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예술의 도시, 베니스 비치에 자리잡고 있는 하마 스시는 겉으로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을 가득 메운 손님들이 자연스레 연출하는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제대로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지금 이 자리, 한곳에서만 28년 동안 한결같이 건재해왔다니 오랜 세월이 주는 위엄 때문이 아닐까. 그 오랜 시간만큼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어 더욱 흥미롭다. 유명한 영화배우 쿠바 쿠딩 주니어가 처음 스시를 맛본 곳이기도 하고, 어떤 손님은 어린 시절의 생일에 이 레스토랑에서 불러주었던 축하 노래 ‘하마 송’(hama song)이 그리워 성인이 된 후 다시 찾기도 하고, 다른 주로 이사간 또 다른 손님은 공항에서 이곳으로 직행, 문 닫을 때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호텔 캘리포니아’를 다른 손님들과 함께 따라 부르며 하루를 마감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도 생일 축하 노래와 클로징 송은 하마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손님들에게는 맛있는 요리만큼 친숙한 메뉴 중 하나다. 어디 손님뿐이랴. 1년 전 이곳을 인수한 한인 주인 역시 젊은 시절 남편과 자주 데이트하며 걷던 추억의 장소가 바로 베니스 비치의 하마 레스토랑 근처라니 참 사연도 많은 곳이다.
유명 연예인들 단골 고객
신선한 재료가 요리 포인트
1년전 한인 인수
“하마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베니스 비치 주민들이에요. 대부분이 외국인들이죠. 주로 영화나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 정서가 독특한데 다른 식당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마더스 데이에는 오히려 한가하고, 비오는 날은 분위기 잡는 손님들로 아주 북새통이랍니다. 흐린 날엔 생선회를 먹지 않는 한국 사람들과는 아주 달라요”
하마 스시 사장 에스더 장씨의 설명이다.
편안한 캐주얼 복장에 야구모자 눌러 쓴 유명 배우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하마 스시 레스토랑이 꾸준히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하고 맛있는 스시와 롤 덕분이다. 수산시장에서조차 하마 레스토랑으로 납품되는 물건은 신경 쓸 정도로 신선한 재료 고르기에 깐깐하기 때문이다.
푸짐한 스시콤보는 두 사람이 먹을 만큼 푸짐하다.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스시 콤보. 게 살과 잘게 썬 튜나를 넣어 만든 롤에 연어, 튜나, 장어 등 다양한 종류의 스시와 미소 수프가 함께 서브되는 스시 콤보는 두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특히 게살을 발라 아보카도, 오이를 넣은 크랩 롤은 한 입 깨물자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데 그 이유는 진짜 게살을 발라 만들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랍스터 다이너마이트.
또한 28년 동안 베스트 셀링 메뉴로 꼽히는 랍스터 다이너마이트는 쫄깃한 랍스터 살, 부드러운 버섯, 고소한 크림 소스가 어우러져 그 맛이 일품인데 맥주 안주는 물론 애피타이저로도 그만이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우리 입맛에는 다소 짜다고 느껴지므로 주문 할 때 덜 짜게 해달라는 것도 잊지 말 것!
흰살 생선, 귤, 아루굴라 잎을 곁들여 만든 사시미 샐러드.
스시 콤보와 랍스터 다이너마이트가 향수를 그리워하는 하마 레스토랑 손님들을 위한 메뉴라면 퓨전 미각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을 위한 메뉴도 있다. 흰살 생선과 귤, 오개닉 아루굴라(arugula)에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드레싱을 곁들인 사시미 샐러드와 빨간 딸기를 얇게 썰어 얹은 스트로베리 롤이 바로 그것. 디저트 롤이라고도 불리는 스트로베리 롤은 바삭한 새우튀김, 부드러운 아보카도, 고소한 게살을 넣어 롤을 만 다음 얇게 썬 딸기를 얹고 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나오는데 상큼한 딸기 향이 혀끝에 남아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하마 스시 레스토랑 내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베니스 지역의 예술가들 작품이 전시되기도 하는데 3월부터는 사사리오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한편 그가 하마 스시에서 즐겨 먹는 롤을 새 메뉴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과 퓨전이 잘 어우러진 먹거리, 예술가들의 자유로움, 솜씨 좋은 스시 맨들의 퍼포먼스를 한꺼번에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 들러봐도 좋은 하마 스시는 저녁(오후 5시30분)에만 오픈 한다. 주소와 전화번호는 213 Windward Ave. Venice, 90291. (310)396-8783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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