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각종 경제지표 회복세와 대조
업종 다변화ㆍ새 아이디어 필요
미국의 경제 지표는 최근 회복세 조짐을 보이는데 유독 시카고 한인경제에 부는 찬바람은 여전하다. 이런 모순된 현실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드폴대 경제학과 최진욱 교수의 연구 결과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미국의 경제는 최근 2005년 3/4분기에는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4.3%를 기록하였다. 또한 실업률은 지난 2005년 6월 이후 5%라는 낮은 수준을 계속하여 유지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업계의 공장가동률은 2005년 11월 현재 80.2%라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기업이윤은 급성장을 하고 있다. 이런 경기 호황에 따라 주식시장도 다우 조운스 산업지수(DJIA)를 보면 2000년 1월에 기록했던 최고치 11722를 1000포인트 안으로 넘볼 정도인 10800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또한 낮은 이자율 덕분에 주택경기가 활황세를 타면서 주택경기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주택매매열기가 뜨겁기도 하다.
이렇듯 숫자상으로는 고유가와 이라크 전쟁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또 카트리나 같이 근래 보기 힘들었던 천재지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이렇듯 호황이라는 미국경제 속에서 왜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 특히 우리 한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날이 갈수록 힘들어만 지는 것일까?
▲자본주의 심화로 부익부 빈익빈
이런 질문이 자주 거론되는 근본 이유는 우리가 바로 자본주의 국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소규모 영세 소매업자들로 하여금 자본이 많은 대형 소매업소인 월마트, 월그린, 코스코 등과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없게 한다. 소규모 매장들이 이런 대규모 매장들과 가격경쟁을 하기엔 이제 역부족이 되었고 이런 상황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한인 상인들이 현상 유지조차 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지는 현실이 되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자본가들이 이익을 보고 급성장하는 시기는 바로 경제적인 위기를 맞은 때라는 점이다. 2001년 기술주식 거품붕괴와 9-11 테러사건, 또 근래 경험하고 있는 고유가 행진은 가히 경제적 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성장을 하였다. 이런 경제성장의 열매는 이윤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기업이윤의 증가는 결국 주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주식에 투자한 자본가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반면 자본이 넉넉지 못한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에겐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격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런 현실이 말해주는 것은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이며 그 결과 고소득층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업소들은 불황을 느끼지 않는 반면 주로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한인 업소들은 상대적인 불황을 느끼게 된다.
▲시카고 한인 사회 신흥 업종과 자본 유입 부족
이런 상황 속에서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는 신흥 업종이 아직 없다는 것은 시카고 한인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돈줄이 막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자본유입인데 현재 시카고 한인 경제에는 그런 자본유입의 기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한국의 유휴 자본이 시카고로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미국 시민들의 한인 상가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홍보함으로서 자체적인 활로를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
즉, 시카고 한인 경기가 풀리려면 우리들의 의식 전환이 필수 선결 과제이며 그와 동시에 우리 2세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동참이 있어야 한다. 중국 이민자의 경우처럼 할아버지가 시작한 식당에서 손자가 아버지의 코치를 받아가면서 이제는 단골손님들이 된 많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성실하게 부를 축척하는 과정은 배울 만하다.
▲중국 커뮤니티 모델로, 문화회관이 상권 중심 돼야
이런 차원에서 우리 한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태인들을 성공의 모델로 삼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우리 한인 이민자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 이민자들을 모델로 삼아야한다고 믿는다.
분명 차이나타운이 갖고 있는 단점도 많지만 그 장점을 잘 살려 우리들이 원하는 모습의 차이나타운 같은 동네를 개발하여 우리의 상권을 대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성장시킨다면 우리의 이민역사를 보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세들이 적극 동참하여 한인 상권을 발전 정착시키고 그 중심부에 문화회관 같은 공공건물을 건립한다면 우리 한인 이민자들의 미래가 더욱 뜻 깊고 보람되며 성공적일 수 있다.
▲2세들의 사업 동참 절실
또 다른 차원에서 이민 2세들이 우리들의 사업에 동참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그만큼 더욱 미국화 된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많은 한인업소들이 아직도 영어구사 능력이 부족하여 고객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거나 미국 상거래 문화의 기본인 환불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에 인색하여 손님과 언쟁이나 불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한인업소 중에 예를 들어 식당이나 미장원에 타민족이 손님으로 올 경우 얼마나 많은 우리 종업원들이 능통한 영어회화로 이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푸근한 마음으로 식사나 기타 서비스를 제공 해 줄 수 있는가? 만약 손님들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없다면 결국 이익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으며 새로운 활력소나 탈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럴 경우 결론적으로 우리 한인들만이 모여서 한인들을 위한 한인들만의 영업이 되기 때문에 아무리 미국 경기가 풀리고 성장을 한다고 해도 우리 한인들은 매년 힘겹게 한 해를 넘기면서 차가운 체감경기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따뜻한 체감경기를 체험하려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한 우리 2세들을 사업에 동참시켜 그들로 하여금 고객층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미국인들이면 누구든지 한국 사람들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한인 상인들만의 특화된 사업이나 서비스 방법을 고안해서 그 업종을 발전시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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