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에 대한 공식 이름은 신정과 구정이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설은 여느 때와는 다른 새로운 마음과 각오를 갖게 한다.
우리 조상들은 새해 첫날을 설날이라 불렀고 지금도 구정은 설날로 통한다. 하필이면 새해 첫날을 왜 설날이라고 불렀을까 하는 것이 궁금한데, 얼마 전 한 칼럼니스트가 아주 재미있게 해석한 것을 보았다. 이유는 ‘서러운 날’이어서 설날이라고 불렀다는 해석이다.
그러면 왜 새해 첫날을 서러운 날로 생각했을까.
나이가 한 살 더 들어 허무함에서 오는 서러움, 가난과 고난 속에서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의 한을 서로 나누는 서러움, 타지에서 고생하다 고향에 와서 서러움을 나누는 날, 그래도 여유가 있는 집안에서는 아이들에게 새 옷도, 새 신발도 사주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하지만 그 어느 것도 못하여 자녀들을 슬프게 하는 가난한 가정의 서러움, 온 가족들이 다 모였는데 호열자로 잃어버린 자식 생각, 배타고 나가 바다에서 태풍 만나 세상을 떠난 남편의 빈자리 때문에 서러운 날, 이래저래 새 해 첫날은 온 가족이 모여 즐기고 잔칫상을 벌여 놓고 떠들고 웃지마는, 마음 한 구석에서는 서러움에 눈물 흘리는 날이라는 해석이었다.
설날을 ‘섧다’라는 말의 의미 즉, ‘슬프다’라는 부분을 여러 경우에 비추어 해석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설이란 그저 기쁜 날이라기 보다는 ‘사리는 날’이라는 해석도 있다. ‘사린다’ 에서 온 말로 한해가 시작되면서 모든 일에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딛는 매우 뜻깊은 명절로 인식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2006년 첫날 세운 여러 목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살펴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 설을 맞는 자세일 것 같다.
목표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좀 더 구체화하는 동시에 실행 가능한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기본이다.
왜 이렇게 비즈니스가 잘 안되나, 왜 나를 둘러싼 환경이 이렇게도 어려울까 라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어떠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때는 반드시 그 일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대비책 역시 추진하려는 계획만큼이나 철저하고 빈틈없이 기획 연구되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으로 이민을 오려고 하는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민의 주 목적이 자녀들의 학업이라고 하였다. 자녀들의 학업 역시 중요한 이민의 목적은 될 수 있지만 향후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미국에서의 삶을 영위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계획은 별로 세워놓은 것 같지 않았다.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계획이 진행될 수 있고 계획을 진행하면서 발생할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 또한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설을 맞이하여 ‘서러운 날’ 혹은 ‘사리는 날’의 의미를 정확히 되새겨보았으면 한다. 그래서 한해동안 만들어갈 자신의 계획과 진행 과정, 그리고 돌발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스스로 살펴보는 뜻깊은 날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복준영 힐리오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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