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시즌 부상 막으려면

스키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손목이나 무릎, 팔목, 발목에 부상을 당하는 스키족, 스노보드족이 늘고 있다. 겨울 스포츠인 스키, 스노보드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안정장비 착용하며 스키 레슨도 받고 타는 등 기초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바로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송수일 정형외과 전문의는 “스키철인 11월부터 4월까지 스키나 스노보드로 인한 부상을 당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겨울 시즌 질환 중 하나로 젊은 성인의 경우 손목골절 등 손목 부상이 많고, 어린 청소년들은 팔꿈치, 무릎, 발목, 쇄골 등 부위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프로 스키 협회의 장애자 공인 스키 강사 홍경기씨는 “빅베어에서는 겨울 시즌 앰뷸런스 수송이 500대 이상”이라며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정도로 앰뷸런스가 출동하지는 않는다. 아주 심각한 경우 앰뷸런스가 출동하는데, 지난 2004년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14만 5,000명이 스키 부상을 당해 앰뷸런스가 출동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앰뷸런스가 출동하지 않은 경우는 집계되지 않아 사실상 부상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남가주에서는 인근 지역으로 스키여행을 떠나기도 쉬워 6월 말 정도의 초여름까지도 스키를 즐길 수 있어 스키 시즌이 긴 편이기도 하다. 겨울철 대표적 건강 질환인 스키 부상의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준비운동? 안전장비? “난 필요없어”
“몇번 넘어지다 보면 잘타게 되겠지 뭐”
자만했다간 평생 후회할 부상에 울 수도

스키 부상 언제, 어떻게 일어나나
홍 강사는 “스키, 스노보드는 지구의 중력을 이용한 낙하운동으로 이 낙하운동을 스키장의 슬로프를 따라 회전운동으로 바꾸어주는 운동”이라 설명했다. 자기에게 맞지 않는 슬로프에서 타거나 ‘스키는 넘어지면서 배우는 것’이라 생각해 친구나 가족에게 이끌려 무턱대고 무작정 올라갔다가는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스키나 스노보드는 평상시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쓰게 되며 사소한 부주의로도 크게 다칠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이다.
스키 부상은 심한 근육통에서부터 허리 부상, 각종 타박상에서부터 인대 손상, 탈골, 골절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추운 스키장에서는 관절이나 근육이 굳어 있어 작은 충돌에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며 충격으로 인해 심한 경우 뇌진탕 등 머리부상도 나타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키사망의 60%는 머리부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폴(pole)을 잘못 잡아 빈번히 생기는 엄지손가락 부상도 ‘Skier’s Thumb’으로 불릴 만큼 흔하며 스노보드의 경우 초보자에게서 손목부상이 잦다.
송 전문의는 “대개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은 준비운동이 부족해서 나기도 하며 초보자나 상급자보다는 중급자의 경우 잘 다치는 경향이 있다”며 “또 부상을 당할 때도 슬로프를 거의 다 내려온 마지막 순간에 당하기가 쉽고, 피로가 누적된 오후 3시 전후에 부상률이 높은데, 준비운동이 부족해 발생하는 오전 11시에도 방심하다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홍강사는 “흰 눈 위에서 멋있게 타는 모습만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미끄러져 내려오면 되는 레저로 인식해 안전장비도 갖추지도 않고 제대로 된 스키교육도 받지 않은 채 그냥 무작정 부딪혀 배운다는 식이 문제”라 말했다.

청소년의 스노보드 부상이 더 빈번하다
요즘 청소년들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거나 공부 때문에 앉아만 있어 스포츠를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 외에는 대부분 다리의 운동신경이 약한 편이다. 최근 스키보다는 스노보드 부상자가 더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청소년들은 스키보다는 스노보드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큰아들과 막내아들이 연달아 스노보드로 큰 사고를 경험했다는 조만철 남가주한인의사회 협회장은 “조금만 스노보드를 타다 보면 청소년의 경우 결국은 점프나 레일을 시도하게 되고 대부분 이로 인해 다치게 된다”며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의 경우 성장판 부위가 부러지게 되면 치료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성장을 위한 특수치료를 장기간 해야 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을 동반한 스키나 스노보드 여행을 떠날 때는 자녀의 건강보험도 미리 체크해 둬야 한다.

#안전장비 착용을 철저히, 강습도 꼭 받도록 한다
홍 강사는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사람이 스키를 잘 배운다”며 “유아가 첫 걸음마를 떼기 시작할 때 한발씩 발 뛰기를 가르친 후 걷고, 뛰기를 가르치는 것처럼 스키와 스노보드 역시 내 몸의 일부에 내 몸 길이만 한 것을 착용한 것이라 안전하게 잘 다루는 법을 먼저 배우고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것과 속도 제동법을 잘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비 사용법에서부터 타는 법, 속도 제동법 등 기초를 단단히 해야 한다.
내 의지대로 속도를 조절하고 스키를 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홍 강사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슬로프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강사에게 배워야만 정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주 일어나는 부상 부위에 보호대를 꼭 착용하며 가능하다면 헬멧까지 함께 쓰는 것이 안전하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넘어졌거나 부딪혀 다쳤거나 뼈가 어긋난 부상을 당했다면 재빠른 응급치료가 중요하다.
시간을 놓치면 더욱 고치기 힘들어 질 수도 있기 때문. 송 전문의는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조정한 뒤 다친 부위를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자칫 잘못하면 혈관이나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냥 삐었으려니 하고 큰 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 방치해 두면 관절염이나 다른 후유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부상을 당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부상부위를 확인하고 정확한 치료를 해야 한다.
송 전문의는 “근육이나 가벼운 부상인 경우 부종을 방지하기 위해 24~36시간 내에 얼음찜질을 해주고, 다친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상을 당했을 때는 친구나 가족에게 업혀오는 것은 금물. 연달아 일어날 수 있는 2차적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대로 재빨리 피한 뒤 움직이지 말고 스키패트롤이나 안전구급요원을 기다린다.

#나에게 맞는 장비 고르기 및 준비운동 요령
대체적으로 스키 플레이트나 스노보드 길이는 턱 선까지 오는 것이 적당하다.
초급자는 스키 플레이트가 탄력이 약한 것을 고르며 길이도 세웠을 때 턱까지 오는 정도로 고른다. 기량이 좀 있는 경우는 눈에서 턱 사이 정도 길이면 충분하다.
또한 체중이 무거운 경우는 단단하며 탄력이 있는 스키를 고른다.
또한 스키를 타기 전에는 부츠를 신은 상태에서 팔목, 손목, 어깨, 목,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 부위를 움직여 주면서 워밍-업한다. 쉽게 팔 돌리기를 하거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 본다.
준비운동은 스키 착용 전·후, 슬로프에서 바로 내려가기 전 한다. 또한 스키를 타기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준다.



※스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및 안전수칙

-슬로프에 올라가서는 충분한 준비 운동 워밍업을 한다.
-무리하게 타지 않는다.
-기량과 성별, 나이, 체중에 맞는 장비를 선택한다. 특히 체중을 가장 고려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선택한다.
-안전장비를 착용한다. 머리보호를 위한 헬멧과 무릎, 팔꿈치, 손목 등 부상이 잦을 수 있는 부위에 보호대를 꼭 착용한다.
-눈 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나 고글을 착용한다.
-레슨을 꼭 받도록 한다.

<도움말 주신분>
송수일 - 정형외과 전문의
홍경기- 미 프로스키협회의 장애자 공인 스키 강사
조만철- 남가주 한인의사회회장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