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한국야구팀이 일본팀을 2-1로 제압하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의 4강팀 중 하나가 되었다. 그에 앞서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팀을 쉽사리 제압(7-3)하여 세계로 하여금 한국 야구 실력을 무시 못하게 만들었다. 그 이전 토쿄에서의 한일전에서도 일본팀을 꺾어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ESPN 홈페이지에 의하면 한국이 초대 WBC 최우수팀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팬들이 32.8%로 2위를 차지한 도미니카 공화국을 크게 앞질렀고 최우수선수도 이승엽이 미국의 켄 크리피 주니어를 10포인트 가까이 앞선 39.3%를 차지했다니 이변이란 표현이 적절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연봉총계로 볼 때 미국선수들의 20분의 1쯤밖에 안 되는 한국선수들의 승승장구의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김인식 감독과 코치들의 탁월한 용병술, 국내파와 해외파의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선수들의 일치단결, 또 일본팀 스즈키 이치로가 동경 대결에 앞서 “한국 야구가 앞으로 30년간은 일본을 못 넘보게 하겠다”는 경솔한 말로 대표되는 한국팀에 대한 상대국들의 깔보는 태도 등이 손꼽힌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녀 쇼트트랙 3관왕 등의 금메달 획득 기록, 독일 월드컵의 4강 진출로 이어질 것 같은 한국 축구팀의 호조, 세계 주니어피겨스케이팅의 챔피언이 된 김연아의 쾌거, 그리고 미국 LPGA의 한국 낭자들의 맹활동 등을 놓고 볼 때 전반적으로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어느 신문에서 본 것처럼 아프리카 53개국의 GDP(국내총생산량)를 도합 합산한 것보다 우리나라 GDP가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된다. 아프리카 전체의 1년 GDP가 약 6,000억 불인데 우리나라의 재작년 GDP는 6,700억 불로 세계 제11위였다. 그리고 멕시코를 뺀 중남미 대륙의 34개국 1년 총수출액수가 약 2,000억 불인데 한국의 작년 수출액수가 2,900억 불이었으니까 나라 크기나 인구로 보아 수출대국 중 하나로 꼽혀도 손색이 없다.
결국은 그와 같은 국력 때문에 스포츠 각 분야에서 출중한 선수들을 배출할 수 있었고 또 큰 기업들의 팀 지원이 가능했을 것이다. 스포츠뿐이랴. 우리 국민들의 평균수명 자체가 보릿고개 때마다 굶주리던 6.25 동란 이후 1960년대 초에 비해 10여 년이 증가한 76.85세가 되었으니까. 평균신장만 보더라도 불과 몇십년 전과 다르다. 필자는 남이장군 계통으로 선조들이 다 수군절도사 아니면 병마절도사를 지낸 무반집안의 후예였기에 중학교 1학년부터 6척 장신이었다. 아마도 조선조 초기부터 무관으로 출세하려면 장대한 키가 하나의 요건이었던지 구한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근위 보병대대의 참위(소위)를 지내셨던 선친께서도 그 당시 보기 드문 6척이셨으니까 키 크기는 유전 탓이겠다. 하지만 영양도 주요 요소일 것이다. 필자가 도미한 1964년까지도 서울 시내버스는 모두 5척 7, 8촌 높이였기 때문에 나는 버스의 환기통 속에 머리를 들이밀어야 설 수 있는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버스 모두 다 6척 이상의 높이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키 큰 아이들이 무척 많아졌다.
키 얘기를 하다보니 작년 말인지 워싱턴 지구 경기고등학교 동창회의 여흥순서에서 공연했던 평양예술단원이었다가 탈북한 두 명의 연예인이 생각난다. 두 사람 다 왜소한 체구였을 뿐 아니라 어렸을 때 잘 못 먹고 자란 듯한 윤택하지 않은 표정과 몸가짐이었다. 북한에선 예술단원들에게는 특별대우가 있었다는데 그 정도라면 일반 시민들이나 어린아이들의 고생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런가 하면 김정일의 일당 일인 폭정을 뒷받침하는 군간부들이나 노동당 당료들은 얼굴에는 개기름이 흐르고 살찐 몸을 김정일이 하사하는 벤즈 차에 푹 안착시켜 호강을 하는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주사파 출신 세력들은 북한주민들의 기본인권 부재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눈만 안 돌리는 게 아니라 통일연대 같은 단체들은 유럽에서 열릴 북한 인권문제 국제회의를 규탄하기 위해 90명 규모의 데모대를 파견할 계획까지 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인간들이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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