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인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특별시 나성구(?)는 한인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전이 한창이다. 각기 다른 경력과 배경을 가진 네 사람이 출마하였고 여성 입후보자도 있어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고 있다.
LA는 미주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곳 한인회장 선거는 회장 출마자들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 있는 모든 한인사회의 역량과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합동 공연장이 된다.
한인회장 선거는 관계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반해 막상 당락의 칼자루를 쥐고있는 유권자 대부분은 별 볼일이 없다는 태도이다. 평소 한인회의 존재를 절감치 못하는데다가 과거 선거 때마다 크고 작은 말썽이 일어났고 아직 투표에 대한 홍보와 준비조차 미흡해서 유권자들의 관심 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선거 참여 탓에 지금까지의 선거에서는 누가 제일 괜찮은 후보자이며 좋은 공약을 마련했느냐하는 정책대결 보다 누가 한인타운의 2대 세력인 노인회와 봉제협회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권을 갖도록 출마자가 그들의 회비를 대납해줘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돈 싸움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입후보자들의 공탁금도 유래 없이 많지만 선거전에 쓰일 자금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
한인회장은 실제와는 다소 다르지만 그 명칭으로 인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회장 자리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우가 뒤따르고 늘 뉴스의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한인회장은 결코 전체 한인들의 회장은 아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한인단체장 가운데 첫째가는 일꾼이어야 하는 자리이다.
이를 의식하였는지 출마자들은 하나같이 한인회를 한인사회의 봉사단체로 키우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앞으로 출마자들이 정말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할지는 그들의 과거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지금까지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한 경력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무슨 단체장을 역임했거나 개인사업을 했다고 하나 그런 일들은 봉사와는 거리가 있으며 엄밀히 말해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위한 것들이다. 유권자들은 그런 전력을 가진 출마자들이 내세 우는 봉사약속과 거창한 공약들에 과연 귀를 기울일 것인지 의심이 간다.
회장 임기도 그 많은 사업들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출마자들은 제사 상 차리듯 많은 공약을 남발하기보다 한인사회가 꼭 필요로 하며 실현 가능한 것 한두가지를 가지고 유권자에게 호소해야 하며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전임 회장이 마치지 못한 사업을 계승하여 완성시키려는 아름다운 자세를 가져야 한다. 회장 출마자들은 유권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일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제일 뛰어난 전략임을 알아야 한다.
회장 출마자는 수퍼맨이나 원더우먼이 아니다. 일은 일을 해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으며 회장이 됐다고 저절로 되는 일도, 회장 혼자 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 사람이나 코드가 맞는 몇몇 사람들만으로 참모진을 구성치 말고 가급적 바른 사고를 가진 사람, 깨끗하고 참신한 사람, 봉사를 실제 해본 많은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받아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모함이나 인신공격 같은 비열한 작태는 동원치 말아야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마치겠다는 대승적 모습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설사 선거예상이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절대로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했고 이는 자기를 지지해준 사람들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특히 끝판기권은 야합의 의혹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선전이야말로 그들이 주장해 온 한인사회에 대한 가장 큰 봉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출마자에게 파인 플레이를 부탁드리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