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방어율 치솟았지만 가능성 보여준 한해
김병현- 선발 꿰 차 호투,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시즌 코리언 메이저리거들은 어떤 활약을 보였을까? 먼저 코리언 특급 박찬호가 12-8패로 나름대로 재기에 성공했다. 방어율이 5.74로 치솟는 바람에 12승 성적이 무색해 지고 말았으나 4년만에 처음으로 10승고지를 돌파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씻어냈다. 그러나 박찬호는 새로 이적한 샌디애고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들지 못하며 사실상 메이저리그에서 외면당했다. 3년반만에 내셔널리그로 복귀, 기대를 모았던 박찬호는 샌디에고에서 10경기에 출전, 4승3패 방어율 5.91을 기록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구단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한 박찬호는 내년시즌 방출당하지 않는다해도 선발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찬호는 오프시즌에 텍사스의 혈샤이저 코치로 부터 다양한 변화구를 전수 받은 뒤 정규시즌에 인용, 초반에 나름대로 적응해 나갔다. 더욱이 텍사스의 막강 타선에 힘입은 박찬호는 5.74로 난타당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154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80개를 허용했다. 재구력이 방어율이 치솟은 원인이었다. 박찬호의 변화구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큼 낙차도 크고 구질도 다양하다. 제구력만 뒷바침해준다면 캐빈 브라운, 캐니 로저스와 같은 노장들 처럼 만년에 크게 개화하지 말란법 없다. 박찬호로서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박찬호 다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버티고 있는 김병현은 올시즌 가장 괄목할 만한 시즌을 보냈다. 물론 성적은 보잘것 없다. 5승12패, 방어율 4.86기록으로, 연봉 6백만불은 커녕 1백만불짜리 성적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올 시즌 사실 메이저리그 그 어느때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함을 보여준 한 해 였다. 김병현은 보스턴에서 방출, 패차처분되기 일보 직전에 극적으로 재기했다.
김병현은 콜로라도에서 올시즌 가장 뛰어난 피칭을 보인 유일한 투수였다. 방어율 4.86은 사실 불펜에서 당한 점수가 대부분이었다. 김병현은 시즌 중반 선발로 돌아서 방어율 3점대를 기록하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더욱이 투수들의 무덤 콜로라도에서 기록한 방어율 4.50는 역대 콜로라도 투수중 3번째로 우수하다. 김병현은 5승밖에 건지지 못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박찬호의 12승에 버금가는 위력적인 구력을 선보였다. 더욱이 불펜투수 김병현이 선발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여, 김병현은 이래저래 메이저리그에서 새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다. 김병현은 여전히 위력적인 변화구를 구사하며 148이닝을 던지는 동안 11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볼넷 71개로 고질병인 재구력의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홈런은 17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김병현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발전이었다.
올시즌 FA로 풀린 김병현은 아마도 연봉 2백만불 수준에서 내년에도 콜로라도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콜로라도 아니라도 김병현을 원하는 팀은 많다. 그러나 돈 보다도 선발을 원하고 있는 김병현은 콜로라도가 원한다면 다소 낮은 연봉을 받는 다해도 콜로라도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아스타시오와의 협상이 결렬된 콜로라도가 김병현을 붙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콜로라도는 27일 최근 영입을 추진했던 페드로 아스타시오를 포기하는 대신 김병현과 발빠른 좌타자 윌리 해리스와 계약하는 데 전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아스타시오와 김병현에게 각각 120만 달러를 제시했으나 아스타시오가 이를 거부해 콜로라도와의 협상이 완전 결렬됐다. 둘 중 하나를 붙잡기로 했던 콜로라도로서는 이제 김병현과의 협상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콜로라도는 특히 포스트시즌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김병현을 호락호락 내보낼리는 만무하다. 콜로라도는 내년 시즌 선발 후보로 제이슨 제닝스(27), 애런 쿡(26), 제프 프란시스(24), 쟈크 데이(27), 김선우(28)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김병현을 제외하고 아무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실정이다. 김병현과 콜로라도의 재계약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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