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부모님 재산보호 방법은?
<문> 연세가 많은 부모님께서 당신들이 살고 계신 집이 제 남동생 앞으로 명의가 이전된 것을 최근에 발견하고서는 깜짝 놀라셨습니다. 부모님은 남동생한테 집을 준 적도, 판 적도 없습니다. 도박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니까 동생이 그런 일을 저질렀나 봅니다. 명의도 다시 부모님 앞으로 이전하고, 앞으로 남동생이 이런 일을 더 못하도록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기술과 의학의 발전으로 선진국의 국민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박해 당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에서는 노인과 장애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the Elder Abuse and Dependent Adult Civil Protection Act or the Elder Abuse Act)이 1991년에 제정되었습니다.
주류사회의 경우,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노인 숫자가 40∼50대의 직업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이혼한 아들에게 학대당하는 경우보다 적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최근 일어났던 한인들의 연쇄 가족동반 자살기도도 평균 19년을 미국에서 생활한 50대 한인 가장들이 저질렀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두 자료가 통하는 데가 있다는 게 불행입니다.
극심한 경우에는 폭력이 동반될 때도 있지만, 노인 학대는 대부분 경제적 착취입니다. 노인들이 영어를 잘 못하고 집에 오는 우편물도 유심히 보지 않는 확률이 높아서, 재산 내용을 잘 아는 집안 식구들이 노인을 피해 입히는 경우죠.
가장 흔한 경우는 대리인 서류(power of attorney)를 준비해서 노인에게 사인하라고 한 다음 그 권한을 남용해서 노인의 부동산을 자기 이름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또는 은행 계좌를 두 사람(부모와 자식) 이름으로 공동 계좌로 해 놓은 다음, 그 계좌에서 노인 몰래 돈을 빼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 노인이 희생을 당했을 경우는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첫째, 남동생의 행동이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는 노인보호국(Adult Protective Services·APS)이나 경찰에 당장 보고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에 남동생이 함부로 부모님 집을 찾아와서 부모님을 협박할 경우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변호사를 통하거나 직접 법원에 가서 임시보호령(Temporary Restraining Order ·TRO)을 판사로부터 받는 것입니다.
이 TRO는 가정폭행을 당한 배우자가 법원에 가서 받는 TRO와 마찬가지로, 가해자가 피해자 근처에 허락 없이 접근하거나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판사의 명령입니다.
노인을 박해한 가해자가 금전적으로만 피해를 끼친 게 아니라 폭력을 쓰거나 협박을 한 경우에는, 가정법원에서 나온 TRO처럼 총을 소지 못한다는 금지사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TRO 명령을 위반하면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노인이 이런 보호를 받기 위해서 든 변호사 비용은 가해자가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나 무책임하고 재정이 안 좋은 남동생에게 변호사 비용을 직접 받아내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수도 있겠죠.
다음으로 남동생이 대리인 권한을 남용해서 집의 명의를 자기 앞으로 했을 경우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노인보호법(the Elder Abuse Act)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고소해서 부모님이 집을 도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마음을 자주 바꾸고, 툭하면 유언장을 수시로 바꾸고, 치매가 있거나, 연세가 너무 많아서 재정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재산관리를 담당하거나 남동생을 고소할 권한이 있는 법정보호자(conservator)를 임명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부모님이 다른 재산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방편입니다.
명의를 부모님 이름으로 바꿔 놓더라도 나중에 또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당하지 못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법정 서류를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미리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중에 누가 법정보호자가 된다는 점에 동의할 수 없을 때는 법원에서 임명하는 전문가를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관련 비용이 나가는 게 흠이죠.
연세가 많은 아버님이 나이가 훨씬 적은 여자와 재혼할 경우, 전처 자식들이 부친의 재산이 전부 후처에게로 가는 게 겁이 나서 법정보호자를 임명하려는 경우도 가끔 봅니다.
그러면 노인이 화가 나서 법정보호자 임명 수속을 시작하려는 자식을 유산에서 빼놓는 경우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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