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만화나 시사만화는 소위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그림 한 컷으로, 또 그림에 수반되는 한마디로 사태의 정곡을 찌른다는 표현이다. 현재 회교권 여러 나라들에서는 반 유럽 데모가 극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덴마크의 어느 신문에 실렸던 이슬람의 창시자 모하메드에 대한 풍자만화가 프랑스 스와르를 위시하여 유럽 여러 나라의 신문들에 게재된 데 대한 회교도들의 반응인 것이다. 그 만화들 중 둘만 소개하면 이렇다.
하나는 모하메드가 쓰고 있는 터번 위로 심지가 꽂힌 폭탄이 그려져 있다. 그의 추종자들 중 시아파든 수니파든 서방세계의 악영향을 제거하거나 그들의 숙적으로 여기는 이스라엘 사회의 교란을 위해서는 폭탄사용을 꺼리지 않는다는 풍자일 것이다. 또 하나는 모하메드가 낙원 입구에 서서 계속 올라오는 자살폭탄 특공대원들에게 “처녀들이 부족하니까 좀 천천히 하게나”라고 훈시하는 내용이다. 모하메드 자신이 코란에서 그렇게 가르쳤는지는 몰라도 일부 이슬람 교직자들이 자살특공대로 죽는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낙원 행이며 낙원에서 70명 처녀들을 거느리고 살 수 있다고 부추기는 까닭에 그려진 풍자일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슬람에 있어서는 창조주이며 유일신인 알라 신을 숭배함에 있어서 어떤 형상이나 그림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알라의 마지막 예언자 모하메드에 대한 어떤 그림도 신성모독쯤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박애주의를 제창했던 모하메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했으니 더 그럴 것이다.
적어도 초창기에는 박애 평등사상으로 예를 들면 스페인에 무어 제국이 있었을 때는 유대인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살 수 있었는데 카톨릭의 스페인 왕조가 세력을 확장해감에 따라 회교도들이나 유대인들이 개종을 안 하면 추방하거나 더러는 화형시키는 종교재판 역사를 거쳐 카톨릭 또는 기독교국과 이슬람교국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또 로마 교황의 지시로 소위 예루살렘 성지 탈환을 위한 십자군 전쟁들을 몇 차례 겪는 동안 예루살렘이 피바다 되는 과정이 있었기에 회교도들과 기독교국의 원한관계의 뿌리가 꽤는 오래 되었다. 게다가 주후 70년 이후로 방랑생활을 하던 유대인들 자손들이 주로 영미 양국의 후원 아래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나라를 설립하게 된 1948년 이후 회교권인 아랍 나라들과 서방세계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오다가 알 카에다의 9.11 만행마저 발생된 후 서방문명과 회교문명의 충돌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코란의 해설서에 의하면 애당초 모하메드가 회교를 창시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같은 유일신을 믿는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상함으로써 하나님과의 언약을 어겼고, 또 기독교인들은 삼위일체 교리로 예수를 하나님과 동격에 놓음으로써 참 종교의 길을 버렸기 때문이라니까 충돌 가능성의 씨는 원천적이었는지도 모른다.
회교의 교리들 중 서방세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한가지로는 여자의 위치가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 회교국가들에서는 여자들에게는 참정권도 재산권도 없다. 심지어는 자동차조차 운전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일부다처제도 서방세계의 일부일처제와 충돌된다. 그리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종교정치를 펼쳤을 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여자들은 치렁치렁 발끝까지 내려오는 ‘차도’ 정도가 아니라 얼굴마저 가리고 눈만 간신히 내놓을 수 있는 ‘버카스’를 입어야 하는 게 정통 회교의 방식이다.
또 호메이니의 이란 혁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야톨라, 또는 임맘 등의 교직자들이 정치권력을 잡아 정·교 일체의 사회통제를 하는 것이 이슬람 과격파들의 목표다. 그리고 서방세계의 영향 때문에 사우디 아라비아 등 회교권 나라들이 부패되었기에 미국을 철천지원수로 보는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 붕괴 목표를 공언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 상품 불매운동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와 같은 신성모독적 만화를 실은 신문 종사자들에 대한 살해 등 보복위협이 제기되고 있다. 서구나라들은 언론자유 때문에 신문에서 그런 것들이 게재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발 사태가 악화되지 말아야지 그렇지 않고는 유럽여행 가기가 무서운 여름이 될지도 모르겠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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