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도 어렵지만 성공의 유지는 더 어려울지 모른다. 성공하면 방심하기 쉬운 인간심리라던가 경쟁에 의한 성공의 모방 등 수성(守成)도 그렇지만 성공 자체의 특징 때문이다. 모든 성공은 항구적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서서히 출발해서 성공했다고 해도 결국 쇠퇴하는 것이 기업을 포함한 모든 인간행위의 경로이다. 모든 성공이 항구적일 수가 없다면, 성공이 좌절될 것을 막을 방법은 없는가?
그 방법을 찰스 핸디의 저서 ‘역설의 시대’가 제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성공에는 반드시 끝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성공에만 매달리지 말고 그 성공이 절정에 도달하기 전에 또 다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안출해서 도입하라는 것이다. 그 새로운 방법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종전의 성공이 아직 계속되고 있으므로 능히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만일 아무런 대비 없이 종전의 방법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때를 맞이한다면, 때는 이미 늦어 새로운 방법을 정착시킬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 한마디로 성공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그 성공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제품수명 순환가설’(Product Life Cycle Hypothesis)을 보자. 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성공한다 해도 ‘신제품’ ‘성장상품’ ‘성숙상품’ 그리고 ‘사양제품’의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제품순환은 처음에는 제품매출이 미미하다가(신제품) 서서히 늘어나다 급격히 신장하는 성장단계를 거쳐 성숙단계에서는 매출이 극대화되었다가 매출이 줄어드는 사양단계를 거치는 비스듬한 S자형 형태를 나타낸다. 따라서 한 제품이 성공해서 ‘성장상품’을 지나 ‘성숙단계’에 이를 때 다른 ‘신제품’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첫번째 상품이 ‘사양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두번째 신제품이 ‘성장단계’에 이르게 되어 성공이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된다.
‘품, 기업 나아가 모든 인간의 행위는 이러한 비스듬한 S자형 성장형태를 보통 나타낸다. 초기에는 서서히 출발해서 번영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쇠퇴하는 것이다. 기업사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성공했다가 멸망했다. 그러나 성공적 기업은 이런 S자형의 경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조직(going concern)이다. 성공적 기업이 일시적 성공뿐만 아니라 지속적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핸디의 표현대로 성공적인 첫번째 S자형 커브가 하강국면으로 접어 들기 전에 새로운 두번째 커브를 시작하는 것 이다.
이렇게 보면 지도자란 첫번째 커브의 성공적 운영뿐만 아니라 그 첫번째 커브가 퇴조하기 전에 새로운 커브를 시작하는 비전을 지녀야 한다. 한 성공적인 대기업 회장이 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는 당신들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첫째로 우리는 전에 볼 수 없는 매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둘째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하고 있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은 순환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하냥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인간은 ‘찬란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노력하여야 한다. 나아가 찬란한 봄이 ‘찬란한 슬픔의 봄’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성공적 삶은 성공의 첫번째 커브가 퇴조하기 전에 두번째 커브들이 연속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결혼 등 모든 인간관계는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첫번째 커브가 끝나기 전에 두번째 커브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정요진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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