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통보받은 고교 단짝들의 행복한 고민˝
클레어몬트와 UC버클리, UCLA와 USC…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까. 합격통보를 애타게 기다리던 12학년 학생들이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무더기로 날아온 합격통지서를 앞에 놓고 어느 대학으로 갈까 고민하는 시기가 됐다. 라카냐다 고등학교 12학년인 루크 이군은 초조한 기다림 끝에 클레어몬트 맥키나, UC버클리, UCLA, UC샌디에고와 USC등 서부의 명문학교로부터 잇달아 합격 통보를 받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오랜 수고가 끌날 때 느끼는 평온함과 곧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성인이 된다는 기대감도 잇따랐다. 그러나 앞으로 4년간 새 보금자리가 될 대학을 5월1일까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다. 매년 4월이 되면 12학년생들이 겪는 환희와 실망, 기대와 고민 등 온갖 감정이 뒤섞인 심경을 루크와 그의 단짝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짚어본다.
집떠나 첫 보금자리에 기대감
캠퍼스 분위기·학자금등 고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학 샤핑
루크 는 사실 지난해 동부대학 탐방을 다녀온 이후 동부 대학을 매우 가고 싶어했다. 하버드 등 동부의 대학에서는 반가운 소식을 알려오지 않는 바람에 선택의 폭이 자연 서부 대학으로 좁아졌지만 여전히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수 년전 맥키나를 방문한 적이 있는 루크는 신입생 정원이 UCLA의 한 클래스 수강생보다도 적은 300명밖에 되지 않는 리버럴아츠 대학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포모나 칼리지 등 5개 대학이 옆에 나란히 있어 대규모 대학 같은 특이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맥키나는 연 학비가 UC보다 훨씬 비싼 4만5,000달러이지만 대학 동창회 등에서 재정보조가 나와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1만5,000∼2만달러. 재정보조가 나오지 않는 UC와 학비면에서는 거의 비슷한 셈이다. 토론하기를 좋아한다는 루크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토론이 장려되는 분위기가 인상깊었다. 만약 맥키나에 간다면 바로 그 점이 결정적인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주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4명의 친구들과 함께 UCLA와 USC 캠퍼스 투어를 하고 난 다음에는 다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낮에는 아는 선배 누나를 가이드로 USC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UCLA 폴리 파빌리온에서 NCAA 대학농구 결승전을 보며 재학생들과 함께 UCLA 농구팀을 응원한 루크와 친구들은 “UCLA와 USC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이처럼 큰 대학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접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USC와 UCLA가 가까우면서도 매우 달라 두 대학 중에 한 곳을 고르는 것도 참 힘든 결정임을 알았다.
비즈니스를 전공할 계획인 루크는 USC가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뛰어나고 동창회 네트웍이 활성화되어 있어 졸업한 후 취직하기도 좋을 것 같아 고민이다. 그는 UCLA를 나오면 취직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USC는 큰 대학이면서 UCLA에 비해 클래스 규모가 작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혹시 좋아하는 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꾼다면 UCLA가 더 좋다. UCLA는 거의 모든 분야를 전공할 수 있지만 USC는 더 특수성이 있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또 UCLA는 기숙사가 현대적이어서 마음에 들었고 음식도 USC보다 좋아 보였다.
루크는 이번 주 맥키나의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석하고, 아버지와 함께 UC버클리도 방문할 예정이어서 결정을 내리기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루크의 어머니 에이미 이씨는 내심 맥키나가 가장 마음에 들긴 하지만 “4년동안 지내는데 본인이 편안한데 있어야 한다”며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원에 갈 때 동부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아직 동부로 갈 시기가 아닌가 보다며 위로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무엇이든지 항상 같이 한 루크의 친구들도 모두 1지망 대학에 가지 못하는 실망이 있었지만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학 샤핑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역시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한 상태.
대니얼 권군도 루크처럼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동부 대학에 가기 원했으나 역시 선택의 폭이 서부로 좁아졌다. USC, UC샌디에고와 UC어바인에 합격되는 한편 워싱턴 대학으로부터는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UC샌디에고는 형이 있고 의대준비(pre-med)전공에 좋지만 부모와 형은 그가 USC로 가길 원하는 데 결정은 USC로부터 재정보조가 얼마나 나오는지 본 후에 내릴 예정이다.
UCLA, USC, UC샌디에고와 UC어바인에 합격됐으나 컬럼비아 대학에 떨어진 스티븐 김군은 루크처럼 비즈니스를 전공할 계획이다. 스티브는 USC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UCLA보다 좋지만 “전공이 확실하지 않은데 USC에 가면 돈 낭비”라며 단점을 들었다. 그리고 UCLA는 한인 학생들이 너무 많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USC보다 학비가 저렴하고 주위 동네가 더 안전해 캠퍼스에 나와서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한편 UCLA에 가고 싶었던 데이빗 박군은 UC샌디에고와 UC어바인에 합격했다. 의대 준비(pre-med) 학과를 전공할 계획으로 UC샌디에고가 생화학 프로그램이 더 좋지만 UC어바인은 가깝고 공과를 전공하기로 마음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갈 지 아직 망설이고 있다.
폴 이군은 UC어바인, UC데이비스, UC리버사이드에 합격됐지만 USC에 불합격돼 실망이 컸다. 11학년때부터 USC에 가서 풋볼 경기를 보기 원했다는 폴은 부모가 걱정하지 말고 UC어바인에서 잘 하라고 위로했다.
폴은 pre-med를 전공할 계획으로 UC데이비스가 과학 프로그램이 우수하지만 아버지가 졸업한 UC어바인을 가기로 90% 결정했다.
폴은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UCLA로 갈 수도 있겠지만 커뮤니니 칼리지에 가기 싫다며 “커뮤니티 칼리지가 저렴하지만 대학 첫 2년이 가장 재미있다고 들었다”는 스티븐의 말에 동의한다.
UCLA와 USC에 가 본 결과 배운 것 중 하나가 UCLA에는 예쁜 아시안 여대생들이 많고 USC에는 예쁜 백인 여대생들이 많더라는 것이라는 이들은 집이 아무리 가까워도 기숙사에서 살겠다며 벌써 대학 생활에 들떠 있다
다섯 친구들은 실망이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루크는 동부 대학에 더 지원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지 않다며 그랬다면 대학원서의 질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친구가 되어 같은 교회에 다니고 공부는 물론, 과외활동이나 자원봉사도 같이 했다는 이들은 그래도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각자가 자기의 관심과 계획에 따라 서로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렇게 계획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학도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남가주 대학으로 가게 된 친구들.
대학에서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무척 궁금스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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