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달이다. 1960년대까지만해도 민주주의의 기함(旗艦) 미국이 자랑하던 자유, 평등 그리고 인권은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1863년 ‘노예해방’을 선언했지만, 그 뒤 1백 년이 지나도록 이 선언은 한낱 문서에 불과했다.
남부 여러 주에서는 ‘짐 크로우 법’이라는 흑백분리 법으로 흑인들에 대한 직업차별, 주거지 차별 등 원천적 차별이 제도화 됐고, 심지어는 공중화장실, 버스의 좌석까지 구별했고, 흑인들은 음식점도 ‘유색인 용’이라고 쓰여진 뒷문으로 들어가 별도의 좌석을 이용해야 했다.
킹 목사는 “인간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인종을 초월한 인권과 인간의 존엄을 확립하고 보호하기 위한 ‘비폭력 투쟁’을 주도했다. ‘흑백분리 버스 안 타기 운동’을 시작으로 해서, 흑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민권법의 통과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투쟁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당한 고난과 박해는 가혹했다. 그는 결국 39세의 젊은 나이에 암살되었다.
그는 갔지만 그가 추구한 가치와 정의의 실현을 위한 장엄한 행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1963년 8월28일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행한 “나에겐 꿈이 있다”고 외친 그의 연설은 세계인의 가슴에 “질풍과 노도”와 같은 거센 감흥을 일으켰다.
그의 ‘꿈은’ 흑인해방 1백 년이 지나도록 인종차별의 족쇄에 묶여 물질적 번영의 대해(大海)에 떠 있는 빈곤의 섬에 갇혀 혹사당하며, 자신들이 태어난 땅에서 유배자의 신세나 다름없는 서러움을 당하고 있던 흑인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주었다.
“부당하게 겪은 우리의 모든 고난이 결국 우리를 구속(救贖)해 줄 것”이라고 역설한 것은 그의 꿈과 기도가 꼭 응답받으리라는 깊은 신념을 돋보여 준다.
“흑인들은 오늘도 미시시피에서, 알라바마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조지아에서, 루이지애나에서, 그리고 화려하고 웅장한 현대 도시의 변경에 버려진 저주의 땅 빈민굴에서 비참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의 골짜기에서 방황하지 말고 우리가 당하고 있는 불의와 차별은 타개할 수 있고 또 끝내 개선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투쟁을 계속합시다” 라고 그는 역설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도 꿈이 있다”며 이렇게 외쳤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날 이 나라가 일어나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진리가, 그리고 국가적 확신이 실천되는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날 붉은 언덕이 펼쳐진 조지아 주에서 지난 날의 노예와 주인의 후손들이 한 식탁에서 사랑의 빵을 나누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어느 날 불의와 억압의 열기가 가득한 사막의 땅 미시시피 주마저 자유와 정의가 넘쳐흐르는 오아시스로 바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저의 어린 네 자녀가 그들의 피부색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우리 미주 한인들은 킹 목사에게, 그리고 그의 이상과 꿈을 같이 나누며 힘써 실천하고 있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크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오늘과 같이 미국에서 이들과 동등한 인권을 향유하며 살수 있는 것은 바로 이들의 투쟁과 결의의 실천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킹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미주에서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세계 방방곡곡에서 정의가 바로 서고, 인권이 보장되고 분단과 차별, 대결과 파괴가 종식되고,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열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정의의 완성을 기리는 축제의 종이 뉴햄프셔의 산정과, 뉴욕 주의 높은 산맥, 그리고 펜실베니아 주의 알리게니 산맥에 이르기까지, 콜로라도 주의 눈 덮인 로키 산맥, 캘리포니아 주의 구비진 산봉우리, 그리고 조지아주의 스톤 산, 테네시 주의 루크아우트 산에서 미시시피 주의 모든 언덕을 넘어 울려 퍼지도록 하자.
그 날이 오면 모든 산간벽지에서, 그리고 모든 마을, 모든 도시, 모든 주에서 흑인이나 백인, 한인들이나 유대인, 개신교나 가톨릭교도 등 모든 민족의 아들딸들이 함께 손을 잡고 이렇게 합창할 것이다. “We are One!”
이선명/KPI통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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