아는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이 곳을 철권통치하는 노미망인은 아름다운 젊은 미망인 칼리아니를 창녀로 밖에 내보내 돈을 번다.
추이아와 칼리아니는 친구가 돼 서로 고독을 달래는데 추이아가 동네 양반 집 아들로 변호사인 나라얀과 사랑을 하게 되면서 비극이 일어난다.
화면이 아름다운 감정적이요 정치사회적 의미를 담은 영화다. PG. 아크라이트(323-464-4226)와 모니카(310-394-9741).
‘아킬라와 비’
(Akeelah and the Bee)
★★★½
스펠링 비 결선 오른
여중생 감동스토리
또 하나의 스펠링 비 영화로 매우 감상적이지만 인간 영혼을 고무하는 좋은 가족용 드라마다. 특히 주인공 중학생 소녀 역의 키키 팔머의 귀여운 모습과 연기가 출중하다.
사우스LA에서 홀어머니와 오빠와 함께 사는 11세난 아킬라는 스펠링 암기에 뛰어나다. 이를 발견한 교장이 아킬라를 일단 교내대항 스펠링 비 대회에 나가라고 격려한다.
아킬라가 지역 예선을 거쳐 전국대회에 나갈 마음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나 딸이 헛된 꿈에 실망할 것이 두려운 어머니가 이를 반대한다.
그러나 동네에 사는 영문학 교수인 라라비 박사(로렌스 피쉬번)가 아킬라를 딸처럼 받아들여 강훈을 시키면서 아킬라는 마침내 전국대회에 나간다. 처음에는 갈등을 보이던 라라비와 아킬라의 부녀 같은 관계가 영화의 기둥.
마지막 스펠링 비 대회에서 아킬라의 라이벌로 아시안 아메리칸인 소년의 훌륭한 스포츠맨십이 발휘되고 긴장감 가득한 중에 아킬라는 최후까지 남는다. PG. 전지역.
‘악마의 광부’
(The Devil’s Miner)
★★★½
세계에서 최고로 높은 곳에 있는 도시인 볼리비아의 세로 리코의 ‘사람을 산채로 먹는’산의 은광에서 일하는 14세난 소년 바실리오의 지하와 지상의 삶을 가식 없이 간단명료하게 담은 기록영화.
바실리오는 어머니와 역시 광부인 12세난 남동생 그리고 어린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 맡은 가장.
영화는 이 강인하고 현명하며 꿈을 잃지 않는 소년의 광산 속 삶과 돌집 가정생활 그리고 학교생활 등을 담담히 따라가며 담고 있다. 이 광산에는 800명의 어린이가 일하고 있는데 일당은 3달러. 광부의 평균수명은 35~40세.
광산은 그야말로 지상의 지옥으로 다이나마이트 폭발과 굉음과 분진 그리고 95도의 온도로 뜨겁다.
허기와 피곤을 막기 위해 바실리오 등 광부들은 끊임없이 코카 잎을 씹어먹는다. 지상의 지옥에서 사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메어진다. 페어팩스(323-655-4010).
‘카불의 미용학교’(The Beauty Academy of Kabul) ★★★½
2003년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전복한 뒤 6명의 미국인 미용사가 카불의 아프간 여자들에게 미용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학교의 연수과정을 담은 기록영화.
3명의 미국인과 3명의 아프간 아메리칸 미용사가 카불에 미용학교를 차리고 미용사들을 선발해 3개월간 연수시키는 모습을 자세하고 인간적으로 묘사했다.
스승과 학생들간의 관계와 연수생으로 선발된 여인들의 개인적 삶을 통해 아프간의 여성지위 문제들을 살펴보고 있다.
선의를 품고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와 여인들에게 자존과 독립심과 생존기술을 가르쳐주는 미국 여인들이 가상하다가도 제국주의의 상혼이 들여다보여 꺼림칙하다.
24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잃어버린 도시’(The Lost City) ★★½
쿠바계인 배우 앤디 가르시아가 감독하고 주연한 망향사로 모양을 그럴싸하나 너무 자기 감정에 도취해 자기만족용 홈 무비가 됐다.
1950년대 후반 쿠바의 카스트로 혁명 직전. 하바나의 유명 나이트클럽 엘 트로피코의 주인인 피코와 그의 가족들이 혁명의 기운에 휘말려들면서 일어나는 드라마다.
피코는 혁명의 바람을 외면하나 그의 두 동생은 카스트로 편. 막내는 카스트로와 체와 함께 바티스타 정권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친다.
대하 서사극 형태를 갖춘 혁명극 멜로 드라마니 여자가 없을 수 없는 법. 피코는 동생의 아내와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가르시아는 너무 클럽과 라틴 음악과 개인적 문제에 매달려 혁명 등 큰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더스틴 호프만과 빌 머리 등이 캐미오로 나오고 촬영이나 세트 등은 화려하지만 내용은 지리멸렬한 작품이다. 가르시아의 선의가 제대로 결실을 못 맺었다.
R. 아크라이트,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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