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바나바스 시니어센터의 홍순천, 신흥자씨 등 노인 필름 메이커들이 클래스를 이끈 쉐릴 폴락(가운데 앉은 사람)과 함께 모였다.
노인센터서 영화만들기 배운 ‘9인의 필름 메이커’
직접만든 자서전 다큐멘터리 곧 영화제서 선봬
“취미·운동에 즐겁게 열중하면 나이 거꾸로 먹죠”
영화 만드는 노인들
내일 모레면 70인데 영화를 만든다? 오스카 감독상을 2번이나 수상한 노장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75)만의 얘기가 아니다. 생소한 ‘영화 만들기’로 남은 여생을 활력 있고 건강이 넘치게 가꾸고 있는 한인 노인들이 있어 ‘건강한 노년’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영화감독 데뷔요? 그런 거창한 게 아니에요. 남들이 쓰는 자서전의 형태가 좀 독특하게 표현된 것이지요.”
오는 27일 오후 7시 윌셔가에 위치한 헤이워스 극장(2511 Wilshire Bl., LA)에서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 주최로 제1회 시니어 필름 페스티벌이 ‘출구와 입구’(Exits and Entrances)란 타이틀을 갖고 최초로 열린다.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 내 사이버 카페 컴퓨터 교실의 9명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니어 필름 메이커’가 돼 생애 처음 만든 자서전적 이야기를 다큐 영화로 만들어 선보이게 된 것. 9명의 시니어 필름 메이커 중에는 한인 홍순천씨와 신흥자씨가 포함돼 있다.
홍순천씨(69)는 “은퇴하고 나이가 드니까 시간이 많아졌지요. 나태해지기 쉬워 처음에는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10개월간 배운 영화 만들기의 졸업작품을 이번에 선보이게 됐어요”라 밝혔다.
홍씨를 포함, 한인·필리핀계·백인 등 타인종으로 구성된 이들 시니어 필름 메이커들은 모두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 사이버 카페 컴퓨터 클래스 수료자들. 할리웃 필름 메이커이자 프로듀서인 쉐릴 폴락이 이 곳 사이버 카페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아예 ‘시니어 필름 클래스’를 만들게 되면서 이들 할머니, 할아버지 필름 메이커들이 탄생하게 됐다.
“지난 10개월간 이 곳에서 사귄 친구들과 함께 ‘영화 만들기’를 배우게 됐지요. 무비 카메라 작동법도 배우고 메모리 칩 이용 방법, 동영상 찍기, 인터뷰 등 너무 재미나게 ‘영화 만들기’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게 됐어요.”
홍씨는 젊은 시절 약혼 때부터 손주들이 크는 모습 등 850장의 사진을 모아 동영상을 만들고 폴락의 도움을 받아 부인 홍정근씨와의 인터뷰를 담아 제작한 ‘나의 가족 유산’(My Family Legacy)을 선보인다. 홍씨는 “늙지 않으려면, 오래오래 젊게 건강하게 살려면 무덤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몸이 허락하는 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 늘 즐거운 생각만 한답니다”라며 젊고 건강하게 사는 노하우를 말한다.
매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의 사이버 카페로 출근하는 홍씨는 “노년의 건강비결이 뭐 따로 있나요. 부부간에 정다운 대화를 많이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등산을 다니는 것, 이게 건강관리 노하우죠”라 말했다.
또한 지난 35년간 등산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홍씨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앤젤레스 크레스트, 말리부 캐년, 마운틴 볼디, 빅 베어 등 산을 다니며 등산로를 왕복으로 4~8마일 정도 부인과 함께 벗삼아 오르고 있다고.
홍씨는 “치매예방을 위해 컴퓨터 클래스를 듣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영화까지 만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가족이나 친구의 전화번호는 수첩 도움 없이도 또렷하게 외우고 다닙니다”며 “가만히 있으면 안돼요.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내가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베풀며 즐기며 남은 인생을 사는 것 그게 바로 건강한 노년생활 가꾸기가 아닐까 합니다”고 덧붙였다.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의 총 디렉터인 마사 스핀크스 박사는 “5년 전만 해도 사이버 카페 한인 이용자는 20% 정도였는데 현재는 40~50% 정도로 늘었다”며 “이런 필름 메이킹 클래스는 시니어들을 좀더 젊게 만들고 천천히 늙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들끼리의 사귐이 있고 정신적으로도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 활동으로 건강한 노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지요”라 평가했다. 복잡한 기계 사용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이 노인 두뇌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예술활동은 노년기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001년의 워싱턴 대학 건강노화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300명을 조사한 결과 아트활동을 하는 그룹이 컨트롤 그룹보다 의사 방문 횟수가 더 적었으며 약물 복용도 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영화 배우는 재미 “나이 잊었어요”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자신의 체험적 이민생활을 담은 ‘나의 가족을 위해’(For My Family)를 찍은 한인 신흥자씨의 작품을 비롯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의 이야기, 불안 증후군 경험담, 50년만의 동창회, LA의 다문화를 조명한 작품 등 소소한 일상을 담은 작품들이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기록돼 상영된다.
27일 영화제가 끝난 후 세인트 바나바스 노인센터(675 South Carondelet St., LA)에서는 필름 메이킹 새 수강자의 등록도 받는다. 클래스에서는 카메라의 기초, 라이팅, 프로덕션, 사운드, DVD 만들기, 편집 등을 배운다.
영화제 이후 5월1일부터 5일까지 센터에서는 오후 1시에 노인 학생들의 전 작품을 상영한다. 27일 영화제에서는 도네이션 형식으로 입장료가 10달러.
나이가 들면 ‘곱게 늙고 싶다’는 것은 많은 노인들의 소망이 아닐까. 곱게 늙는다는 것은 육체적인 건강한 모습과 함께 정신적인 건강도 균형 있게 가꿔나가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인간의 평균수명도 늘면서 건강한 노년 가꾸기와 건강한 노년에 대한 준비는 결코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노년기는 남아도는 시간과 씨름하거나 삶을 돌아보며 스트레스 또는 우울증에 빠지거나 뜻하지 않았던 치매를 겪을 수도 있으므로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해 LA 한인타운 내 여러 건강보건센터와 노인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라인댄스, 퍼즐게임, 영어반, 컴퓨터 교실 등 노인들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건강증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의 (213)388-4444 Ext. 200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한 팁
-육체적인 운동뿐 아니라 생각도 젊게 하며
가꾼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두뇌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 활발한 두뇌활동은 신경세포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수 있다. 악기를 배우거나 퍼즐 게임 참여, 독서나 외국어를 배워본다. 커리어를 바꿔보거나 자원봉사에 참여해 본다.
-육체적 활동은 정신능력 저하를 늦추는 효과
가 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무리하지 않고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한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다.
-스트레스는 피한다. 스트레스는 좋지 않은 호
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을 위해 금연한다.
-기억력 감퇴나 신체적 변화에 대해 정기적으
로 주치의와 상담해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