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인호(캐나다연방정부 국제무역위원회 수석연구위원/경제학자)
양극화란 최하와 최상위 소득 계층간의 격차가 커지고 중산층의 폭이 좁아져가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데 소득계층간의 격차가 왜 넓어져가고 있을까?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한국보다 격차가 더 크고 통계자료가 풍부한 미국의 현실을 분석해 보면 한국의 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통계청의 도시 가구 수지 동향 2005년도에 의하면 최하위 소득 20%(1분위) 계층의 연평균 소득은 약 1,040만원이고 국가 전체의 소득 점유율은 5.7%이다. 최상위 소득 20% 계층(5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약 7,287만원이고 전체의 소득 점유율은 40.1%를 차지하며, 최하와 최상위 계층간의 격차가 약 7배 된다.
한편 미국 통계국 2003년도 소득계층별 통계에 의하면 최하위(1분위)의 연평균 소득이 약 9,996달러(소득점유율은 3.4%)인 반면 최상위(5분위) 연평균 소득이 약 14만7,078달러(소득점유율은 약 49.8%)로써 그 격차는 14.7배인 점으로 볼 때 한국보다 약 2배 정도 불평등하다.
25년 전(1980년도)에는 미국의 소득 격차가 10.3배였으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격차가 커지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왜 계층별 소득 격차가 커질수 밖에 없을까? 글로벌시대의 중국의 부상과 지식 및 기술혁명이
소득 격차를 더 크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최하와 최상위 소득계층 구성원들의 소득 원천을 비교해 보면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
최하위 소득 20%계층(연평균 소득 2만5,000달러 미만)이란 누구를 의미할까? 연령별로 보면 24세 미만 가구중 약 48%, 65세 이상 가구 중에서는 31.3%가 최하위 20%계층에 속한다. 교육수준으로 볼 때는 고졸 이하(졸업장이 없는 경우) 학력소유자 중 약 45%가 이 그룹에 속한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자들로써 정부연금(Social Security Act에 의하여 보장된 소득)에 전적으로 의존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젊은 층으로서 저학력 단순근로자들인 것이다. 그들의 소득 원천은 최저임금 받는 직종(생산성이 낮은 직종)이든지 정부연금에만 의존하는 계층이다. 그들은 투자소득이 거의 없고 임금의 상승률은 인플레율(인플레 때문에 발생된 구매력 상실을 만회)을 반영시켜주는 수준에서 성장될 뿐이다. 현재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 5달러15센트는 1997년 이후 변함 없다.
최상위 20%의 구성원은 누구인가.? 연령별로는 35~44세 가구 중 21.4%, 45~54세 가구중 28.9%, 55~64세 가구 중 25.1%, 그리고 65세 가구 중 약 9.5%이며, 학력은 대졸 학력자 중 36.5%, 전문직 자격증 소유자 중 1.8%, 박사학위 소유자 중 약 57.8%가 이 그룹에 속한다.
최상위 계층의 소득 원천은 임금과 투자 소득인데 글로벌시대의 국제경쟁으로부터 비교적 격리된 지식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고학력 전문직종, 금융서비스 고위직종, 기업의 경영인들로써 그들의 임금은 인플레율 보다 빨리 성장하고 있다. 투자소득의 경우는 투자 위험률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인플레율 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높은 성장율로 성장하고 있다.
미주의 경제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과거 20년 동안 최상위 20%의 소득 성장이 최하위 20%계층 보다 약 17배나 높은 성장을 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미국의 계층간 소득분배 구조의 실패이므로 계층간 격차는 시간의 함수로 넓어져 간다.한국의 임금구조 실태(연령,학력,직종,기업 규모, 경력 연수별 격차)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임금의 수준은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임금 상승률은 수요와 공급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생산성의 상승과 인플레율에 의하여 결정된다. 생산성은 지식과 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좌우되지만 글로벌시대의 인플레율은 세계의 공장 중국에 의하여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제조된 값싼 소비재 상품의 가격이 안정되면 중국산 소비재 상품을 수입하는 선진제국의 물가는 안정 상태에 놓여 중국이 선진국의 인플레율을 꼭 잡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제시장의 이자율 상승률 또한 중국이 꼭 잡고 있다. 중국 자체의 낮은 인플레율과 중국의 저환율정책(환율 조작국으로 미국 경제학자들은 본다)이 맞물려 국제시장의 인플레율, 이자율, 임금상승률을 모두 묶어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득의 격차가 시간의 함수로 넓어지는 것을 부정적인 각도에서만 볼 것이 아니로 긍정적인 측면이 더 중요함에 유의하여야 한다.경제성장의 동력은 최상위 20% 계층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소득 양극화 논쟁은 경제정책적으로 무엇을 시사하는가? 인간 자본(human capital)에 투자한 사람은 높은 소득으로 보상을 받고 자본을 투자한 사람은 위험도가 높은 만큼 높은 투자 소득을 얻고 있다. 단순노동에 대한 임금보상은 인간자본 또는 투자자본의 보상을 결코 따라가지 못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