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된 SAT작문시험 성적을 입학사정에 참작하지 않는 대학들이 많아 대학지원자들의 세심한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대입 준비 학원체인인 카플란사가 전국 374개 대학을 상대로 지난 여름 조사한 결과 47%의 대학이 SAT작문시험 성적을 입학여부 결정에서 무시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대입 지원자들은 어느 대학이 SAT작문 성적을 입학사정에 고려대상으로 포함시키며 또 어떤 대학은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지 또 어떤 대학은 부분적으로만 참조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작문성적이 좋으면 이를 높게 고려하는 쪽으로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작문성적을 무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부유층 유리 저소득-이민 가정 불리”
374개 대학 47%는 입학사정서 제외
22%는 “상황에 따라 참조만 할 것”
대학들이 SAT 작문시험 성적을 입학결정 여부에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작성한 작문을 두고 이를 학생의 실력파악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아직 파악이 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이 장차 학생의 대학생활 성공과 어떻게 연계되는지 예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카고대학의 수석 입학사정관 테드 오닐은 “작문 점수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며 유추도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사정관들은 작문을 빨리 잘한다는 것은 대학이 필요로 하는 많은 학문적인 스킬중 극히 제한적인 부분인 동시에 쉽게 배우거나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튜더링이 가능한 부유층 자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올해 작문성적을 입학사정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MIT측도 “아직 데이터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작문 채점방식에 확신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작문시험은 저소득층 자녀나 부모가 대학을 나오지 못한 가정의 자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았던 가정의 자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입학사정에서 배제시키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대학들이 지난 3월 새로 실시된 작문시험 성적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명문대 입학률을 높이기 위해 후한 점수를 남발하는 고교 가운데서 옥석을 가려내기가 쉽지않은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원하고 있다.
이에 지난 수십 년간 평가 기준이 돼왔던 수학과 영어점수 외에 문법과 용어사용, 작문까지 곁들여 800점 만점의 또 다른 평가대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일 수가 있다.
이에 카플란사가 조사한 대학의 22%는 작문성적을 상황에 따라 참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평균 학점과 수학 및 영어 SAT점수는 좋지 않은데 유독 작문실력만 좋다고 해서 입학 허가서가 발송되기는 힘들다고 해도 난형난제의 상황에서 작문점수가 참조는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 채플 힐에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은 최근 부쩍 관심을 끄는 한 지원자가 있었다. 전통적인 영어와 수학 SAT 점수로만 보면 지원자의 35% 이내에 겨우 드는 학생이었다. 이런 성적으론 입학허가서가 나가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이 지원자는 작문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수석 입학사정관 스페판 파머는 이 학생에게 관심을 보이며 두 손을 들어줬다.
이 학교는 올해는 작문성적을 크게 고려하지 않지만 작문성적과 학생의 대학생활이 어떻게 연계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작문성적을 자료로 보관할 예정이다.
작문 포함 2,400점 만점… 작년 148만명 응시
■SAT에 관하여
수십 년간 대학 입학 표준 평가 시험으로 수학 800점, 영어 800점등 총 1,600만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학생들의 실력을 좀 더 세밀히 분석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으며 2001년 당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총장이었던 리차드 아킨슨이 작문시험을 강조하고 나선 결과 올해 3월부터 처음 실시되어 총 3과목 만점이 2,400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MIT의 입학사정 학장 마릴리 존은 “작문시험 추가는 민초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결정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고 말하며 실제적인 오류는 무시하고 용어 사용 수준, 구조, 논리 전개 등에만 초점을 둔 채점방식이 저소득층 자녀, 이민자의 자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칼리지 보드는 시험점수는 부모의 소득, 학업성취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작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가정의 자녀 평균 영어성적은 519점이었으며 다른 언어를 먼저 배운 학생의 영어 평균성적은 462점이었다.
SAT는 매년 미 전국 고교졸업생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숫자가 응시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148만 명이 응시했다. SAT와 맞먹는 ACT시험도 올해부터 작문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이는 옵션에 속한다.
ACT사 대변인에 따르면 20%의 대학들이 작문성적을 요구하고 있으며 또 다른 20%는 이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60%는 부분적으로만 참조하고 있다. 2005년 고교 졸업반중 ACT시험을 치른 고교생은 119만명이었다.
올해 처음 실시된 SAT 작문시험 성적을 입학사정에 고려하지 않고 있는 MIT대학(위쪽)과 시카고대학.
대학들 “본다” “안본다” “나중에” 엇갈려
올해 첫 실시된 SAT 작문시험에 대한 대학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칼리지 오브 더 홀리 크로스 (워세스터, 매서추세츠): 올해는 작문성적을 입학사정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트머스 칼리지 (하노버, 뉴햄프셔):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리서치가 끝날 때까지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
◆하버드 대학 (캠브리지, 매서추세츠): 고려하고 있다. 이를 기회로 고교들이 좀 더 작문지도에 중점을 두기를 기대한다. 대학입학준비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않는 학생을 위해선 예민하게 저울질을 하고 있다.
◆하버포드 칼리지 (하버포드, 펜실베니아): 점수에 의혹이 많으므로 케이스별로 적용할 방침이다.
◆MIT (캠브리지, 매사추세츠): 올해는 참작하지 않고 있다. 좀 더 정확한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생각이다. 채점 방식에 확신이 없다.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 (컬럼버스 , 오하이오): 일러야 2008년께야 입학사정에 작문성적을 고려할 예정이다. 그것도 믿을 만한 리서치가 나와야 한다.
◆스탠포드 대학 (스탠포드, 캘리포니아): 고려하고 있다. 나와 있는 자료만으로도 확신이 있다.
◆채플 힐 소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채플 힐, 노스캐롤라이나):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험이 주는 의미가 확실해 질 때까지는 부분적으로만 참조할 예정이다.
◆버지니아 대학(샬로츠빌, 버지니아): 고려하고 있다. 정보는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위스콘신대학 (매디슨, 위스콘신): 고려하고 있다. SAT건 ACT건 간에 작문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작문실력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pl@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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