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퀸즈 25학군이 초·중·고등학교의 학제를 총체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본보 12월7일자 및 14일자 A2면> 학군은 학부모 의견 수립을 위해 지난달 14일 모임을 가졌지만 양측의 찬반 주장에 관한 의견차를 크게 좁히지는 못했다.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학군과 학부모의 상반된 입장을 정리해본다.
퀸즈 25학군 초·중·고등학교의 학제 개편안이 추진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
난 10여 년 동안 무려 서너 차례 추진과 무산이 거듭 반복돼 왔다.
현재 25학군내 초등학교는 킨더가튼~3학년 또는 프리 킨더가튼~6학년으로, 중학교는 7~9학년으
로 구성돼 있다. 이외 프리 킨더가튼~8학년까지 편성된 초·중학교 혼합형태의 학교가 3곳 있
고 5~8학년 과정의 학교가 한 곳, 6~12학년으로 중·고교 혼합형태 학교가 한 곳씩 운영되고
있다.
반면, 뉴욕시내 기타 학군의 학제는 3학년까지 교육하는 얼리 차일드후드, 프리 킨더가튼~5학
년, 프리 킨더가튼~8학년, 6~8학년, 6~12학년, 9~12학년 등 6가지 형태 중 하나로 운영된다.
퀸즈 25학군은 시내 타 학군과 학제 체계를 통일하기 위해 2006~07학년도부터 초등학교를 5학
년까지, 중학교는 6~8학년까지 변경하고, 9학년은 고등학교로, 프리 킨더가튼~8학년 과정의
초·중학교 혼합형태 학교도 2곳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 6학년 초등학생은 중학생으로, 9학년 중학생은 고교생이 된다. 따라서 내년 가을
개편이 시행된다면 내년 봄 5·6학년과 8·9학년이 초·중학교를 동시 졸업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25학군은 결과적으로는 학제 개편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모두 득이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9학년생들은 타 학군 또래 학생과 같은 시기에 고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어 학교생활 적
응도 보다 쉽고 뉴욕시와 뉴욕주 고교 표준 교과과정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그간 25학군내 9학년생은 10학년부터 고교에 진학했기 때문에 고교 입학 선택권이 타 학군
또래 학생들보다 제한이 많았던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학교보다는 고교에서 교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다양한 학습 기회도 제공받고 보다 깊이
있는 학습은 물론, 학교 특별활동 참여 기회도 훨씬 늘어난다는 것.
이와 관련, 학군은 중학교 교장들과 만나 개편에 대비, 9학년생들의 고교 입학신청 절차에 대한
논의를 이미 마친 상태다. 2006년 가을학기 고교 입학신청서 접수 1차 마감이 이미 12월2일 마
감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25학군내 9학년생들의 입학신청서 접
수를 최대한 지원하기 위한 논의였다.
고교생뿐만 아니라 중학생들도 학제 개편으로 득이 많다는 것이 학군측 설명이다. 7학년 보다
는 6학년 때 중학교를 시작하면 중학교 생활 적응이 훨씬 유리하고 고교 입학에 있어서도 7학
년 성적 반영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적응이 좋은 성적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중학교 교장들도 학제 개편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많은 학생들이 7, 8학년만 마치고 고등학
교로 진학하기 바람에 유익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싶어도 운영상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
다.
특히 중학교는 교과내용 뿐만 아니라 학생의 인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춘기 시기여
서 중학교 교육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제 개편을 통해 중학교 건물의 효율적인 사용과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IS
25 중학교 경우 기존 활용도 53%에서 68%로, JHS 185 중학교도 최대 90%까지 효율성이 증가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입장은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왜 굳이 2006년부터 당장 시행해야
할 만큼 급한가 하는 것이다. 학군은 “당장 내년부터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답변이다.
시내 고교마다 과밀학급 문제를 안고 있는 현 상태에서 25학군 학생들까지 9학년에 일제히 고교에 진학하면 수용능력에 한계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학부모들의 질문에 대해 학군은 “25학군 거주학생들이 오히려 26학군 등 우수 학군으로 빠지는 인원이 많아 타 학군과 달리
25학군은 등록생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에서는 표준시험 준비 과정이 제공되지 않아 6학년이 중학생이 되면 상대적으로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불만도 컸다.
이에 학군은 ▲거주지에서 1마일 이상 떨어진 학교에 통학하는 3~6학년생들에 무료 스쿨버스 혜택 제공 ▲5·6학년/8·9학년 졸업식은 학교 재량에 따라 두 학년이 함께 또는 별도로 졸업식 거행 ▲6학년이 중학교로 진학한 뒤 남는 초등학교 공간시설에 프리 킨더가튼 프로그램 확
대 실시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25학군 영재 프로그램인 알파 클래스는 내년에 한해 중학교 알파 클래스 입학심사를 5학년과 6학년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해야 하는 것만 제외하면 현재와 달라지는 것은 없다.
중학교 특별 프로그램 입학 기준도 일반적으로 전년도 봄 학기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지만 점수 발표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 이전 학년도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학제가 개편되면 초등학교 6학년 지도교사들은 학년을 낮춰 5학년 이하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6학년생과 더불어 중학교 교사가 되길 원할 경우 과목별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중학교 교사로 지원 가능하다. 현재 25학군을 관할하는 리전 3 교육구는 조만간 시 교육청에 학제 개편 최종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시 교육청의 승인을 받으면 즉시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리전 3 교육구내 26학군, 28학군, 29학군 등 기타 학군의 일부 학교도 이듬해까지는 학제 개편을 모두 마무리 할 계획이다.
뉴욕시 교육청 산하 학군 가운데 리전 3 교육구만 학제 체계가 달리 운영돼 왔기 때문에 타 학군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재 학군측이 밝힌 실현 가능성은 90% 정도. 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학부모들이 아예 배제
된 채 논의가 진행된데 대해 불만이 일자 학군은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학교에서 원할 경우 학군 관계자가 학교를 방문해 별도 설명회도 갖겠다고 밝혔다. 25학군 학제 개편안은 교육행정 여건으로 볼 때 시기적으로는 늦어도 1월 중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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