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고
▶ 이기춘 <북VA 종합학교 영어.시민권 교수>
요즘 와서는 본토인들이 외국태생의 발음과 억양에 거부감을 느끼게 돼 직장에서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는 기사가 주류사회 일간지에 비중 있게 보도되고 있다. 물론 언어가 직장에서 직업 수행의 필수적인 사항이 아니라면 사람을 언어 문제로 차별한다면 불법적인 차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뒷전에서 은근히 차별하거나 억양이 다르다고 차별을 한다면 대놓고 말하기도 어렵다. 참으로 이민자들에게는 말하기 힘든 민권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언어 장벽의 미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이민자들의 자녀들뿐만 아니라 성인들과 부모들을 위해 큰 예산을 할당해 영어공부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여러 민족들이 다문화 속에 모여 사는 우리들이지만 영어의 사용은 미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또 요즘 대학에서는 외국태생들을 위해 발음 교정 과목을 신설하여 이민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발음의 중요성은 발음소리 하나로 그 말의 뜻이 달라지는데 있다. 뜻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렇게 문제될 게 없다. 다만 그냥 사투리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런 부류에는 영어를 잘하면서도 영국 영어를 구사하는 인도나 중동, 또는 중남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람들에게는 문화권이 다르고 말의 구조도 전혀 다르니 이중적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과 훨씬 다르다. 따라서 영어선생님은 처음부터 모국어와 영어의 음성체계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분석해 학생들이 왜 계속 틀리는 발음을 하게 되며 그 틀린 발음 때문에 상대방이 못 알아듣게 되거나 딴 말로 알아듣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그런 다음 의식적으로 반복해 연습시키지 않으면 모국어의 뿌리 박힌 특정한 음성체계로 인해 계속 습관적으로 틀린 발음을 하게 된다. 발음 공부는 우리말과 영어의 음성 체계와 음운의 비교 분석을 통해 공부하지 않으면 그 소리의 차이점과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 하기 때문에 계속 틀린 발음을 하면서도 왜 틀렸나를 모르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발음만 집중 공부하는 과목을 신설한다는 것만 봐도 발음 문제가 미 주류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얼마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우리 아시아 사람들보다 훨씬 말의 구조가 영어에 가깝고, 말의 표현도 우리보다는 훨씬 가까운 편이고 문화 배경이 비슷한 서구 사람들과 중남미 사람들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발음과 억양문제로 차별을 받는다면 영어와는 훨씬 거리가 먼 아시아 사람들, 특히 극동 사람들 처지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아시아 중에서도 인도와 파키스탄 필리핀과 홍콩 등지의 사람들은 영어를 하는데는 별로 불편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이런 사람들의 액센트와 억양을 문제 삼을 정도면 우리 영어는 어디서나 흠을 잡힐 수밖에 없다. 외국 태생의 다른 발음과 억양이 본토인들에게는 배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발음공부를 충실히 해야 한다. 물론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려서 미국에 와서 공부한 사람 외에는 본토인들과 같은 발음과 억양을 구사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계속 꾸준히 발음교정에 힘쓴다면 현지인들의 귀에 거슬리는 발음은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말로 백번 영어가 어떻다고 얘기하는 것 보다 영어 한마디라도 정확하게 현지인들의 발음소리를 연습하는 것이 생산적인 것이다. 한 가지 힘 안 들이고 발음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계속 라디오 영어방송을 많이 듣는 것이다. 그런 다음 미국 사람들에게서 듣고 배운 단어나 문장들을 딴 사람들에게 사용해서 제대로 발음을 했는지 안 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학교 영어 반에 나가 공부하면서 단어와 문장을 점차로 늘려 나가는 것이다.
영어 공부는 딴 과목과는 달라서 절대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발음공부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긴 문장이 수월해지면서 영어 공부가 재미있게 되고 자신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꾸준히 발음공부를 계속하면서 현지인들이 매일 빈번히 적재적소에 쓰는 쉬운 영어를 공부하면 영어공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운 진전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끝>
이기춘 <북VA 종합학교 영어.시민권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