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인 문외한이 이처럼 글을 쓰려고 하는 게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몇 주 동안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엎어놓다시피 만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논란을 제법 끈질기게 읽다보니 의문점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 독자들을 위해 나의 변변치 못한 목소리를 보태기로 한 것이다.
우선 황 박사는 기증된 여성 난자를 사용하여 세계최초로 인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서 과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사람이다. 당시에는 그가 노벨상을 타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까지 했었다. 또 얼마 전에는 스너피 라는 개 복제에도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워 국민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그의 획기적 논문이 실린 미국의 사이언스 학술지와 경쟁관계에 있다고 할 영국의 네이처 지는 이미 작년부터 황 박사가 그의 밑에서 일하던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를 기증 받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었다. 황 교수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딱 잡아떼는 자세를 견지했었다. 그러나 MBC-TV의 PD수첩 이란 프로그램이 황 박사와 같이 연구하다가 그의 연구에 윤리적 문제가 있다면서 결별을 선언한 섀튼 박사 쪽으로 결별선언 이전부터 와서 연구하던 두 명의 연구원들을 인터뷰하여 윤리문제를 부각시키면서부터 황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카트리나 급의 여론 폭풍에 휘말리게 되었다. 황 박사가 여성 연구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서 그들의 난자 기증 사실을 감추어왔었다는 고백을 하자 일단은 MBC의 특종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MBC의 PD수첩 쪽에서 미국에 와서 취재하는 과정에 “황 박사가 곧 구속될 것이지만 이실직고하면 젊은이들의 길을 막지 않겠다”는 식의 회유를 하면서 동의 없이 비디오를 찍는데 더해 “황 박사를 죽이러 왔다”는 등의 상식 이하의 언행을 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태는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MBC에서 폭력배 공갈 수준의 취재방식에 대해 사과를 했을 뿐 아니라 PD수첩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는 고육지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PD수첩 프로그램 자체만이 아니고 MBC 뉴스에도 광고중단 사태가 빈발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의문은 이렇다. 황 박사가 왜 1년이나 넘게 여성 연구원 난자 기증에 대해 거짓말을 했을까? 국민의 지나친 기대와 열망 때문에 혹시나 성과 올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윤리문제 등 절차상의 하자는 그냥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지 않았는가?
MBC와 정부에 대한 의문은 더 많다. MBC란 일개 언론기관의 프로그램 팀이 과학적인 자격이 없을 것임이 분명한데도 어찌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황 교수의 연구가 조작된 것일지도 모르니 배아 줄기세포의 샘플을 요구했을까. 또 요구한다고 순순히 내주는 황 교수 팀의 배포는 무엇이었나. MBC 사장 최문순 씨가 노조출신이고 PD수첩 관계자들이 소위 운동권 출신이라는 사실과 황 박사 때리기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서울대를 포함한 소위 일류를 배아파하는 질투 시기심의 발로는 아닐는지.
노 대통령은 작년에 황 박사 연구실을 방문해서 격려를 했을 뿐 아니라 그에게 3부 요인에 준하는 경호조치까지 마련했었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MBC의 황 박사 ‘죽이기’를 맹 비난하면서 PD수첩에 광고하는 모든 회사들에게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하자 그것을 나무라는 듯한 발언을 했다. 네티즌들의 집단행동이 그 자신의 대통령 당선에 수훈갑을 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한 발언이다. MBC가 황 박사의 연구에 대한 의문 증폭에 앞장섰었던 것이 노 정권의 코드 인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황 박사를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어 떨어뜨리려 한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언하면서 실제로는 친북반미의 길을 걸어가려는 모순과 흡사한 이중성의 답습이 아닐는지. 의문의 꼬리는 계속될 뿐이다.<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정정: 지난 주 칼럼에서 이건희 씨의 두 딸이 이한동 씨와 김병관 씨의 며느리가 되었다는 내용 중 이한동 씨에 대한 것은 필자가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는 탓 때문에 발생한 오류라서 정정합니다. 사실은 김병관 씨의 두 며느리가 각각 이한동 씨와 이건희 씨의 딸인 것과 혼동해서 생긴 실수였음에 대해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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