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건강을 자랑하는 안승균·안계순씨 부부의 건강비결 중 으뜸은 바로 달리기이다. 이들 부부가 정답게 헌팅턴 비치를 달리고 있다. <진천규 기자>
생업의 터전인 구두 수선소에 나란히 선 안승균·안계순씨 부부. 가게에 즐비한 마라톤 완주 메달은 은근한 마케팅 소도구도 된다.
60대 안승균·안계순씨의 건강비결
“마라톤을 얘기할 때는 너무 신이 나요. 아직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뛰니 훨씬 젊어지는 것도 같고요. 또 힘차게 건강을 가꿀 수 있으니 저희에게는 최고의 건강 관리법인 셈이지요.” 건강에는 좋다지만 젊은 20~30대도 꺼리는 달리기. 그것도 자신과의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힘든 운동종목 중 하나인 마라톤. 그 마라톤으로 건강을 관리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60대 마라토너 부부가 있어 그들의 건강비결에 관심이 크다. 지난 19일 열린 LA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달리기 동호회 ‘이지 러너스’(Easy Runners)의 안승균(69)·안계순(66)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주변에 젊어 보이려고 시작
격일로 바닷가 6마일씩 달려
대회도 꼭 참가 완주메달 24개
“야채주스 등 채식만 즐겨요”
“올해는 전보다 기록을 31분 정도 단축하고도 무릎 부상도 없고 완주 후에도 어디가 아프거나 피곤하지도 않아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고 운을 뗀 안승균씨는 지난 LA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시간17분의 기록을 세우며 생애 10개째의 마라톤 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인 안계순씨는 통산 14개째. 18여 년을 한결같이 헌팅턴 비치에서 자그마한 구두 수선가게 ‘모던 슈 리페어(Modern Shoe Repair)’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 부부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60대라도 달릴 수 있다는 이웃의 권유를 따라 달리기 동호회 ‘이지 러너스’에 4년 전 참여하고부터. 달리기 동호회에서 그룹으로 함께 아들, 딸 같은 동호인들과 연습하며 2002년 롱비치 하프 마라톤에 첫 출전해 자신감을 얻고부터는 부부가 함께 해마다 롱비치 하프 마라톤을 비롯 헌팅턴 비치 하프 마라톤, 샌디에고 락 앤 롤 마라톤, LA 마라톤 등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란 대회는 모두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이 나이에도 건강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지요. 사실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우리가 나이가 많지만 젊은이들 못지 않다는 것을 가게를 찾아오는 미국인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들 부부가 마라톤의 매력에 빠진 것은 좀더 젊어지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안계순씨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혹시나 미국인 고객들이 이 늙은 사람들이 잘 고칠 수 있을까 생각하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됐다고 한다. 젊은 사람 못지 않은 기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획득한 메달을 각각 하나씩 가게에 진열해 걸어 놓다 보니 마라톤을 시작한지 지난 4년 여 동안 부부가 함께 24개나 완주 메달을 모았다.
안계순씨는 “단골들이 달리기 사진과 걸려있는 메달을 알아보며 그 나이에도 마라톤을 뛰냐며 아주 부러워들 합니다”며 활짝 웃었다. 메달 수로는 부인이 4개 더 많이 땄다. 남편은 발 부상이 생겨 대회를 쉬기도 했기 때문.
안승균씨는 “너무 뛰면 관절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든 적든, 잘 뛰거나 그렇지 못해도 부상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지요. 무리했다 싶을 때는 근육을 쉬어 주고, 욕심 부리지 말고 조심조심 꾸준히 뛰게 되면 걱정 없습니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뛰다 보니 함께 보조를 맞추며 뛰기에는 최상의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가게 문을 열기 전 가게 근처 바닷가에서 아침마다 격일로 6마일씩 함께 뛰는 게 이들 부부의 건강관리법이다.
