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이군은 목표를 설정해놓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하면서 느끼는 성취감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한다.
“공부가 좋다”… 5개과목‘올A’
칼스테이트 LA를 가보면 대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것 같은데 바퀴 달린 책가방을 끌고 캠퍼스를 누비는 ‘어린이’들이 드물긴 하나 가끔 눈에 띈다. 바로 11세 이상 영재 학생들에게 대학 교육을 제공하는 칼스테이트 LA의 조기입학 프로그램(EEP) 학생들이다. 지난해 칼스테이트 LA에 입학한 제임스 이(한국명 시호·13)군은 지금 중학교 8학년으로 학교 스포츠나 비디오 게임에 열중할 나이이지만 어른 대학생들 틈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대학 강의를 받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칼스테이트 LA에서 여름방학에 2개 과목, 겨울학기에 5개 과목을 이수했는데 지금까지 대학에서도 A만 받고 있다.
밤1시까지 스스로 공부
자녀가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텐데 13세의 나이에 이미 올A 대학생이 된 제임스군. 그에게 공부를 잘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한 마디로 “공부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공부를 좋아하게 됐을까.
제임스군의 어머니 미셸 이씨는 제임스가 3∼4학년이 될 때까지 공부 습관을 길러주는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러더니 5학년쯤부터는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하기 시작해 공부를 그만 하라고 말려도 매일 밤 1시까지 공부를 하더라고 했다.
우선 공부를 잘하려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를 무척 좋아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는 책들을 읽도록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톰 소여의 모험’ 등 고전 권장도서만 읽히려고 했더니 지겨워하고 독서에 대한 관심을 잃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읽고 싶어하는 책을 읽도록 해줬더니 ‘매직 트리 하우스 시리즈’(Magic Tree House)를 읽으면서 독서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 시리즈에 있는 책들을 모두 읽고 다른 책들도 찾아 읽더라는 것이다.
독서 즐기며 과외도 열심
이씨는 또 “아이들이 주의가 산만하지 않아야 공부하는 것 같아 3∼4학년까지 여기에 신경 썼다”며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피아노, 미술 등을 배우게 했는데 이같은 과외활동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에 따르면,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성취욕을 키워준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제임스가 공부를 좋아하는 이유도 “뭔가를 성취할 때마다 기분이 좋기 때문”으로 제임스는 “새로운 것을 배울 때에는 심심하지 않고 열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시간분배·성취감 고취
이씨는 “항상 주어진 일과를 먼저 마치는 습관을 기르도록 시간분배에 신경 쓰고 지루해 하는 것 같으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마련해 줬다”며 “지금은 할 일을 끝내지 않고 있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임스처럼 도전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자극을 잃으면 흥미도 잃기 마련이므로 자녀가 도전할 수 있는 목적을 마련해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이씨는 강조한다.
이씨는 교사들과의 상담을 통해 UCLA, UC어바인 등이 제공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에 대해 배워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등 한가지 일을 성취하면 다음 것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도했다고 한다.
목표지향적 외과의사 꿈
또 한 가지는 제임스가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끈기를 심어주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도록 독려했다는 점이다.
한번은 제임스가 야구부에 들어가자마자 투수를 하고 싶어했는데 물론 코치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투수가 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안 하겠다고 했으나 1년간 노력해 보도록 설득, 실제로 노력을 해서 투수가 되니까 깊은 성취욕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제임스는 매사가 목표 지향적이다. 그의 진취적인 성격은 EEP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힘들 것이라고 부모가 말려도 제임스는 좋은 대학원에 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입생 때 선배들에 맞서 회장에 출마한 것이다.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을 찾는 성격이 13세에 대학에 입학한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는 벌써 생물과학을 대학 전공으로 결정, 외과의사가 되는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자유스런 대학생활 만족
제임스는 일반 학교에서 “저와 생각이 같은 사람이 거의 없어 외로운 느낌도 있었지만 EEP 프로그램에 와서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나이가 더 많은 학생들과 나란히 배우는 것이 이상했지만 곧 익숙해졌다”고 한다. 오히려 “중학교에서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대학에서는 자유가 더 많은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학교 교사의 소개로 EEP 프로그램에 대해 배운 어머니 이씨는 대학에 체육시간이 없는 점 등 중학교 8학년과 고등학교 전체를 월반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중고등학교가 험한 곳이 많은데 오히려 대학에 보내는 것이 안심이 된다”며 다른 한인 학부모들에게 EEP 프로그램에 대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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