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 한인사회·미국 부동산 뉴스
2005년 을유년 한해도 저물어간다. 올 한해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부동산 시장은 끊임없는 ‘거품론’ 제기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가파른 가격 상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상대적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매매가 부진하면서 마켓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되면서 마켓이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주 주택시장은 낮은 모기지 금리와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예년 같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내년에도 원만하나마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한해 한인사회 및 미국 부동산 뉴스를 정리하면서 한해를 되돌아본다.
하반기 들어 관망세 두드러져
주택가격 지속적인 상승
가격이 바이어가 부담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가격면에서는 올 한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가주 내 주택 중간가는 54만8,400달러로 이는 무려 지난 4년 동안 매달 두 자리수의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또 1년 전인 지난해 11월의 47만1,980달러에 비해서도 16.2%가 증가한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12월 가격 상승까지 감안할 경우 매달 집값이 1만달러 정도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1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가 감소하는 등 바이어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바이어 입장에서는 ‘내놓기만 하면 팔린다’는 공식이 많이 붕괴된 것도 사실이다.
8차례 인상‘저금리 시대’막내려
금리 인상 및 부동산 이자율 상승
올 한해는 연방 통화당국의 부동산 시장 과열 및 인플레를 유려한 금리 인상 행진으로 지난해 여름까지 이어졌던 저이자 시대가 막을 내린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정책의 고삐를 놓지 않으면서 연초 2.25%이던 것이 0.25%포인트씩 모두 8차례의 거듭 인상을 거치며 4.25%까지 상승, 올 들어서만 2%포인트가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디스카운트 금리는 5.25%, 월스트릿 우대금리도 7.25%로 상승했다.
모기지를 포함한 모든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이자가 일제히 오르면서 모기지 이자율도 다시 6%대로 돌입했으며 내년에도 원만하나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투자한 바이어의 경우 모기지와 홈 에퀴티 론의 상환 부담 증가가 금융권의 대출 부실화와 포클로즈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콘도 붐’건립중인 것만 100여개
LA 한인타운은 콘도타운
올해는 LA 한인타운에 콘도 건립 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던 한해였다. 이에 따라 렌탈 아파트나 단독주택으로 제한됐던 LA 한인타운 주택시장에서 콘도가 제3의 주택 대안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타운 유입 인구의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타운 내 자투리땅마다 건립됐거나 건립중인 콘도가 100여개가 넘는다. 이들 대다수의 콘도는 대지가 8,000~1만2,000스퀘어피트에 유닛수도 10개 내외에 불과하지만 한인들의 고급화, 대형화 선호추세를 반영, 2베드룸은 40만달러 이상, 3 베드룸은 60만달러대를 호가한다.
LA 최고급 콘도 지역으로 꼽히는 웨스트 LA의 스퀘어피트당 분양가의 70%를 웃돌고 있다. 아직까지 과거에 배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금리에 외곽지역에서 한인타운으로 돌아오는 한인, 또 뭉칫돈을 들고 오는 신규 이민자로 인해 한인타운의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것도 콘도 건축 붐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다.
사상 유래없는 지역전체 재개발
LA 다운타운 재개발 및 베드타운화 가속화
발렌시아같이 신도시가 아닌 기존 지역 전체가 재개발되고 있는 것은 LA시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올 한해는 LA 다운타운 지역의 재개발 및 베드타운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 건물을 거주용 로프트로 변경하는 것과 새로 건축되는 콘도나 렌탈 아파트 수가 현재에만 무려 1만9,500유닛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4년간 다운타운에 3만명의 신규 거주자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콘도나 로프트의 경우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600달러선에 달할 만큼 가격도 LA 어느 지역에 못지 않은 데도 완공되기가 바쁘게 분양되고 있다.
다운타운 지도를 바꿀 양대 대형 프로젝트 모두 올 한해 공사가 시작됐고 최종 계획이 확정됐다. 지난 9월에는 스테이플스 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주상복합 및 샤핑센터가 들어서는 15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공사가 시작됐으며 다운타운 중심가의 18억달러 규모의 그랜드 애비뉴 프로젝트도 지난 8월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는 공사에 들어간다.
단기차익 노린 땅투자는 위험
외곽지역 토지 구입 열기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올해 한인들의 외곽지역 토지 구입 열기로 이어졌다. 한인들의 투자 열기는 LA와 라스베가스 중간지점으로 LA에서 북동쪽으로 80여마일, 15번 프리웨이 인근에 위치한 빅토빌, 필란, 애플밸리, 라플린과 캘리포니아시티 등 5개 도시에 집중됐다.
이 지역 한인회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한인들이 구입한 땅은 최대 2만에이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서울 강남지역을 웃도는 면적이다.
