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해가 바뀌었다고 사람들은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새 해는 더 건강하세요” 등이다. 이런 덕담은 많이 주고받을수록 좋은 것들이다. 얼마나 좋은가, 복 많이 받으라는데. 그리고 더 건강하게 살라 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덕담도 드물 것이다. 말이란 상당히 중요하다. 말 한대로 혹은 말 받은 대로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기하기만 하다. 그러기에 쌍소리는 함부로 하지 말라고들 한다. “말이 씨가 된다”란 얘기들도 한다. 함부
로 말을 뱉어 난감한 경우들이 있다. 말 한, 그 자리에서는 그냥 농담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그 말이 화근이 되어 불상사가 일어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람의 말이란 참으로 귀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덕담 같은 말을 나누고 서로 좋은 말만 주고받으면 좋은 일만 생길 수 있다. 그런가하면 덕 없는 말을 주고받고 복되지 않은 말을 주고받을 때에는 또 그대로 되는 경우도 있다. 말하는데 돈 들어가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을 뱉다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어린 자녀들을 기르는 부모의 경우는 더욱 말을 조심하여야 한다. 내가 어릴 적 자란 시
골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쌍으로 욕을 하는 것을 듣곤 했다. 그 욕 중엔 “빌어먹을 년, 혹은 빌어먹을 놈”같은 것도 들어 있다. 자기 자식보고 빌어먹으라 하니, 거지가 되란 얘기 아닌가. 자식에게 복을 못 줄지언정 이런 저주가 어디에 있을 수 있나. 자식들이 부모에게 화를 내게 하는 일이 있더라도 꾹 참아야 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더라도 참아야 한다. 참지 못해 내뱉는 말은 좋은 말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참고, 또 참고, 또 참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말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디 이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그러니 부모 아닌가.
무심코 뱉는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장래를 좌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구태여 아부까지는 할 필요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덕스럽지 않은 말들은 쓰지 않아야 한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란 우리말 속담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닐 것이다. 그만큼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생을,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말을 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하지만 말을 듣는 사람도 잘 들어야 한다. 말 중엔 덕스럽지 않고 복되지 않은 말도 있지만 진심어린 충고나 충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말들은 잘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져야 한다. 무조건 자기의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고 그 말을 ‘저주’로 받아 들이면 안 된다. 사랑하고 아끼기에 주는 충고나 충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에 그렇다. 남의 말을 들을 때 그 말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 사람은 듣는 자신이다. 그만큼 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듣는 자신의 몫도 중요하다. 자칫 오해해 상대방의 말을 듣게 되면 이것 또한 평생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은 쓰다. 사탕발림 같은 말이 아닌 쓴 말을 들을 때에, 그 말을
약이라 생각하고 곱씹어 들을 필요가 있다.
사람의 말에는 그 사람의 생각이 들어있다. 경험이 들어있다. 사고와 혹은 사상도 들어있다. 더구나 말하는 사람의 인격을 판가름하는 척도도 들어있다. 한 사람의 생각과 경험과 사고와 사상 및 인격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 쌓이고 쌓여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의 가정환경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말이다. 그 모든 쌓인 것들이 세 치 혀 말로서 표현되어지는 것은 현재의 그 사람을 나타낸다. 말이 그 사람을 대신한다. 그러니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다. 조심, 조심, 또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느니 차라리 침묵이 좋을 것이다. “침묵은 금, 웅변은 은”이란 말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침묵보다 웅변, 즉 말하는 것이 더 낳을 수도 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말에는 “새해 돈 많이 벌고 풍족히 살으세요”란 뜻도 들어 있겠다. 복이란 좋은 것. 복을 받기 위해서는 복 받을 짓을 해야 함이 먼저일 것 같다. “새 해는 더 건강하세요”란 말에는 “세상에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이다”라는 뜻도 들어있겠다. 건강을 잃으면 세상을 잃는 것. 건강하기 위해서도 건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이 먼저일 것 같다. 덕담 속에 꽃이 핀다. 주고받는 덕담 속에 바뀌어진 한 해의 시작을 멋있게 꾸려나가 다시 한 해가 바뀔 무렵엔 복 있었던 해, 건강한 한 해였다고 되새기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