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대학 정미령 교수가 자녀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능개발, 10~16세가 가장 중요 시기”
“근래 학부모들 사이에 영재교육, 조기교육이 유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자녀의 지적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유아기가 아니라 10∼16세입니다.”
한국인으로 20년째 옥스퍼드 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정미령 교육심리학 박사가 지난 11월 한국에서 출간된 ‘평범한 10대, 수재로 키우기’를 통해 학부모들에 강조하는 말이다.
정교수가 1985년 옥스퍼드 대학(해리스 맨체스터 칼리지) 교수로 발탁된 이후 지난 20년간 지능 발달에 대해 연구하면서 경험과 실례를 토대로 저술한 ‘수재로 키우기’는 초판이 2주만에 매진돼 12월 재판이 되는 등 한국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달 LA를 방문한 정교수는 신간서적 ‘수재로 키우기’와 본보 인터뷰를 통해 이곳 남가주 학부모들도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선입관을 깨고 10대의 시간관리와 동기부여를 지능 발달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한다.
정미령 교수는 오는 3월31일 미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 연구소 초청으로 LA를 다시 방문, ‘10대의 우리 후세, 모두 수재로 키우는 교육 방법’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10세때 시간개념 이해
무리한 조기교육 금물
- 책에서 천재는 타고나지만 수재는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어떻게 다르나
▲천재는 세계에서 하나 나올까 말까하는 아주 소수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보통 일정 수준의 지능을 지닙니다. 평범한 어린이들도 자기가 가진 잠재능력을 키우면 누구나 수재로 키울 수 있습니다.
- 요즘 유아 영재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10∼16세가 지능 개발에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너무 어린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10세부터는 과거 미래 등 시간 개념을 어른들처럼 이해하게 됩니다. 뇌의 융축도가 최대화되면서 학습 능력도 가장 왕성한 때로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10대 학생들에게 시간이 재산이라는 가치관을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돈 등 소유물은 모두 부모에게 의지해야 하는 것들이고 독립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시간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가르칩니다.
- 이때 부모의 역할은
▲사춘기는 10대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입니다.
특히 자녀를 친구들 앞에서 야단치거나 무안하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쓰실 것을 당부합니다. 각 자녀가 개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하루 30분씩이라도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적 발달에는 타이밍이 있습니다. 교육의 최대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를 ‘적시’라고 부르는데 자녀가 호기심이나 흥미를 보일 때가 적시고 지루해 하거나 짜증을 내면 적시가 끝난 셈입니다. 학부모들은 적시를 만들어 내거나 앞당길 수 없고 단지 주목하고 관찰하며 기다려야 찾을 수 있습니다.
- 그러면 10대 이전에는 무엇이 중요하나
▲자녀 교육은 2세 때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자녀에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억지로 공부시키지 마십시오.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개성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교육하셔야 합니다.
- 미국과 영국 교육제도의 차이는
▲미국은 커뮤니티 칼리지 등 교육 기회가 많다는 것이 본받을 점입니다. 영국은 그런 기회가 없어 18세 때 국가시험을 잘 보지 못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점은 미국에서는 인간의 기본가치를 인식케 하는 철학교육이 없다는 것이죠.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시간이 있어 종교를 의무적으로 가르칩니다.
거의 기독교이지만 학생 인구분포에 따라 다른 종교 교육이 제공되기도 합니다. 영국 사회가 미국에 비해 물질주의가 팽배하지 않은 것이 이같은 인성교육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글로벌 경쟁시대인데 미국 학생들을 볼 때 영국 학생들과 다른 점은
▲옥스퍼드 대학으로 유학 온 미국 학생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에세이 작문에 약합니다. 에세이에 잡다하게 서술하고 초점을 잃어 깊이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질문을 많이 하고 토론에 적극적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 옥스퍼드 대학에 대해 소개한다면
▲학생 정원 1만6,500명에 교수가 3,000명인 옥스퍼드 대학은 교수가 학생과 매주 한번씩 만나 1대1로 가르치는 개별지도(tutorial) 전통이 수 백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개별지도에 준비하기 위해 매주 많은 책을 읽는 등 공부에 전념합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