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콜로시엄에 북가주 한인사회 사상최대 인파가 운집,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국, 코스타리카에 0-1 무릎
공격 치중하다 수비 빈틈, 전40분 PK 실점
북가주 한인사회 사상최대 운집 열띤 응원
거의 온통 붉은 물결을 이뤘다. 한 짬이 멀다 하고 출렁이는 그 물결을 타고 대〜한민국!! 함성이 진동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두어시간 전부터 그랬고, 파이널 휘슬이 울린 한참 뒤에도 그랬다.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축구한판이 펼쳐진 오클랜드 콜리시엄은 숫제 한국의 홈필드였다. 그러나 승리는 없었다. 있기는 했으되, 코스타리카
몫이었다. 북가주 한인사회 100여년 역사상 가장 많은 한인들(약 1만7,000 관중의 대다수)이 한자리에 모여 거의 일방적 응원을 펼친 가운데 11일 오후 3시 벌어진 06독일월드컵 대비 평가전에서, 한국은 주도권을 틀어쥐고 상대골문을 연거푸 노크했으나 터질 듯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결정타에 애만 태우다 전반 40분 내준 페널티킥 한방의 생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0대1 패배로 물러섰다. 한국축구의 상징이 되다시피한 경기초반 파상공세도 없었다. 실전을 곁들여 중동-홍콩-캘리포니아로 이어진 장기훈련과 사흘도 채 안된 LA 갤럭시전 피로가 덜 씻긴 ㏏?适?양쪽 날개 이천수와 정경호 등 두세명을 빼고는 대부분 몸이 무거웠다. 게다가 보통축구장보다 짧게 깎여진 잔디는 가뜩이나 무거운 선수들의 중심이동을 자주 훼방놓았고 그바람에 볼컨트롤도 패스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코스타리카 선수들도 죽자사자 뛰기보다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역습을 노리는 식이어서, 일찌감치 달아오른 관중석과는 달리 잔디위 전투는 20분이 다
되도록 느슨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주역은 역시 정경호와 이천수였다. 왼쪽날개 정경호가 20분쯤 문전까지 파고들어 기습슈팅으로 공세의 고삐를 당기자 오른쪽날개 이천수가 21분 과녁을 살짝 빗나가는 문전프리킥으로 그 고삐를 더욱 잡아챘다.
23분, 정경호의 크로스에 이은 중앙공격수 조재진의 헤더(헤딩), 2분뒤 또다시 정경호의 도움을 받아 백지훈이 벌칙구역 왼쪽에서 때린 회심의 왼발슈팅은 수비수 몸을 스치고 왼쪽 골 포스트를 맞힌 뒤 과녁밖으로 방향을 틀어버렸다. 관중석의 함성과 파도타기는 더욱 높아지고 잦아졌다. 한국의 공격도 강화됐다. 그 틈에 생긴 수비의 틈이
문제였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한국문전 왼쪽으로 길게 찔러준 패스를 발빠른 재간둥이 빅토르 누네즈가 낚아채 돌아서는 순간, 다급한 나머지 마지막 수비수 김상식이 넘어뜨리는 바람에 페널티킥. 02월드컵에서 한국골문으로 지키며 4강돌풍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던 이운재 골키퍼는 방향을 간파하고 두손을 뻗으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알바로 사보리오의 발끝을 떠난 볼이 더 빨랐다(40분). 곧바로 재공세에 나선 한국은 코스타리카진영 오른쪽을 파고든 이천수가 기막힌 발리슛 묘기를 보였으나 상대문지기 포라스의 선방 또한 동물적이었다. 줄기차게 이어지는 공격은 허탕을 치고 간간이 맞는 수비에서는
뜨끔한 빈틈을 보이는 양상이 후반에도 계속됐다. 특히 후반4분 문전으로 날아든 평범한 크로스를 수비수끼리 미루다 실점위기를 자초하는 등 4백 수비가 미완성 과제임을 거듭 노출했다. 가뜩이나 무거운 몸은 후반 20분을 넘어서며 더욱 무거워져, 있는 공간을 활용하지도 없는 공간을 만들어내지도 못한 채, 서서 주고 서서 받는 공놀림을 반복하다 번번이 가로채기를 당해 맥이 끊겼다. 후반 28분, 상대진영 오른쪽에서 낮고 빠르게 띄워준 조원희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솟구쳐 머리로 내리꽂은 슈팅마저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가는 등 승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한국이 한걸음 앞섰던 양팀 간 역대전적은 2승2무2패 균형점으로 뒷걸음질쳤다. 한국의 올해 전적도 3승1무3패로 좌우대칭이 됐다. 그렇다고 코스타리카전 패배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었다. 미국과의 비공개 약식평가전이나 객관적 전력상 몇수 아래인 LA 갤럭시전 완승 등으로 자만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유익한 패배이기도 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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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감독의 말
▶딕 아드보카트(한국)= 경기에서 지면 일반적으로 화가 나야 하는데 전혀 화나지 않는다. 페널티킥을 내준 것을 빼면 모두 잘했다. 수들이 자랑스럽다. 3주 동안 8경기를 치러 굉장히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뛰어줬다. 90분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80분 동안 경기를 지배했고, 수비 한명이 실수했지만 그게 찬스를 내준 것을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15분 경기는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지만 전반
30분부터는 공간을 완전히 장악했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고 10번의 많은 찬스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넣지 못했다. 한 경기에서 승자는 오직 한 팀이다. 이 경기에서 그 팀은 한국이었어야 했다. 선수들에 대해 불만족스런 부분은 없다. 우리의 미래는 매우 밝다. (15일 LA에서 치러지는) 멕시코전은 7만명의 멕시코 관중을 상대로 경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아주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알렉산데르 기마라에스(코스타리카)= (한국의 보완점을 묻는 질문에) 이 부분은 내가 말할 필요가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주 지혜롭고 훌륭한 분이니까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한국은 독일월드컵에 대비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조금 전에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을 들었는데 그의 말이 다 맞다. 우리는 운이 따랐고 한국은 불운했다. 한번의 득점 기회를 살려 이길 수 있었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맞붙는 개최국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전력탐색을 위해 와 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많은 선수들을 교체해 코스타리카가 좋은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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