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잡은 멸치
올리브유로 저민 통조림
감칠 맛 소스에 많이 사용
샐러드에 응용해도 좋아
달콤 짭짤한 멸치 볶음은 우리 식탁에서 가장 인기 좋은 반찬일 것이다.
마른 멸치는 고추장에 찍어먹기만 해도 맛이 좋고, 기본 다시물을 낼 때도 빠질 수 없는 것이 은빛 나는 크고 통통한 멸치이다.
칼슘의 보고이기 때문에 국물을 내고 건져낸 것도 버리지 말고 그냥 씹어 먹으면 요리 도중에 먹는 훌륭한 간식거리가 된다. 그냥 국과 함께 먹으면 좋을 터인데 국물 낸 후에 깨끗이 건져내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고소한 국물만을 좋아하고 국물 속에 멸치 머리나 몸통의 뼈가 떠다니는 것을 보기 싫어하는 이유 때문.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용서될 수 없다는 멸치의 형태는 동서를 막론하고 마찬가지 인가보다.
미국인들도 ‘앤초비’(Anchovy) 하면 두가지 반응이다.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한다. 냄새나 모양 때문에 가까이 하기가 싫고 자칫 비릴 수도 있는 강한 맛 때문에 요리 사용시 맛있게 응용하기가 어렵고 번거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앤초비를 이용한 요리가 많이 있지만 그 형태를 보존해서 요리한 것은 피자에 올린 타핑 정도이고 거의가 멸치가 간직한 깊은 바다의 맛만이 드러나도록 요리에 사용한다.
사용하기 쉽도록 살만 포를 떠서 염장하여 올리브 오일에 담가 캔 제품으로 나오는 것, 소금 염장만을 해서 병에 담긴 것 정도를 일반 마켓에서 볼 수 있는데 올리브 오일에 담근 것을 요리에 많이 사용한다.
유럽에서는 지중해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관계로 지중해 지역의 요리에 많이 쓰여지고 있는데 토마토소스나 피시 소스, 닭이나 양요리에 즐겨 이용되고 있다.
주로 소스에 많이 사용되는데 아주 입맛 돌게 감칠맛을 내주는 비밀 병기로 애용되지만 앤초비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좋아하는 시저 샐러드의 드레싱이 앤초비와 마늘로 맛을 낸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올리브오일에 담겨 절여져 있는 앤초비 살을 조금만 떼어서 꼭 한번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짭짤하고 쫀득쫀득한 살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나는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버터를 한 조각 녹이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앤초비 포뜬 것 두개쯤을 넣어 휙휙 저어서 샐러드 야채 위에 뜨거울 때 뿌려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방울 토마토나 아보카도 정도만 곁들여도 훌륭한 점심이다.
또 맛갈스런 우리네 젓갈종류가 생각날 때는 앤초비를 잘게 썰고 할라피뇨와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얹어 살짝 버무리면 젓갈보다 더 깔끔한 맛을 내면서 그리움을 달래기에는 이만한 반찬이 없을 정도다. 가까이 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앤초비 요리 몇가지를 소개한다.
앤초비 딥
▲재료: 마요네즈 1/2컵, 사워크림 1/2컵, 디종 머스타드 2큰술, 레몬즙 1 작은 술, 마늘 파우더 조금, 양파 파우더 조금, 말린 딜(dill) 1큰술, 앤초비 1캔(2oz)
▲만들기: 그릇에 앤초비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잘 섞어둔다. 앤초비는 캔에서 꺼내 잘게 다지고 먼저 반정도의 양만 넣어보고 맛을 봐가면서 더 첨가한다. 냉장 보관하여 하루정도 두면 더 맛있다. 고소하고 감칠 맛 나는 앤초비의 맛을 부드럽게 느낄 수 있다. 작은 당근, 브로컬리, 셀러리등의 야채를 찍어먹기에 안성맞춤이며 샌드위치 스프레드로도 좋다.
앤초비 파스타
▲재료: 앤초비 5조각, 버터 3큰술, 마늘 4개, 블랙올리브 슬라이스 된 것 조금, 아스파라거스 5개, 스파게티
▲만들기: 스파게티를 알단테(퍼지지 않고 꼬들꼬들하게)로 삶아둔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가열되면 버터를 녹인다. 마늘 저민 것을 넣어 살짝 갈색이 돌도록 볶아 향을 내고 블랙올리브와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살짝 볶아 익힌다. 앤초비를 넣어 뒤적거려주면서 형채가 없어질 때쯤 삶아둔
스파게티를 넣어 간이 잘 배도록 볶아준다. 앤초비의 강한 맛을 버터가 잘 중화시키고 감초같은 올리브와 함께 맛깔스러운 파스타가 된다.
매운 앤초비 무침
▲재료: 고춧가루 2큰술, 할라피뇨 1개, 볶은 깨1큰술, 참기름 1큰술, 앤초비 1캔
▲만들기: 할라피뇨는 저며 썰고 올리브오일을 제거한 앤초비도 듬성듬성 썰어 둔다. 종지에 썰어둔 앤초비를 넣고 고춧가루, 할라피뇨, 깨, 참기름을 넣어 먹기 전에 버무린다. 막 지어낸 따끈한 밥 한 공기만 있으면 입맛 없을 때 밥도둑이다. 젓갈과 같은 맛이 나며 쌈을 싸 먹을때도 잘 어울린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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