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이름의 “KPI 통신”의 “주필“을 자처하는 이선명 이라는 분이 1월5일자 워싱턴판 한국일보에서 해괴한 논리를 전개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제목의 ‘미주논단’ 기고문에서 이 씨는 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뉴 라이트(New Right/新 保守)운동에 대하여 “사이비 목사들이 무지몽매한 종교적 노예들을 커다란 텐트에 모아놓고 뉴 라이트 부흥회를 했다는 소식에 아연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의 사랑을 빙자하여 교인들에게 아우슈비츠 행 기차에 승차를 권유하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묻고,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투쟁과 희생을 통해 얻은, 그래서 얼마나 귀중한 자유이고 민주화인데, 우리가 또다시 학살과 고문과 남북대결의 저 참담했던 암흑의 시대로 회귀하자는 것인가?”라고 흥분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선명 씨는 뉴 라이트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운동의 참뜻을 의도적으로 곡해하고 있는 것 같다. “뉴 라이트”는 과거의 보수 즉 “올드 라이트”와 차별하기 위해 만든 새 개념이다. Old Right 즉 구(舊) 보수가 이 씨가 지적한 반공일변도의 군사독재 정권들이었다면, 뉴 라이트는 우리가 군사독재와 싸워 쟁취한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를 친(親) 김정일 좌익세력들로부터 지키자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 씨는 마치 뉴 라이트가 옛 군사독재시대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운동인양 매도하고 있다. 이 씨는 뉴 라이트에 대한 그 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신문에 글을 썼어야지 너무 경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필자는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지금 뉴 라이트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의 일부인 기독교 지도자들이 사이비 목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선명 씨의 말처럼 “종교적 노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뉴 라이트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분은 김진홍 목사이다. 이 분은 학생 시절 소위 운동권이었다. 그는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용감히 싸운 민주투사로 감옥에도 끌려갔던 사람이다. 필자는 기독교도가 아니지만 김진홍 목사를 존경하고 있다. 김 목사가 뉴 라이트 운동을 이끄는 유일한 이유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친 김정일 좌파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선명 씨는 “통일은 지고의 선”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반도의 통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통일이 최고 가치는 아니다. 최고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다. 공산주의자로 의심되는 동국대학의 강정구 교수는 “6.25는 김일성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일으킨 전쟁이며 이 전쟁에서 그가 이겼어야 했었는데 미국이 개입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그러므로 미국은 우리 민족의 원수이며 맥아더 장군은 그 원수의 집달리다”라는 요지로 떠들다가 지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는 북한식 독재체제는 물론이고, 자유민주주의 아닌 어떤 체제 하의 통일도 반대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 나와 있다. 그러므로 이선명 씨 주장처럼 통일은 우리의 지고의 선이 아니다. 통일보다 더 높은 선(Good)은 자유민주주의다.
지금 우리의 조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뉴 라이트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강정구 같은 자들이 공공연히 김일성을 찬양하고, 전교조(전국교직원노조) 산하의 초, 중, 고 교사들은 우리의 미래인 어린 새싹들에게 “미군부대에 수류탄을 들고 뛰어들어가겠다”는 글을 쓰게 하고 있다. 또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간첩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송두율이란 자를 관대하게 처분하자는 소리를 국회에서 했는가 하면, 침략자 김일성을 좋게 평가하는 논문을 써서 성균관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이란 감투를 쓰고 앉아 韓美간의 전통적 우호관계에 금이 가게 하는가 하면, 그저께는 통일부 장관에까지 지명되었다. 또 비전향 남파 간첩들의 인권은 끔찍이 생각하면서도 납북된 우리 어부들이나 국군 포로의 귀국 교섭은 외면하고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정치범들의 인권에는 침묵하는 현 정권, 그리고 이 정권의 지원을 받고 전직 대통령 한 분은 남북이 우선 낮은 단계의 연방을 구성해야한다면서 또 평양에 가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뉴 라이트가 시작된 것이다.
조화유 <작가/영어 교재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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