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는 노박덩굴과에 딸린 잎지는 떨기나무이다. 키는 3미터쯤 자라고 가지는 사방으로 퍼지며 잔가지에는 코르크질의 날개가 붙어 있다. 줄기에 날개가 붙어 있어 그 모양이 마치 화살과 같다고 하여 화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른 이름으로 참빗나무, 홋잎나무라고 부른다. 잎은 마디마다 2장이 마주 붙으며 잎 모양은 달걀꼴로 양끝이 뾰족하다. 잎의 길이는 3~5센티미터이고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으며 잎 뒷면은 잿빛을 띤 녹색이다. 5월에 연한 녹색의 꽃이 피어 가을에 동둥납작한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산이나 들 양지쪽에 흔하게 자라고 가을에 빨갛게 물드는 단풍이 아름다워서 울타리용으로 더러 심는다.줄기에 붙어 있는 날개의 생김새 때문에 한자로 귀전우(鬼箭羽), 곧 귀신을 쏘는 화살, 또는 신전목(神箭木)으로 쓴다. 화살나무와 닮은 것으로 참빗살나무, 회잎나무, 회목나무 등이 있는데 다 같은 용도로 약에 쓴다.
화살나무는 수십 년 전부터 민간에서 위암, 식도암 등 갖가지 암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널리 알려진 식물이다. 화살나무 줄기를 달여서 오래 복용하고 위암이나 식도암 등이 나았다거나 좋아졌다는 사례가 더러 있으므로 항암작용과 면역력을 늘리는 작용이 상당히 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항암작용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서양에서는 화살나무를 윈드 스핀들(Winged spindle) 곧 바람개비나무라고 부른다. 본래 미국에는 자라지 않았으나 원예용으로 오래 전에 일본과 한국에서 들여 와서 지금은 야생상태가 되어 널리 퍼졌다. 미국에는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커네티컷, 메인, 일리노이주 등 동북부 지방의
산과 들에 퍼져서 자라고 남부나 중부 서부지방에는 자라지 않는다.
가을철에 진한 주홍색으로 물드는 단풍이 아름답고 날개가 특이하여 관상용이나 울타리로 많이 심는다. 화살나무는 미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정원수의 하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아직 화살나무를 약으로 쓰지는 않는다. 화살나무는 산 속에서 정신수련이나 도가(道家) 의식을 하는 사람들이 비밀 의술의 도구로 많이 활용한다. 영적, 정신적 능력이 높은 사람이 이 나무를 잘 활용하면 귀신 들린 병, 정신질환, 놀라서 생긴 병, 단전호흡을 잘못해서 생긴 상기증,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병 등을 고칠 수 있
다.화살나무는 귀신이 무서워하는 나무라 하여 옛날부터 귀신을 내쫓는 데 썼다. 도가(道家)에서 화살나무로 귀신을 내쫓는 의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날개가 뚜렷하게 붙은 화살나무 가지로 화살을 만든다. 그 다음에는 달걀 껍질을 한쪽만 깨뜨려 흰자위를 꺼내고 노른자위만을 남겨 둔 다음 매월 음력 초하루, 이틀, 사흘 3일 동안에 쥐 한 마리를 잡아서 간을 꺼내어 달걀 노른자와 섞는다.
이 달걀 노른자 속에 솜을 가득 넣고 자시(子時)에 맑은 물 한 그릇을 떠놓고 달걀을 제단에 올려 놓은 다음 ‘이 화살을 신력(神力)으로 뭉쳐서 필요할 때 쓰도록 도와 주소서’라고 기도한 뒤에 화살 끝에 솜을 뭉툭하게 씌운다. 이튿날 자시에 다시 정화수를 상위에 차려 놓고 화살을 제단에 올려놓은 다음 ‘신의 도움으로 신궁전(神弓箭)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화살을 사용할 때 제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이런 의식을 마친 화살은 언제든지 환자를 위해 쓸 수 있다.
환자가 있으면 환자를 의자에 앉혀 놓고 3미터쯤 앞에서 화살을 당겨 환자의 가슴에 대고 “사악한 요마는 물러가라, 신궁전으로 사악한 요마를 박살내리라.”라고 외치면서 화살을 쏜다. 계란이 부서지는 동시에 환자는 정신이 번쩍 든다. 1-3번쯤하고 끝낸 다음 화살나무를 달여 마시게 하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터무니없는 소리 같지만 이 방법으로 귀신 들린 사람, 단전호흡을 하다 잘못된 사람을 고친 일이 많으므로 미신 같은 얘기라 하여 무조건 무시해서는 안 된다.

화살나무는 한방이나 민간에서 산후 피멎이 약, 정신불안, 여성의 자궁출혈, 대하, 어혈을 없애는 약으로 쓴다. 열매를 오래 달여 고약을 만들어 피부병 치료에 쓰기도 했다.화살나무는 원인을 알 수 없이 시름시름 아픈 병, 단전호흡을 잘못하여 기가 위로 치밀어 올라 생긴 병, 귀신 들린 병, 크게 놀라서 생긴 병 등을 고치는 것으로 민간에서 전해진다. 또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어혈을 풀어 주며 염증을 없애고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에도 효험이 있어서 혈당량을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늘리며 췌장 세포를 되살려 주는 작용을 한다. 당뇨병 환자가 화살나무 어린줄기 5-10그램씩을 물로 달여 하루 3번씩 마시고 효과를 본 보기가 더러 있다.
고혈압, 동맥경화, 기침가래, 월경불순, 생리가 안 나오는 데, 산후에 어혈로 인한 복통 등에 화살나무 10～15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아니면 화살나무를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하루 3번 복용한다.