이들 지역은 90년대 초부터 일부 한인들이 빈땅을 구입해 왔으나 당시는 실제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를 본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90년대와 비교하면 현재 이들 지역은 210번 도로가 확장되고 인구가 늘어나는 등 개발이 상당부분 진척돼 있어 투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수단으로 구입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 투자의 경우 환금성이 낮은 상태에서 아직도 한인들은 상하수도, 인구 유입 등의 요건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한인타운에서는 자투리땅만 있으며 콘도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6가와 윌셔 사이의 윌튼 길에 최근 완공되거나 공사가 진행중인 3개의 콘도 단지.
타운 상가 렌트·권리금 ‘껑충’
한국 토지·오피스·상가 등 투자 붐
△한국 및 라스베가스 등 외곽지역 부동산 구입 바람
올해는 한국과 라스베가스 등 외곽지역 부동산 투자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는 한국 정부가 시민권 취득 한인을 비롯한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취득 및 투자 규정을 완화하면서 한국내 부동산 취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쉬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부동산 개발 및 건축회사들이 올해는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국 부동산 투자붐을 부채질하고 있다. 투자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의 경우 오피스텔이 주류를 이뤘지만 현재는 토지와 오피스, 상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지역과 일산, 분당 신도시에 건축되는 부동산 매물이 한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판매됐다. 2007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 건축되는 ‘웨스턴 타워’의 경우 미주 한인을 대상으로 한 첫 오피스 투자상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들 한국 부동산 회사들은 무이자 융자, 분할 상환 등의 조건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투자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을 유지하는데 따른 재산세나 등록세, 관리비 등의 금전적인 부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올해는 고층 콘도 건설붐이 일고 있는 라스베가스의 한인 투자도 눈에 띄는 새로운 현상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10여개의 대형 고층 콘도마다 한인들의 구입비율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까지 될 것으로 추산될 만큼 한인들의 관심이 높다. 이밖에도 올해 남가주 한인부동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국과 덴버, 애틀랜타, 멕시코 등 세계 여러 곳의 부동산 매물 판촉활동도 활발했다.
△한국 정부의 해외주택 규정 완화
한국정부가 지난 7월1일부터 해외 부동산 취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뒤 미국에 집을 사는 한국 국적자가 크게 늘었다. 이 규정은 보인 및 배우자가 해외에서 2년 이상 머물 목적이면 해외 주택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 기존 한도도 30만달러에서 50만달러로 상향조정되면서 LA 등 남가주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한국 국적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종사자들은 50만달러로 모기지를 얻어 100만달러 이상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올해만 해외 부동산 취득으로 10억달러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다. 해외 부동산과 회원권 등 매입시 한국은행 사전신고 폐지와 주택구입 자금 20만달러 이상인 경우만 국세청에 통보를 해야 하는 새 규정도 해외주택 구입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형 부동산 구입
올 한해는 한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대형화되고 다변화되는 한해였다. 특히 올해도 한인들이 골프장을 지속적으로 구입하면서 현재 남가주에서만 한인들이 보유한 골프장만 30여개에 달하고 있다. 골프장 투자의 경우 상가와 대형 아파트 등 한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투자매물의 가격이 너무 올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투자로 선호되고 있고 로컬뿐만 아니라 본국 투자가들도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투자가 그룹인 ‘제이미슨 프라퍼티스’(대표 데이빗 이)의 경우 올해도 신규 오피스 건물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오피스 면적이 1,300만스퀘어피트에 달해 LA카운티 최대의 오피스 건물 소유주로 부상했다.
이들 부동산의 가치만도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회장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제이미슨 프라퍼티스는 투자지역도 한인타운 윌셔 지역에서 벗어나 LA 다운타운과 공항, 웨스트 LA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권리금 및 렌트 과열
올해 타운 경기는 다운타운과 한국 경기의 영향으로 시원치 않았던 반면 권리금과 렌트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식당의 경우 100만달러대를 돌파한 이후 200만달러까지 매매가 성사되고 있으며 비디오 업소 70만달러, 코인 런드리 60만달러, 커피샵 50만달러 등 비즈니스 매매에서는 셀러 마켓이 지속됐다.
업종마다 매출의 몇배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돼 왔던 배수공식도 무너졌다. 여기에는 한국에서의 자본과 인구 유입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권리금과 렌트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장사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악순환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하반기부터는 매물로 나오는 식당과 커피샵 등 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도 한풀 꺾이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자 온리 등 변동 모기지에 대한 규제 강화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이자 온리’와 옵션 변동 모기지 등의 주택 융자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들 이자의 경우 처음 내기 시작하는 월 페이먼트가 전통적인 고정 모기지에 비해 낮기 때문에 크레딧이 약하거나 인컴이 적은 한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신청을 해왔다. 그러나 연방 금융 당국은 이들 이자 온리 모기지를 대출 받고 있는 많은 대출자들이 이자 온리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지를 못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이 침체될 경우 연체율 위험이 높다며 렌더들에게 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가주 주요 렌더들도 올 하반기부터는 이자 온리 대출자가 융자 초기의 낮은 금리이후에도 대출액 전액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조사하는 등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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