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현지 식품점들 고객 유지에 만전
케이터링, 반찬, 맛은 ‘한수 위’
올해 6월말 H(한아름)마트의 시카고 진출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기존 한인 식료품점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이지만 H마트가 상도덕에 어긋나는 원가 이하의 저가 공세로서 파괴적인 마케팅 전략만 펼치지 않는다면 한번 경쟁해 볼 만하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 일대의 한인 식료품점들은 수퍼 H마트 나일스점 오픈에 대해 어떠한 입장과 바램을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경쟁을 펼쳐나갈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하나 슈퍼마켓 이회근 대표
손님들이 어느 정도 분산 될 것이라 생각하지 우리 가게가 문 닫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 경쟁 체제가 되면 소비자들이 더 싼 곳을 찾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시카고 북쪽에 있는 사람들도 고속도로 타고 중부시장 가끔 가도 아리랑, 클락 마켓도 나름대로 단골 손님 통해 잘 운영되지 않는가? H마트가 시카고에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 미중부의 보수적인 고객들은 새로운 것에 그리 크게 열광하지 않고, 좀 더 저렴하게 장을 보기 위해 굳이 먼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곳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LA에도 리 브라더스 매장이 오픈했다가 닫은 적이 있고 애틀란타 H마트도 80% 정도가 타인종 고객이라고 들었다. 자유시장경제 사회에서 대형 매장이 들어온다고 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은 없고 누구나 들어올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어디까지나 상도덕은 반드시 지켜야지 덤핑 판매 등을 통해 기존 업체들을 무너뜨리고 나서 혼자 독식하겠다는 행위는 벌어져서 안 된다. 애틀란타에서 배추를 99센트에 팔았다는 것은 포장 박스 값도 안 나오는 것이었다. 하나 슈퍼마켓도 좀더 단골손님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제품을 더욱 친절하게 제공할 생각이다.
▲아시아 슈퍼마켓 박병호 대표
시카고에서 30년 동안 비즈니스를 해왔는데 여기는 대부분 토착 상인들이 많은 곳이다. 오랫동안 시카고 한인사회와 동고동락하며 식품업 운영해서 지금의 위치에 올라왔다. H마트의 시카고 진출은 단지 하나의 식품점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타주 대형 자본이 들어와 시카고 한인 시장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좌지우지하려고 맘먹는다면 시카고 현지 자본의 기반이 뿌리 채 흔들리는 손실을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인구의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대형 매장 생기면 결국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 아닌가? 결국 이는 살아 남는다 해도, 진출 업체나 기존 업체 모두가 힘들어 지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상생은 있을 수 없다. H마트측은 기존 식품점들의 매출 현황을 파악하고 여기에 투자해도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들어오는데 상생이란 그냥 하는 말이라고 본다.
기존 업체들도 그냥 있을 수는 없고 당연히 경쟁에 뛰어 들겠다. 그냥 있으면 죽는데 그럴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준비는 다 돼 있지만 상대편에게 노출되면 득 될것이 없으므로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시카고 현지 동포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성장해왔다. 현지 업체들을 사랑해주고 아껴주신 고객들을 잃지 않겠다.
▲현대 슈퍼마켓 박형윤 대표
그로서리가 하나 둘도 아니고 하나 더 들어온다고 죽는 것은 아니다. 큰 것은 큰 대로 장점이 있고 소형 매장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다. 아직 경쟁은 안 해봤지만 벌써부터 걱정하지는 않는다. 전문적인 경영을 펼쳐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상품보다는 특별히 다룰 수 있는 상품 중심으로 노하우를 개발하겠다. 예를 들어서 케이터링을 활성화 한다던가, 농산물이나 생선, 정육 등 특별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해 볼 생각이다. 현대 슈퍼를 작년 9월에 인수할 때도 H마트가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감을 갖고 우리도 작은 매장만의 친절함과 정겨운 맛을 바탕으로 고객들을 맞이할 것이지 기죽을 생각은 없다.
▲ 던디 마켓 홍구영 대표
현지 업체들에게는 요즘 H마트 진출만큼 큰 이슈가 없다. 식구들이나 도매상들과 늘 이 얘기 뿐이다. 케이터링 쪽을 보강할 계획이다. 일본계 대형 마켓 ‘미쯔와’에 가서도 관찰해 보고 배울 점을 연구했다. 야채류도 잘 포장해서 신선함을 유지하고 케이터링도 보다 신선하고 맛있게 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 중이다. 갈비는 던디 마켓이 좋다는 소문이 나 있으므로 기술자 영입해서 더 맛있고 신선한 고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던디 마켓은 노스브룩 일대의 중상류층 단골 손님이 많고 동네 손님들의 입 소문도 많은 편이다. 일요일에는 문을 닫았었는데 앞으로는 오픈할 것인 가도 검토 중이다. H마트가 들어오기 전까지 어려웠던 때도 있었지만 잘 해왔다. 앞으로도 힘들기는 하겠지만 부딪쳐 볼 생각이다. 한 6개월만 버티면 고객들이 돌아온다는 말도 들었는데 근처에 거주하는 고정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 서울 슈퍼마켓 박숙희 대표
서울 슈퍼마켓은 H마트가 들어서는 위치에서 그나마 떨어져 있어 괜찮을 것이라는 말도 듣지만 어느 정도 영향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나름대로 어떻게 고객들을 잘 지켜나갈 것인가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동네 장사이다 보니까 손님과의 좋은 관계와 서비스 개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고 물건을 고급화시킬 계획도 있다. 아무래도 소형 마켓은 케이터링의 장점을 살려야 될 것 같다. H마트는 처음에는 무조건 싸게 팔아서 주변 업체 문닫게 한 다음에 가격 올린다는 말 들었다. 기존 업소들이 합쳐서 협력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살아남는 곳 있듯이 동포 분들이 기존 마켓들에도 끊임없는 사랑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서울 슈퍼마켓은 고기가 신선하고 서비스가 친절하다. 이런 장점을 더욱 살리는 대책 세우겠다.
▲ 중부시장 양준모 과장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도 있고, 서비스 개선도 생각하면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지만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는 힘들다. 일단은 가장 저렴하고 신선한 상품과 농수산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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