화살나무 어린 잎을 그늘에서 말려 차로 달여 먹어도 좋다. 한번에 2-3그램을 뜨거운 물로 3~4분 우려내어 마신다. 귀전우차라고 부르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여성의 생리불순, 자궁염 등을 낫게 한다. 이른 봄철 부드러운 새순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귀전우
차(鬼箭羽茶) 또는 신전목차(神箭木茶)라고 부르며 특히 여성들한테 좋은 것으로 이름이 높다.
화살나무 날개는 가시를 빼는 약으로도 유명하다. 화살나무 날개를 태워서 그 재를 가시가 박힌 부분에 바르면 신기하게도 가시가 빠져 나온다.
화살나무에는 고무 비슷한 물질이 들어 있어서 줄기를 꺾으면 흰 실 같은 것이 나온다. 이것은 두충나무에 들어 있는 것과 성질이 비슷하므로 두충 대신 약에 쓰기도 한다. 화살나무는 아직까지 그 약효와 성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 여러 질병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동의보감>에는 화살나무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성질은 차며 맛은 쓰고 독이 없다(독이 약간 있다고도 한다). 고독(蠱毒-벌레에 물리거나 중독된 것, 또는 뱃속의 기생충으로 인한 여러 좋지 않은 증상), 시주(屍呪-시신을 만지거나 가까이해서 생긴 병), 중악(中惡-뱃속에 탈이 난 것)으로 배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사기나 헛것에
들린 것, 가위눌리는 것을 낫게 하며 뱃속에 있는 벌레를 죽인다. 월경을 잘 통하게 하고 징결(어혈이 뭉친 것)을 헤치며 붕루(하혈), 대하, 산후어혈로 아픈 것을 멎게 하며 풍독종(風毒腫)을 삭이고 유산하게 한다. 민간에서는 태워서 좋지 못한 기운을 없앤다.”<동의학사전>에는 화살나무에 대해 이렇게 적혔다.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간경에 작용한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어혈을 없애며 생리를 잘 통하게 하고 뱃속에 있는 벌레를 죽인다. 약리실험에서 주요 성분인 싱아초산나트륨이 혈당량 낮춤작용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주로 월경이 없는 데, 징가, 산후어혈로 배가 아픈 데, 기생충으로 배가 아픈 데 등에 쓴다. 하루 6-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임신부에게는 쓰지 않는다.”화살나무 어린 잎을 나물로도 흔히 먹는다. 이른 봄철에 올라오는 연한 순을 떠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참기름, 간장,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무쳐서 먹으면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한 맛이 난다. 화살나무 잎을 나물로 많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생리통, 생리불순, 불면증 등이 없어진다.

화살나무를 이용한 치료법

당뇨병
화살나무 어린 가지를 잎이 돋기 전에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서 잘게 쓴다. 60-70그램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불렸다가 물 1,800밀리리터를 붓고 달여 400-500밀리리터가 되게 졸인다. 이것을 3번에 나누어 밥먹기 30분 전에 먹거나 물을 먹고 싶을 때마다 먹는다. 약을 먹는 중에 오
심, 구토, 빈혈 같은 것이 나타나면 하루 용량을 30-40그램으로 줄인다. 증상에 따라 갈증이 심하면 칡뿌리나 연근을 같이 넣어서 쓰고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생기면서 아랫배가 아플 때에는 이질풀을 함께 쓰는 것이 좋다. 폐나 위에 열이 있는 사람은 석고나 지모를 넣어서 쓴다. 50일
동안 쓴다.
7-10일 동안 약을 쓴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물을 먹는 양과 밥을 먹는 양이 차츰 줄어들고 피로감이 줄어드는 등의 반응이 온다. 40-45일 동안 복용하면 당뇨병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자각증상이 75퍼센트쯤 없어진다. 그러나 인슐린을 오래 쓴 사람한테는 별로 효과가 없다.
화살나무는 췌장섬유세포를 늘어나게 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늘리고 혈당을 떨어뜨려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자궁출혈
화살나무를 날개가 붙은 채로 깨끗하게 씻어 말린 다음 3-4밀리미터 두께로 썬다. 그리고 쇠뜨기를 4-5밀리미터 길이로 잘게 썬다. 화살나무 50그램, 쇠뜨기 10그램을 하루 양으로 하여 물 750밀리리터를 붓고 2시간 동안 달여 두 번에 나누어 먹고 남은 찌꺼기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
고 다시 달여서 한 번 더 먹는다.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음부가 가려운 증상에는 화살나무만을 하루 100그램을 물로 달여서 먹는 한편 물로 음부를 자주 씻는다.
자궁출혈은 약 15일 뒤부터 출혈이 줄어들고 복통과 무기력감, 어지럼증 등이 없어지며 30-50일 동안 약을 쓰면 대개 낫는다. 음부 소양증은 첫날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7-10일 뒤부터는 가려움증이 없어져 잠을 잘 잘 수 있게 된다. 20-30일 동안 치료하면 대개 낫는다.

갖가지 암
화살나무 줄기를 가을부터 봄 사이에 채취하여 잘게 썰어서 그늘에서 말린 것 30-40그램, 광나무 잔가지를 그늘에서 썰어 말린 것 30그램, 쥐똥나무를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 것 30그램, 주엽나무 줄기를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린 것 30그램, 석이버섯 10그램에 물 1.8리터를 붓고 물
이 절반이 되게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3-6번에 나누어 물 대신 수시로 마신다. 3개월에서 2년 동안 복용한다. 차츰 식욕이 좋아지고 암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줄어든다. 이 방법으로 말기 암환자가 회복된 사례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