또한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오전 7시 열리는 동호회 모임은 빠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주일에 뛰는 양은 약 30마일 정도. 또한 부인은 “가게 일을 하다가도 마라톤 대회 준비를 할 때나 몸이 찌뿌둥하다 싶으면 번갈아 가며 달리기 연습을 하고 오기도 합니다”며 “연습할 때도 뛰거나 걷는데, 처음 LA 마라톤을 출전했을 때 제가 남편을 따라잡은 적이 있어요. 남편이 큰 대회라 중간에 지쳐 걷고 있었는데, 저도 함께 보조를 맞추며 걷고, 나중에 결승점까지 함께 골인했지요”라고 밝혔다.
이들 60대 부부의 건강비결은 또 있다. 바로 아침마다 야채 주스 마시기와 채식위주의 식단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가든그로브 집 텃밭에서 키운 신선초를 갈아 마셔오다 요새는 신선초 농사가 안돼, 얼마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민들레·케일·샐러리 등을 갈아 주스로 짜 마시고 있다.
부인은 “야채주스 마시는 습관은 14년간 꾸준히 지켜오고 있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 꾀가 났나 봐요. 요즘 주스는 일주일 1번 정도 마셔요. 육류나 생선은 거의 안 먹고, 된장과 밥, 김치, 야채 등을 주로 먹고 있어요”라 야채 위주 식단을 밝혔다.
건강한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 덕인지 잠도 숙면을 취하고 흔한 종합 비타민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안계순씨는 “젊었을 때는 몸도 약한 편이었지만 달리기로 건강을 가꾸면서부터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갱년기 장애도 모르고 지나갔을 정도”라며 “사실 마라톤은 싫증이 잘 나는 운동인데, 자연 속에서 젊은 사람들과 함께 뛰니 더 젊어지는 것 같고 활력도 마구 샘솟는 것 같아요. 힘들게 뛰어 마지막 골인 순간의 성취감은 말로는 표현 못할 정도랍니다”며 노년기 건강관리의 기둥이 되고 있는 마라톤 애찬론을 펼쳤다.
남편은 “나이 들어도 몸에 맞는 운동이 제일입니다. 뛰는 것은 돈도 들지 않고요. 바닷가에서 뛸 때는 몸에서 엔돌핀이 나오고 신들린 사람처럼 기분도 아주 좋아져요. 신체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 증진에도 아주 좋지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은 올 가을 롱비치 대회를 비롯 겨울에 있을 라스베가스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여러 곳에서 마라톤을 뛰는 것이 어느 호화 여행 부럽지 않다는 안씨 부부는 “최선을 다해 뛰기 보다는 걷기도 하면서 즐기면서 뛰는 것이 나름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자그마한 체구마저 서로가 닮은 꼴인 두 사람의 뛰는 밝은 모습에서 노년기 건강유지 비결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남가주 한인 마라톤 동호회 연락처
마라톤은 혼자 뛰기는 버거운 운동이다. 동호회를 참여하거나 서포트 그룹으로 뛰게 되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한인 마라톤 동호회 연락처와 모임 장소를 소개한다.
-이지 러너스: 세리토스 리저널 팍 (562)233-5800 최홍
-그리피스 파크 러너스: 그리피스 팍 (323)683-0559 이진수
-해피 러너스: 라카냐다 안디옥 교회 (818)974-9035 임연재
-미주 한인마라톤 동우회(KART): 패사디나 로즈 볼 (909)477-0993 정철교
-한인마라톤 클럽(KMC): 그리피스 팍 (213)453-4864 조앤 정
-동부 달리기 모임: 다이아몬드 바 (949)939-3156 김 테레사
-밸리 마라톤팀: 샌퍼난도 밸리 (818)334-9061 폴 김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 그리피스 팍 (213)820-2266 김종복
#안씨 부부의 건강 비결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
늘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걱정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채식위주의 식단을 먹는다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한다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남을 미워하지 않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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