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올 가을 프리-킨더가튼과 유치원, 1학년에 각각 입학할 예비신입생들의 조기등록 업무가 일제히 시작됐다.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처음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학생이 모두 취학 전부터 계획성 있는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국교육협회(NEA)가 제시한 취학 준비 요령을 살펴본다.
지난 1월 뉴욕주 교육부 리전트 위원회는 현재 6세부터 시작되는 의무교육 연령을 5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승인한 바 있다. 갈수록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치원 과정을 의무교육 과정으로 채택하기 위한 시도였다. 그렇다고 학교에 입학하면 학교가 알아서 모든 자녀교육을 책임져 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그만큼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가 감당해야 할 교육적 책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유치원 교육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그저 맞벌이 부부를 위해 잠시 아이들을 맡아 돌봐주는 시설이 아니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가능한 조기에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아이들의 가능성을 발굴해주는 중요한 산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학생에 대한 학업성취도나 사회성, 자립심에 대한 중요도를 높이 다루고 있으며 학부모들 역시 유치원 교육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등록할 학교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가장 적절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데 힘써야 한다.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정의는 교육적 수준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아동들에게 학습 의욕과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선행교육 여부나 문화, 언어, 능력, 장애에 대한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해주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또한 언어교육에서부터 수학, 과학, 사회, 예술, 체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균형 있는 교과과정을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하고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참여도 적극 권장하는 곳이어야 한다.
취학을 앞둔 자녀 못지않게 부모들도 학교 입학 준비로 온갖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지만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계획한대로 준비한다면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우선 학부모들은 등록할 프로그램을 결정하고 필요한 등록서류를 준비 한다. 접수 마감 등 중요한 일정 등을 확인해 늦지 않게 하고 필요하다면 학교 정보를 보내줄 것을 요청해도 좋다. 오픈 하우스나 학교 투어 행사 참여도 권장된다.
학교 등록 전에는 소아과 주치의를 찾아 등록에 필요한 연령별 예방접종 이외 건강검진도 받도록 한다. 자칫 시력이나 청력에 이상이 있을 경우 학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등록할 학교가 결정되면 자녀를 맡을 담당교사를 미리 만나 자녀의 관심분야나 장점, 기타 교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 등을 전달하는 것이 좋고 자녀의 학급이나 학교, 학부모회에 참여하는 방법도 문의해 둔다.
더불어 자녀들도 취학에 앞서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학교에 입학하면 우선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있게 마련이다. 학교생활과 달라진 일상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생활계획표에 맞춰 하루 일정을 규칙적으로 보내는 습관을 들인다.
특히 학교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곳임을 자주 얘기해줌으로써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 또한 학교 입학 후 맞게 될 상황이나 변화, 학생으로서 자녀의 역할이나 의무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자녀가 입학할 학교에 미리 데려가 학교를 둘러보고 화장실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해 둔다면 한결 편안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입학 당일 오전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등교 준비를 해야 첫 걸음부터 제대로 뗄 수 있고 부모와 작별하는 시간도 충분히 할애해야 하
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취학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기준은 단순히 알파벳이나 숫자를 미리 깨우쳤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학습 준비 이외에도 자립심, 대화능력, 사회성 등에서 고른 준비가 필요하다.
항목별 준비 사항을 요약한다.
■학습준비: 자기 이름을 쓰는 연습은 기본이다. 가족과 자신의 인적사항에 대한 기초지식도 기억하게 연습시킨다. 매일 자녀와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도서관도 자주 방문하고 직접 도서 대여도 하게 한다. 노래를 통한 알파벳이나 숫자를 익히도록 준비하고 다양한 소
리와 사물을 보고 듣게 해준다. 글씨를 쓰지 못해 낙서를 하더라도 연필이나 크레용을 잡고 쓰고 그리기, 가위로 종이를 자르고 풀로 붙이는 것도 학습능력과 연관된 훈련의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사회성: 새로 만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줄 알고 교사의 지시대로 따르며 놀이를 할 때에도 순번을 지킬 줄 알고 부모와 등교 후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 등이 모두 사회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집안에서 지켜야 할 규정을 정해 반드시 따르도록 하고 규정을 어겼을 때에는 어떠
한 결과가 초래되는지에 대한 상벌제도 인식도 심어줘야 한다. 또한 식사시간과 취침시간을 규칙적으로 따르게 하고 상대의 감정을 배려해 놀이활동에 참가하게 지도해야 한다. 남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부정적인 행동은 자제시키고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을 가르치고 부모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자립심: 학교에서는 유치원생이라 할지라도 학생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신발 끈 묶기나 코트의 지퍼 채우기 정도는 혼자 할 줄 알아야 한다. 집에서도 옷 입기나 신발 신기는 스스로 하게 한다. 식사시간에 수저 놓는 일을 도와주거나 장난감을 갖고 논 뒤 정리정돈 하는 것도 좋은 훈련 방법. 화장실 가는 문제와 손 씻기 등도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고 퍼즐게임 등은 옆 사람 도움 없이 혼자 풀도록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다. 자립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이는 곧 사회성 발달이나 학업성취도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기억한다.
■대화 능력: 듣고 말하기는 어린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첫 학습 단계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와 규칙적으로 대화하
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하게 지도한다. 자녀의 질문에는 반드시 부모가 답을 해줘야 하고 노래 등 리듬을 실어 새로운 단어를 익히게
유도하는 것도 좋다. 더불어 자녀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따뜻한 메모를 매일 전달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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