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전세계서
“전 세계의 모차르트 축제가 시작된다∼.”
2006년 1월27일은 서양 음악사에 있어 가장 의미 있는 날 중 하나다. 35년이라는 짧은 인생에도 전세계 클래식 음악사를 대표할 만한 천재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태어난 지 정확히 250주년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고향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시는 이미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모차르트 250주년 공식 웹사이트’(www.mozart2006.net)를 만드는 등 몇 년 전부터 국가 차원의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1월27일을 시작으로 2006년 한해만 무려 500개가 넘는 행사가 열려 말 그대로 1년 내내 축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55개의 세계 초연작, 36개의 오페라, 260개의 콘서트, 55회의 미사, 10회의 세미나, 99개의 각종 퍼포먼스 등이 포함돼 있다.
축제의 절정은 여름에 펼쳐지는 잘츠부르크 음악 페스티벌. 이번 페스티벌에선 모차르트가 11세에 작곡한 ‘아폴로와 히야신스’부터 ‘마술피리’까지 22개 오페라를 모두 올리는 대형 프로젝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또 다른 음악도시 비엔나도 축제 분위기는 마찬가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과 공동제작으로 파트리스 셰로 연출, 다니엘 하딩 지휘의 오페라 ‘마술피리’ ‘코지 판 투테’가 공연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오스트리아만의 상황은 아니다. ‘모차르트’란 이름은 모를 지라도 TV나 라디오에서 그의 음악을 한번도 듣지 못한 이는 드물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음악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06년 한해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 하우스부터 콘서트 홀 그리고 주변의 조그만 공연장에서까지 모차르트의 명곡들이 흘러나올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라 할 수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1월27일 ‘마술피리’ 공연을 시작으로 2005-2006시즌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등을 선보이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3주에 걸쳐 ‘매직 오브 모차르트’를 초연한다.
남가주를 대표하는 LA 필하모닉, LA 오페라, LA 챔버 오케스트라 등도 저마다의 색깔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준비하고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차르트를 좋아했던 아니던 혹은 음악에 ‘무지한’이라도 모차르트 음악을 만끽해 볼 몇 십 년만에 찾아 온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2월23일 LA필하모닉과 모차르트의 미완성 진혼곡 ‘레퀴엠’을 협연하는 거장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와 USC 합창단의 모습(아래).
LA도 ‘모차르트 최면’에 빠진다
14일 LA 필 시작으로 교향곡·오페라·피아노곡 등 연중 페스티벌 막올라
첫 테입은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끊는다. 1월14일 ‘모차르트 250주년 기념회’를 주제로 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LA필의 모차르트 교향곡 39, 40, 41번 연주회가 바로 그것.
1998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대영제국 기사작위를 받아 ‘존 경’(Sir John)으로 불리는 가디너는 클래식 음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카라얀 이후 3회 수상한 유일한 음악가. ‘음악의 고고학자’란 별명처럼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방법으로 곡을 해석해야 한다는 원전연주를 강조, 모차르트 생전의 느낌 그대로를 전하는 데는 적격인 인물이다.
선택된 곡들도 의미가 깊다. 교향곡 창작에 재능이 많은 모차르트였지만 마지막 세 개의 교향곡, 즉 39번부터 41번까지를 최고봉이라고 일컫는 이가 많다. 특히 41번 교향곡 주피터의 경우 단 16일만에 완성되었지만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그의 기악곡 중 최고라는 평가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도 LA필하모닉이 2월23일 선을 보인다. 정식명칭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이지만 가사의 첫 마디가 “Requiem(안식을)∼”으로 시작된 데에서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으며 진혼곡, 진혼미사곡으로 번역되어 쓰이기도 한다. 사실 모차르트는 이 곡을 완성하기 전 절명했고 제자 중 한 명인 쥐스마이어가 마무리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어두운 색채 속에 일관된 선명한 화음과 그 속에 녹아있는 모차르트의 감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LA 챔버 오케스트라(LACO)는 아예 1월 내내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펼칠 계획이다. 21∼22일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 수없이 많은 연주경력과 함께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제프리 카한(Jeffrey Kahane)의 ‘모차르트의 피아노곡 협연’이 그 시작. 제프리 카한은 이 공연 이후 15개월에 걸쳐 모차르트 피아노 곡들을 전부 연주하는 대장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LACO는 28일에 ‘모차르트와 올 댓 재즈’(Mozart and all that Jazz)란 주제로 모차르트 작품 중 핵심부분만을 보여주는 갈라 콘서트를, 29일에는 가족들을 위한 모차르트 특별 공연 ‘Birthday Jazz for Mozart’도 준비중이다.
LA 오페라는 3월18일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린다. 이발사였지만 지금은 백작의 하인이 된 피가로와 백작의 시녀 쉬잔과의 결혼이 주된 내용. 초연부터 너무나 인기가 좋아 인파 속에 사람이 깔려 죽었다는, 잘못된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어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줬던 천재 작곡가의 가장 훌륭한 걸작으로 꼽히는 바로 그 오페라다.
‘피가로의 결혼’은 3막에 나오는 아리아 ‘산들바람의 노래’로도 유명하다. ‘편지의 이중창’이라고도 불리는 이 아리아는 단순한 멜로디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 영화 ‘쇼생크 탈출’에 배경음악으로 삽입,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 중 한 장면.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세계적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와 LA필하모닉 협연
1월14일 오후 8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111 S. Grand Ave.), (323)850-2000 wdch.laphil.com, 37∼129달러, 연주곡명(Mozart: Symphony No. 39, No. 40 in G minor, No. 41, ‘Jupiter’)
▲ 모차르트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
세계적 거장 중 한 사람인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지휘, USC THORNTON CHORAL 합창단 협연, 2월23일, 24일, 25일 오후 8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111 S. Grand Ave.),(323)850-2000 wdch.laphil.com, 37∼129달러, 연주곡명(Mozart: Piano Concerto No. 27, Requiem in D minor)
LA챔버 오케스트라
▲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제프리 카한의 LACO 협연
1월21일 오후 8시 글렌데일의 알렉스 디어터(216 North Brand Bl.), 22일 오후 7시 UCLA 로이스 홀, (213)622 7001 www.laco.org, 17∼75달러, 연주곡명(Mozart Piano Concerto No. 5 in D major, Piano Concerto No. 9 in E-flat major, Piano Concerto No. 17 in G major)
▲ 모차르트의 곡 중 유명한 작품을 연주하는 갈라 콘서트
와인, 식사 등도 곁들인 파티성격의 연주회, 1월28일 오후 6시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135 North Grand Ave.), (213)622-7001 www.laco.org, 500달러
▲ 가족을 위한 모차르트 피아노 연주회
1월29일 오후 1시 글렌데일의 알렉스 디어터(216 North Brand Bl.), (213)622-7001 www.laco.org, 8.50∼14달러.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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