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MA를 찾은 어린이들이 한국관에 전시된 미술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한인 이사·큐레이터 영입
한국미술 진흥사업 2단계 발표
1978년 한국관 오픈 무어 소장품 합류따라
1999년 독립관 개관 체스터 장씨 400여점외
본보 장재민 회장 함께 250여점 기증 본격화
LA카운티 박물관(LACMA)이 처음으로 한인 이사를 영입하고 한국 미술 전문가를 큐레이터로 고용하는 등 한인사회 아웃리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일 낸시 달리 리오단 이사장이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체스터 장 박사의 이사 임명을 발표하며 한국미술 진흥사업 2단계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대규모 증축공사와 더불어 세계적 규모로 비상의 날개를 펴고 있는 LACMA가 한국관을 미국 내 최고 수준의 한국미술연구·전시실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에 찬 포부를 피력한 것이다.
LACMA의 한국미술진흥사업(Korean Art Initiative) 1단계는 1999년 10월 새롭게 단장한 한국관을 개관하면서이다. 1978년 중국관 내 설치됐던 한국관은 워낙 작은 규모에 전시품도 내세울만한 것이 없어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1999년 LACMA가 로버트 W. 무어의 소장품을 구입하면서 아만슨 빌딩 지하 1층 중국관 옆에 한국관을 별도로 개관됐고, 한국미술품을 40년 이상 수집해온 무어 소장품의 합류로 LACMA 한국 미술품은 320점으로 확대됐다.
이후 키스 윌슨 아시아미술국장이 한국관 디렉터, 캐롤 황씨와 유니스 성씨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맡아 한국미술품 소장 및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03년 미주이민 100주년을 맞이해 체스터 장씨가 조선시대 백자 등 고미술품 400여점을 기증한 이후, 본보 장재민 회장과 체스터 장씨가 조선시대 김홍도 화백이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산수화와 이조시대 청화백자, 분청사기, 아미타불 좌상 등 250여점을 기증하면서 한국미술진흥사업 2단계가 본격화됐다.
LACMA 한국문화의 날 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한국미술진흥사업 2단계 돌입을 축하했다. 앞쪽 왼쪽부터 체스터 장씨 부부와 낸시 리오단 LACMA 이사장. <서준영 기자>
“좀더 많은 이사진 영입
한인파워 발휘할 날 기대”
체스터 장 LACMA 이사
오래 전부터 수집해 온
한국 고미술·문화재등
여러 곳에 수차례 기증
“지금 한국관이 있는 아만슨 빌딩은 자선가 하워드 아만슨의 명칭을 딴 건물입니다. 아만슨은 ‘모든 이들이 커뮤니티 환원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한마디가 오늘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스스로를 서게 했습니다”
한국 문화재와 고미술품을 수차례 기증하는 등 한국 문화 알리기에 앞장 서온 체스터 장(67·연방항공청 항공고문관)씨가 임기 5년의 이사에 임명됐다. 장씨가 처음 한인으로 진출한 LACMA 이사회는 리차드 리오단 전 LA시장의 부인인 낸시 달리 리오단을 이사장으로 LA지역 명문가와 재계 거물급 인사 30명 가량으로 구성돼 있다.
장씨는 “40여 년간 명문가에서 장악해온 LACMA 이사진에서 한국과 관련한 사항을 올바로 결정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었다”며 “한인사회의 영예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씨는 오래 전부터 수집해온 한국 고문화재를 LACMA와 남가주대(USC), 하와이대 한국관 등에 기증해왔다. 이번 개관 40주년 기념전에도 고려시대 도자기 1점을 기증했다.
장씨는 “일생을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살아왔는데 꿈이 이루어졌다”며 “각각의 분야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한인들이 보다 많이 LACMA 이사진에 영입되어 한인파워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첫 영사관 개설을 위해 LA에 파견된 장지환씨의 아들로, 어머니 민병윤씨는 명성황후의 혈족이다. 부친 장지환씨가 1948년 LA에 방문했을 때도 한국의 도자기를 가져와 미국에 한국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장씨는 USC 교육학석사와 라번대 행정학박사, 오클라호마대와 에어 워 칼리지 등에서 항공학을 전공했고 1976년부터 연방항공국에 근무해왔다.
“한국문화의 우수성
제대로 알리기 위해 최선”
큐레이터 김현정씨
UCSB서 한·중 미술 연구
샌타바바라 미술관 인턴
타문화와의 교류등 전담
“한국과 중국미술에 대한 비교 문화적 접근이 한국문화를 정확히 알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LACMA 아시아미술센터 큐레이터로 임명된 김현정(38)씨는 한국미술과 중국미술을 두루 섭렵해온 전문가이다.
다음달부터 업무에 들어가는 김씨는 수석 큐레이터인 키스 윌슨 아시아미술국장과 함께 LACMA의 한국미술소장품 연구와 분류는 물론 아시아 미술관련 전시기획 및 진행, 타문화와의 교류 등을 전담하게 된다.
김씨는 “한국관 확장이전 등 LACMA가 한국문화 알리기에 높은 관심을 표명한 상태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게 되어 책임이 무겁다”며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회화사연구원 상임연구원으로 서울대 강사인 김씨는 서울대 고고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서화가 신위(1769~1847)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도미 후 UC 샌타바바라서 19세기 중국과 한국 미술에 대한 연구로 두 번째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중국화·서예 감정원 여름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선정돼 고미술품에 대한 전문적 식견과 안목을 길렀고, UCSB와 샌타바바라 미술관에서 인턴과정을 밟으며 아시아미술소장품에 관한 다각적 연구 및 미술관 업무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UCSB가 2004년 기획전시한 서예전 ‘이중적 아름다움: 청대 대련전’(Double Beauty: Qing Dynasty Couplets from the Lechanzai Xuan Collection)에 출품된 서예작품 40점을 설명하는 캐털로그 작업을 담당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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