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에는 많은 외국출신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세계 각국의 다른 문화와 관습을 교실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칼스테이트 대학에서 내가 가르치는 국제무역시간에는 두명의 학생을 한 조로 하여 각 나라에 대해 10~15분에 발표를 하게 하고 있다. 그 발표에는 그 나라의 간단한 역사, 지리, 인구, 정부, 경제, 가입된 국제기구, 미국과의 주요 수출입품 그리고 그 국가의 특별한 문화와 관습이 포함되어 있다.
각 나라의 문화와 관습 중 그 나라를 방문하는 외국 기업인이 알아야 할 또 해야 할, 또는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동료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 중 특이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건 미국에서건 머리를 앞뒤로 끄덕이는 것은 상대방의 질문이나 제의에 “네”라고 하는 것이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것은 “아니오” 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반대인 나라들이 있다.
불가리아에서 온 학생이 자기 나라에 대한 발표를 할 때 정반대라고 하였다. 즉 머리를 끄덕이면 “노”이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 “예스”이다. 지금도 외국에서 불가리아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아주 혼돈을 한다고 하였다. 심지어 같은 공산주의 국가로 오랫동안 교제하였던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도 실수를 자주 한단다.
몇년전 한국의 등반대가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하기 위하여 네팔에 도착후 네팔인 등반 안내원과 안내값을 협상하였다. 전 등반대원이 준 같은 값을 주겠다고 했더니 그 안내원이 싱긋 웃으면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당연히 노라고 이해하였기에 한국 등반대는 여러번 안내료를 올렸다. 계속 웃으면서 안내원이 머리를 흔들어서 화가 난 한국 등반대가 호텔 매니저에게 불평하였더니 안내원이 예스라로 했는데 당신들이 반대로 이해하고 계속 값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하여 주었다. 일단 올린 값을 다시 깎기가 곤란하여 비싼 안내료를 물었다는 실화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조사한 것으로는 불가리아, 네팔 그리로 인도의 일부지역이 머리 끄덕이는 것과 흔드는 것을 세계의 모든 나라들과 정반대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해외여행할 때 많이 실수하는 몸짓 중 하나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사용하여 동그라미를 그려 아주 좋다는 뜻으로 상대방에 보이는 사인이다. 미국인이나 대부분의 유럽인들에게는 이 동그라미가 긍적적인 OK 사인이다.
그러나 남미 특히 브라질에서는 아주 나쁜 욕이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오케이라는 뜻으로 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이 아니고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상대방에게 보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엄지손가락 세우는 것이 욕으로 이해되고 있으니 길에서 공짜로 자동차 얻어 타려고 할 때 아주 조심하여야 한다.
내가 오래 전 중국인에게 괘종시계를 선물로 준 일이 있다. 그분이 고맙게 받았으므로 잊고 있었다. 중국 학생들에 의하면 시계를 말하는 한자(鐘)와 장례를 말하는 한자(葬)와 발음이 같아 죽음과 같은 발음이 되는 시계선물은 절대로 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한 실수를 생각하면 지금도 낯이 뜨겁다. 또 칼이나 가위는 자르는데 사용됨으로 관계를 끊는다는 뜻이 있어서 선물로 주지 않는다. 그리로 선물포장은 흰색이 아니라 빨간색 종이를 써야 하고 세뱃돈도 빨간 봉투에 넣어 주어야 한다.
처음 명함을 교환할 때 우리들은 많은 실수를 한다. 대개 한번 훑어보고 지갑이나 옷 주머니에 넣어버린다. 그리로 명함 줄 때도 한 손으로 가볍게 준다. 일본사람들처럼 두 손으로 정중하게 명함을 주는 것이 좋다. 그리로 상대방의 명함을 받으면 여러번 명함을 보면서 이름과 직함을 읽으면서 존경을 표하고 기억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 좋다.
세계는 빠른 교통과 통신수단의 덕분에 좁아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방문하게 된다. 상대방의 문화와 관습을 미리 알아두어 실수를 방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느 문화가 좋은가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동등하나 단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글로벌 시대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청광
칼스테이트 LA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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