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첫 방송서 난자 문제, 취재과정 공개
3일 오후 11시5분부터 취재윤리로 중단됐던 ‘PD수첩’이 재개 첫 방송을 내보냈다. ‘PD수첩’은 이날 ‘줄기세포 신화의 진실’ 편을통해 황 교수팀이 연구에 사용한 난자의 진실, 제작진에 줄기세포를 넘겨준 까닭,논문 조작 동기와 가능했던 조건 등에 대해 밝혔다.
먼저 제작진은 황 교수팀이 연구에 사용한 난자와 관련된 ‘실험 장부’를 통해 11월 방송에서 밝히지 않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PD수첩’은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황 교수의 주장은사실이 아니며 (황 교수가) 난자 제공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한 한 연구원이 동료 연구원에게 보낸 e-메일과 동료 연구원의 증언을 공개했다.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의 동료 연구원은 황 교수님이 바라는 것을 해주는 게 자기 입장에서는 좋겠다고 했다가 동료 연구원에게 상의한 뒤 부작용을 우려해 난자채취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심했다면서 결단을 내린 상태에서 황 교수님에게 이야기했더니 황교수님이 막 화를 내면서 왜 안 하냐고 그런 식으로 거의 끌려가다시피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은 수술 직전 동료 연구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 방법은 아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던 것, 선생님에게 대적하지 못했?것 이런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이라며 난자 채취를 후회했다.
난자를 제공한 이유에 대해서는 논문에서 자기 이름을 뺄 수도 있겠다는 그 불안감에 난자 제공도 불안해 하면서 하게 됐다는 동료 연구원의 증언도 소개됐다.
또한 ‘PD수첩’은 난자의 개수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PD수첩’은 황우석교수팀은 2004년과 2005년 논문에서 총 427개의 난자를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사실과 달랐다면서 미즈메디 병원의 난자 관련 기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즈메디병원은 2004년 논문에 총 423개를, 2005년 논문에는 총 1천여 개를 제공했다. 또 한나산부인과에서 2005년 논문을 위해 200여 개를 제공해총 1620여 개의 난자가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PD수첩’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증언을 인용해 황우석 교수가 난자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험관 시술을 하면 난자가 많이 채취되니까 일부를 추출하는 조건으로 황우석 교수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했다는 한나산부인과의 불임 환자 남편의 증언도 공개했다.
또 황우석 교수팀에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으며 채취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이 안됐다는 자발적 난자 기증자의 증언을 통해 난자 채취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난자 문제에 이어 ‘PD수첩’은 취재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제작진은 안규리 교수가 담당한 조직적합성 검사와 관련해 의문을 품었다고 전했다.
안 교수가 줄기세포 개수가 11개가 아닌 14개라고 말했으며, 조직적합성 검사의 실험노트에 적힌 검사의뢰 날짜가 3월22일로 논문 제출일인 3월15일 이후였다는 것.
이어 ‘PD수첩’은 가장 의심이 가는 부분은 테라토마 실험을 담당한 연구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논문에 적힌 정 모 교수를 비롯해 황 교수가 테라토마 실험을 했다고 밝힌 김대용 교수, 생명공학연구원 측도 2005년 논문의 테라토마 실험을 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결국 테라토마 실험을 담당한 곳은 미즈메디 병원으로 밝혀졌으나 역시 논문과 달리 2번, 3번 줄기세포만 검사해 2개를 11개로 과장했다고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혹을 가지고 제작진은 미국 피츠버그로 떠났다. 이와 관련해 ‘PD수첩’은 출발 전 2번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4번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들었다면서 이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아예 없을 수도 있으며 논문이 거짓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PD수첩’은 이어 피츠버그대에서 김 모 연구원을 인터뷰했으며, 이 과정에서 논문이 조작됐다는 것을 확신한 나머지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김 연구원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며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사과했다.
이후 귀국한 제작진은 2005년 논문이 허위라는 심증을 굳히고 직접 DNA 검사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PD수첩’은 황 교수팀에서 줄기세포를 넘겨주지 않자 미국 암센터에 나가있는 세포로 검증하겠다고 했고 이에 검증에 응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넘겨준 이유에 대해 ‘PD수첩’은 논문과도 다르고 미즈메디와도 다른 세포를 줬으며 모든 세포에서 DNA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 모든상황을 종합할 때 ‘PD수첩’의 검사 이후 바뀐 것을 알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며 허위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 막으려는 시도를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논문 조작의 이유에 대해서는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는 체세포 복제가 아닌 처녀생식 돌연변이 가능성, 즉 자가분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특허를 받기에 결함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 2004년 논문은 242개 난자를 이용해 단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어 효율성이 너무 낮았다는 것도 이유가 됐다고 추측했다.
논문 조작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라는 완벽한모조품이 있다 ▲황 교수팀만큼 많은 난자를 공급받을 수 없어 다른 과학자는 재현실험이 불가능하다 ▲보안을 이유로 외부 접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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