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왼쪽)와 로버트가 루브르 박물관 전시실에서 살해된 큐레이터 자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나 리사’(가짜)앞의 탐 행스와 오드리 토투.
오늘 여름 할리웃 시장을 휩쓸 영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5월5일 개봉되는 탐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3’(Mission Impossible 3)가 할리웃 여름시장의 문을 활짝 열기는 하겠지만 이 보다 2주 후인 19일에 개봉될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를 이 시즌 최고의 흥행 성공작으로 꼽고 있다.
배역선정·루브르박물관 내부촬영 등 화제 많아 팬들 관심고조
댄브라운의 메가 베스트셀러(전세계서 총 2,500만부가 팔렸다)가 원작인 ‘다 빈치 코드’는 배역 선정 등 제작 전부터 전세계 소설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아폴로 13’과 ‘아름다운 마음’을 각기 제작하고 감독한 콤비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론 하워드가 손잡고 만드는 영화의 총 제작비는 1억2,500만달러로 컬럼비아가 배급한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큐레이터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시작되는 소설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팬들의 커다란 관심은 과연 누가 두 주인공인 기호학자 로버트 랭든과 암호학자 소피 느보의 역을 맡을 것이며 영화를 루브르 박물관 안에서 찍을 것인가 하는데 쏠렸었다.
그 결과 로버트역에는 탐 행스가 그리고 소피역에는 프랑스 여우 오드리 토투가 각기 선정됐다. 소설의 일부 팬들은 행스 선정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그레이저는 “행스 같은 지적인 배우는 없으며 그는 못 해내는 역이 없는 훌륭한 배우”라고 말했다. 토투(아멜리)는 30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선정됐는데 소피역을 놓고 3명의 오스카상 수상 여배우들이 로비를 했다고. 그러나 그레이저는 모든 배우들을 소설에 나오는 국적 그대로 고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들은 제외됐다.
소설 때문에 관광객이 급증한 루브르 박물관측은 영화가 박물관 선전에 미칠 막대한 영향력을 감안, 사상 처음 박물관 내 영화 촬영을 허락했다. 촬영은 지난해 7월초 1주간 야간을 이용해 대전시실에서 실행됐는데 제한조건이 많았다고 제작진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시실 바닥에 가짜 피를 흘리지 못하고 그림을 옮기지도 못하며 또 그림에 직접적으로 조명하는 것도 금지했다. 루브르 박물관측과는 달리 소설 속에 나오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성당측은 성당 내 영화 촬영을 불허했다. 그것은 소설에서 가톨릭을 어두운 음모의 주체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바티칸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심야에 루브르 박물관 전시실에서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가 살해되면서 플롯이 구절양장 같이 꼬여드는 소설은 살인과 음모와 권력욕이 가톨릭이라는 거대한 종교단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여기에 미술사와 종교적 고시까지 포함된 복잡한 내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20시간 내에 전개된다. 자크가 죽기 직전 ‘모나 리사’ 그림(영화에서는 모조품을 사용했다) 뒤에 남긴 암호 메시지를 단서로 자크의 친구이자 하버드대 종교 기호학 교수인 로버트와 프랑스의 젊은 여 암호학자인 소피가 프랑스와 영국을 넘나들며 살인의 배후를 캐 내가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두 사람 외에 주요 등장인물들은 ‘고통은 좋은 것’이라며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는 백변종의 킬러 수사 사일라스(폴 베타니)와 사건을 수사하는 프랑스 형사 브쥐(장 르노) 그리고 권력에 눈먼 종교단체 오푸스 데이의 지도자인 마누엘 아린가로사 주교(알프레드 몰리나) 및 ‘성배’ 찾기에 혈안이 된 전직 영국 왕실 사학자 리 티빙(이안 매켈런) 등.
이들을 둘러싸고 밝혀지는 사실은 예수가 마리아와 결혼해 딸을 출산했고 그 혈통이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을 가톨릭이 2,000년간 은폐해 왔는데 로버트와 소피 때문에 그것이 세상에 공개되고 아울러 소피의 가족의 비밀도 드러난다. 그러니 바티칸이 이 소설을 좋아할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 가톨릭측은 제작자에게 영화 첫 부분에 내용이 허구라는 문구를 삽입해 달라고 요구했고 실제로 있는 오푸스 데이도 자신들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웨스트민스터 성당으로부터 보이콧 당한 제작진은 대신 12세기에 세워진 런던의 템플교회서 찍었고 클라이맥스가 이뤄지는 스코틀랜드의 로슬린교회(15세기 건축)에서는 촬영 허락을 받아 무사히 촬영을 끝냈다.
후일담 하나. 그레이저와 하워드가 2004년 12월 파리에서 영화제작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이들을 엘리제궁으로 초청, 1시간 가까이 환담을 했다. ‘다 빈치 코드’의 힘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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