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정 화보
TV 스코프] ‘상상플러스’ 들여다 보기
KBS 2TV 오락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연출 이세희)가 폭발적인 인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올드 앤 뉴’를 통해 소개된 우리말들은 세대를 넘나드는 유행어가 되고, ‘상상 플러스’를 보지 않으면 다음날 대화에서 소외될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놓여있다. 노현정 아나운서를 비롯해 탁재훈 이휘재 등 MC들은 TV 오락 프로그램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다.
얼음공주·MC 삼총사가 벌이는 폭소탄 유쾌한 수다·유쾌한 ‘깔때기 체벌’ 백미
지난 1월 31일 방송분은 30%(TNS미디어 집계)의 시청률로 지난 2003년 6월 KBS 2TV ‘개그 콘서트’ 이후 2년반 만에 시청률 30%에 도달한 오락 프로그램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상상 플러스’의 인기 비결의 출발점은 시청자의 댓글 참여를 소재로 활용해 시청자와 소통을 시도한 신선한 기획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탁재훈 이휘재 등 MC들이 즐기는 자유분방한 언어 유희와 이 분위기에 젖어 들어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게스트 출연자들의 편안한 모습이 웃음의 강도를 높이고 재미를 극대화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단 한 사람, 노현정 아나운서를 빼놓고는 모든 출연자 및 제작진이 잠시도 웃음을 멈추지 않는 녹화 현장을 찾아 ‘상상 플러스’의 재미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살펴봤다.
# MC 삼총사는 진정 ‘바보’일까?
‘상상 플러스’ 웃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사람은 역시 탁재훈 이휘재 정형돈으로 이어지는 MC 삼총사다. 특히 이들이 ‘올드 앤 뉴’에서 어이없는 오답을 쏟아내고 깔때기 구타를 당하며 꼴찌를 도맡아 하는 모습은 단연 프로그램의 백미다. 그러나 여기엔 의도된 개입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혹시 게스트 출연자 예우 차원에서 이들이 고의로 오답을 남발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촬영 현장에서 MC 삼총사의 정답을 향한 ‘몸부림’과 승부욕은 불꽃이 튈 정도였다. 양보는 웬걸, 탁재훈은 수시로 “도대체 뭐야~”를 외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휘재는 나름대로 치밀한 접근법으로 정답을 향해가려 하지만 계속 어긋나기만 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세희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미스터리다. 회가 거듭되면 점점 나아져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게 갈수록 못한다.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너무 머리를 굴리다 보니 오히려 어긋나는 게 아닌 지 싶다”고 말했다.
# 이마를 드러내는 조건으로 합류한 ‘얼음공주’
‘상상 플러스’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연 노현정 아나운서다. 지난 2005년 5월 노현정 아나운서의 합류 이후 ‘상상 플러스’는 10% 남짓에 불과했던 시청률이 2배 이상 솟구쳤다.
노 아나운서는 중구난방 요란을 떠는 출연자들 사이에서 무표정하게 무게 중심을 잡으며 웃음의 강도를 높인다. 노 아나운서는 합류 당시 오락 프로그램과의 인연이 전혀 없던 상태. 제작진은 어떻게 숨은 보석인 그녀를 찾아냈을까.
제작진은 10여명의 아나운서 오디션을 실시했다. 그 중 노 아나운서는 마지막 오디션 대상자였다. 제작진이 오디션 요청 전화를 했을 때 노 아나운서는 헬스클럽에 있던 상황, 야구 모자를 눌러쓴 채 황급히 달려와 오디션에 응했다. 그런데 모자를 벗는 순간 이마가 훤히 드러난 노 아나운서의 모습은 고전 미인의 전형이었다.
그녀는 이마를 드러내는 조건으로 ‘상상 플러스’에 합류했다. 실제로 그녀의 훤한 이마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상상 플러스’가 유일하다.
‘상상 플러스’에서 노현정 아나운서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역시 무표정한 모습이다. 곳곳에서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도 웃지 않는다. 비결은 뭘까. 노 아나운서의 무표정 비법은 주기도문 암송이다. 그녀는 웃음이 나올 때면 주기도문을 외운다. 안되면 마음속으로 시 낭송도 한다. 그래도 안되면 웃는다. 이 순간은 ‘상상 플러스’의 중요한 웃음 포인트가 된다.
# ‘상상 플러스’의 3무(無)
‘상상 플러스’는 3가지 없어 오히려 돋보인다. 오락 프로그램의 중요 요소로 꼽힐 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없어서 재미를 높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상상 플러스’의 3무(無)는 대본과 여성 출연자, 그리고 가학 및 비하성 웃음이다.
‘상상 플러스’는 MC들이 소개할 시청자 댓글과 기본 방향만을 정하고는 전적으로 출연자들에게 맡기는 형식을 취한다. 프로그램의 거의 90%가 MC 삼총사와 게스트 출연자들의 애드리브로 꾸며지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위험 발언’도 간혹 있다. 최민수의 비속어 남발 등이 일례다. 그렇지만 탁재훈 이휘재의 노련한 진행과 노현정 아나운서의 차분한 정리로 자유분방한 언어 유희를 안정되게 유지하고 있다.
‘상상 플러스’는 ‘올드 앤 뉴’ 중심으로 개편된 뒤 여성 게스트 출연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남자들의 유쾌한 수다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 이유는 노현정 아나운서의 캐릭터와 카리스마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 ‘노현정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노 아나운서의 캐릭터가 확실히 입지를 굳힌 지금, ‘상상 플러스’는 여성 게스트 출연도 조심스럽게 계획하고 있다.
‘상상 플러스’에는 가학과 상대방 비하성 웃음이 없다. 서로를 놀리며 웃음을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칭찬이다. 이는 ‘깔때기 체벌’라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가학성 웃음으로 보일 수 있는 깔때기 체벌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때문에 ‘깔때기 체벌’ 또한 가학성 웃음보다는 유쾌한 체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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