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WBA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타이틀을 따낸 러시아의 자이언트 니콜라이 발루에프.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잔 루이즈는 헤비급으로서는 작지 않은 덩치지만 발루에프에 비하면 어른 앞에 선 아이처럼 아주 왜소해 보인다.
옛날 헤비급 복서와는 비교 안 되는 거구들 즐비
7피트·327파운드 발루에프 WBA 헤비급 등극후
‘수퍼 헤비급 만들어야’ vs.‘덩치로 복싱하냐’ 논란
러시아의 엄청난 거한 니콜라이 발루에프가 헤비급 복싱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헤비급도 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가장 무거운 체급으로 헤비급이 만들어졌지만 옛날에 비해 헤비급 선수들이 엄청 커져 한체급 선수로 보기 어려울 만큼 덩치 차이가 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특히 지난해 연말 러시아의 괴물 복서 니콜라이 발루에프가 WBA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자 헤비급보다 무거운 체급을 창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필연론이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연말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졌던 WBA헤비급 타이틀전. 도전자 니콜라이 발루에프와 챔피언 잔 루이즈가 링위에 올라서자 과연 둘이 붙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발루에프의 덩치는 위압적이었다. 키가 7피트에 몸무게 327파운드나 나가는 발루에프 앞에 서니 6피트2인치, 238파운드의 루이즈는 어른 앞에 선 어린애였다. 발루에프의 판정승으로 끝난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과연 대학생과 어린애를 싸움붙여도 되는가라는 의문을 야기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덩치차이가 났다.
7피트에 달하는 괴물을 헤비급 챔피언으로 맞이한 복싱계는 수퍼사이즈 파이터들이 뛰는 별도의 체급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술렁이고 있다.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으로서 최초의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마이클 스핑크스는 “아마추어에서처럼 프로에서도 수퍼헤비급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1930년대 헤비급을 되돌아보면 갈색의 폭격기 조 루이스는 200파운드에 키는 6피트2인치였고, 40여년 뒤 무하마드 알리는 6피트3인치에 215파운드였다. 두 전설적인 복서는 그래도 큰 편이었고 180파운드대의 헤비급 챔피언들도 많았다. 200파운드선을 오가던 헤비급은 1990년대 들어 평균적인 덩치가 쑥 올라갔다. 레녹스 루이스는 6피트5인치의 장신에 240파운드로 헤비급을 장악했다. 가장 많이 나가는 축에 속했던 조지 포먼이 지난 1995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을 때 군살이 잔뜩 붙은 256파운드였다.
지금은 230파운드를 넘는 헤비급은 허다하고 발루에프 같은 자이언트도 종종 링위에 올라선다. 하지만 수퍼헤비급 창설을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북아메리카복싱연맹(NABF)의 렉스 워커 회장은 “현재 거론할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잘하는 헤비급 선수가 되기 위해 몸이 거대하고 무거워야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체구가 거대한 선수중에 실력있는 선수는 별로 없다. 이들을 위해 따로 체급을 만들어야할 이유가 없다. 체구가 거대하다고 해서 복싱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별도의 헤비급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73년 무하마드 알리를 꺾었던 켄 노턴은 수퍼 헤비급 창설을 지지한다.
군살 한점 없는 매끈한 225파운드의 근육질 몸매로 영화배우로도 활약했던 노턴은 자이언트들의 엄청난 파워를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하마드 알리라면 아마 능히 발루에프같은 친구를 요리할 것이다. 알리는 가장 위대한 복서가 아닌가. 하지만 알리가 아닌 다음에야 한두대는 맞을 것이고, 만약 300파운드나 되는 거대한 체구가 때리는 주먹을 맞는다면 박살이 날 것이다
물론 덩치가 크면 불리한 점도 있다. 레녹스 루이스는 “230파운드가 넘는 거구들에게는 12라운드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힘은 다 빠져 주저앉고만 싶은데 앞에는 조그만 친구가 여전히 때리려고 덤벼들고 있다. 죽을 노릇이다. 물론 키와 체중면에서 유리하지만 오래가면 더 피곤한 쪽은 자이언트들이다하고 말한다.
헤비급 상위 랭커로 6피트4인치 250파운드의 거구인 새넌 브릭스도 루이스의 말에 동의한다. “거대한 친구중에 훌륭한 복서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 6피트4인치를 넘는 큰 친구중에 뛰어난 챔피언이 된 경우는 레녹스 루이스가 유일하다. 덩치가 너무 크면 펀치를 잘 먹이지 못한다. 잭 뎀프시는 제시 윌라드와 싸웠는데 윌라드는 자신보다 100파운드 가까이 무거웠다. 뎀프시가 어떻게 싸웠는지 잘 알 것이다. 뎀프시야 말로 위대한 복서다
뎀프시는 1919년 세계 타이틀전에서 187파운드로 싸웠는데 245파운드나 되는 윌라드를 첫회에 7번이나 다운시켰고, 결국 3회에는 레퍼리의 경기 중단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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