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뻐서 눈물이 다 나더군요”“인터넷으로 경기를 보며 너무 응원을 해서 목이 다 쉬었어요”“2002년 월드컵 때의 흥분이 재연되는 것 같아요”“한국에 뭔가 운이 따르는 것 같지 않아요?”
14일 한인사회의 화제는 단연 ‘야구’이다. 전날밤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서 한국이 ‘무적함대’미국을 참패시키자 한인들은 모였다하면 야구 이야기로 싱글벙글 이다.
‘이변’‘돌풍’‘경악’‘놀란 한국, 더 놀란 미국’…한국의 미디어들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미국 주류 언론들은 ‘100여년의 야구 역사, 지구상에서 제일 돈 많이 받는 선수들’이 왜 이렇게 죽을 쑤는 지, ‘미국야구가 국제적 망신’이라며 미국팀을 질타하고 있다.
도대체 한국 야구 대표팀이 왜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것일까.
한국과 미국은 여러모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저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역사만 봐도 야구 종주국 미국의 역사는 136년, 한국은 프로 야구 생긴지 24년이다. 실력에 따라 몸값이 오르내리는 현실을 감안해 몸값을 따져봐도 천지차이이다. 선발 10명의 연봉 합계가 미국은 9,855만 달러(963억원 정도), 한국은 45억원 정도로 1/20도 안 된다.
어느 모로 보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그 싸움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은 물론 김인식 감독이다. 그의 개성 있는 야구 철학이 제각각 개성 있는 선수들을 하나로 뭉쳐 팀웍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철학은 “야구는 사람이 한다”는 것이다. ‘사람 야구’이다.
야구란 상황에 따라 다르고, 상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작전 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사람이라고 그는 말한다. 상황에 따라 사람을 골라 쓴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인 박찬호를 마무리로 기용해 투수진에 든든한 안정감을 준 것이 그 한 예. 긴박한 순간에는 뭐니뭐니해도 경험 풍부한 선수가 흔들리지 않고 마무리를 잘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한국팀이 미국팀보다 단 하나 강한 것이 있었다면 정신력이었을 것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선수들이 ‘애송이’한국팀을 맞으면서 긴장했을 리가 없다. 필경 동네 야구하는 기분으로 느긋하게 경기장에 나왔다가 똘똘 뭉쳐 치고 들어온 한국 선수들에게 정신이 얼얼하도록 얻어맞고 말았다.
한국 선수들도 처음부터 이렇게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미국, 일본, 한국 등 다른 무대에서 제각기 뛰던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자극한 공로자가 있다. 일본 대표 선수 스즈키 이치로이다. 1라운드 일본과의 대결에 앞서 스즈키는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게 해주겠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그 말에 한국 선수들은 자극을 받아 똘똘 뭉쳐 일본을 꺾었고, 그것이 그대로 팀웍이 되었다.
이변이 가능한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4강을 눈앞에 둔 한국팀이 또 어떤 이변들을 몰고 올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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